[영화] 2009년... 기억에 남는 영화들

Posted 2009. 12. 12. 23:08, Filed under: 끄적끄적 후기

작년만 해도 블로그질을 할 시간이 많아
나름 이것저것 상세한 영화를 본 감상들을 적곤 했었다.
올해라고 영화를 전혀 보지 않은 건 아니고
나름 동생이 영화를 예매하고 보여주어서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대부분 봤고,
가끔은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면서 끌려가서 보고는
흥분해서 콧김을 뿜으며 나오기도 했었다.

문제는...
영화를 본 감흥이나 소감을 적을 시간이 없다 보니
점점 영화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
적어도 올해가 가기 전에
이런 영화들을 봤다는 것 정도는 남겨둬야겠다 싶어서
간단히 리스트만이라도 올려본다.
(누구처럼 열심히 표라도 남겨두거나
다이어리라도 모아두지를 못하다 보니..;;;)



1. 왓치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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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확히 올해의 첫 시작 영화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올해 봤다고 기억되는 영화 중에 제일 처음 떠오른 게 바로 이 영화다.
가을에 영화 잡지에서 사전 정보를 읽고 나서
원작 소설을 먼저 읽고 싶다고 느꼈을 정도로 기대하고 또 기대했던 영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는 선입견을 가볍게 깨부수고
재미도 영화의 완성도도 뛰어나서
영화관을 나올 때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그런 영화다.

예전에는 슈퍼 히어로물.. 하면
그저 화려한 눈요깃거리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보러 가는 기분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영화가 나올 때마다 더 설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배트맨 - 다크 나이트> 이후부터인가?
"왓치맨은 누가 감시하는가?"라는 의미심장한 말,
사회 구조와 인간 군상들에 대한 복잡다단한 면들,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정의...에 관한 문제 때문에 보고 난 뒤 감흥이 더 오래갔던 영화.
더불어 보너스는 <300>의 잭 스나이더 감독 작품이라는 것.
액션의 영상미도 충분히 쾌감을 느낄 만해서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다.



2. 스타트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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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함께 꼭 보는 게
슈퍼 히어로물 말고도 요 SF 장르.
(그런데 난 <스타워즈> 시리즈는 별로 안 좋아하네..;;)

어렸을 때흑백 브라운관에서 보았던 칼귀 아저씨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우습게도 이번엔 <히어로즈>의 사일러가 칼귀 아저씨를 맡으셔서
애정을 느끼며 열심히 봤다.^^
왓치맨 같은 철학적ㅇ고 심층적인 주제 의식은 없지만
본래의 장르적 재미에 충실했던 영화라서 그런 대로 재밌게 보고 나온 작품.
(특히 전갈 같은 외계괴물이 나올 땐 공포물인 줄 알았다.)



3. 거북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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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이 영화가 언제 개봉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것보다 <업>을 먼저 봣나?
어쨌든 <타짜> <라디오 스타> <추격자> 등
볼 때마다 좋아하게 만든 배우 김윤석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꼭 보리라 다짐했던 영화였다.

포스터는 꼭 <추격자> 같은 냄새를 피우지만
그보다 훨씬 느긋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또다른 묘미의 스릴러물(?)
웃음과 긴장감, 농촌 형사의 어눌함과 뚝심을 맛깔나게 버무린 그런 영화였다.
<추격자>가 보는 내내 참 힘들었다면
<거북이 달린다>는 느리지만 결승선에 도착하는 '토끼와 거북 이야기'처럼
결말보다는 과정의 묘미를 즐기는 그런 스릴러였다.



4.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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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여름에 봤는데 순서는 모르겠다.
동생이 보자고 할 때만 해도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재미있게 보고
나름 인생을 생각해보게 해주는 영화라서 깜짝 놀랐던 작품.

젊었을 때 이루지 못했던 꿈의 실현을 목표로 삼은 노인에게
번번이 소년은 걸림돌이 된다.
노년의 인생이란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는 게 아니라,
여전히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 작품이었다.
추억은 아름답지만
인간은 추억만으론 살아갈 수 없다는 진리를 가슴에 울리게 한 영화.
과연 어린이들은 재미없다고 했다... 역시..;;;



5. 디스트릭트 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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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과 함께 내 기억에 콱 박힌 올해의 수작 영화!!
정말 뭐가 뭔지 사전 정보 하나 없이 동생이 예매했다길래 보러 갔다가
너무너무 재밌게 보고 나온 영화다.
처음엔 다큐멘터리인가 했는데 
다큐멘터리처럼 시작하지만 결코 다큐는 아님!

지구 상공에 떠 있는 거대한 외계 비행물체를 보면서
외계 침공을 영화화해서 실소를 금지 못했던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걸 연상했으나
내용은 완전히 내 예상을 뒤엎었다.
우주선 안에서 영양실조가 된 외계인들을 위한 수용소가 남아공에 마련되는 데서부터
이 영화가 평범한 SF는 아니구나..하고 생각했다.
한때 보트 피플을 감행했던 사람들을 위해 인도적인 제스처를 취했던 사람들이
종국에는 어떤 태도로 돌변하는지를 떠올리게 햇던 영호였다.

백문이 불여일견!
악당 같은 외계인에 맞서는 지구인의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인디펜던스 데이>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보지 말아야 할 영화~
뻔한 SF보다는 뭔가 생각의 거리가 있는 쪽이 좋은 사람이라면 꼭 보기를!!!

피터 잭슨 제작의 이 영화에 자극 받았는지
최근 샘 레이미가 <디스트릭트 나인 2>를 만들겠다고 했단다.
공포 영화 전문 감독님들~ 
넘 좋아요!! 자알 만들어주세요!!!



6. 지.아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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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이 설치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우리 배우인 이병헌이 주연급으로 나온다기에 보러 갔던 영화.
할리우드 영화에서 우리 배우를 본다는 
참 착한 한국인의 자세로 보러 갔다가
"이병헌만 아니면 그다지 볼 마음이 또 생기지는 않는 영화"라고 말하고 나왔다.

무지하게 단순한 스토리 텔링에 
진부하고 매력없는 캐릭터들이 즐비했다.
그나마 화려한 볼거리가 엄청 지겨웠을 이야기를 무마시켜 주었달까.
악역이지만 그중에서도 차라리 이병헌이 맡은 역할이 가장 눈에 띈다고 얘기했던 영화다.
난 악당 캐릭으로 나왔던 게 맘에 안 들었는데
동생 말로는 이병헌이 맡은 캐릭이 선과 악을 오가는 인물이라나?

<지.아이.조 2>도 만든다는데
동생은 이번에 이병헌이 무슨 홍인 빙자 어쩌구 소송에 휘말리면서 
그나마도 싫어졌다고 앞으론 안 보겠단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길 없지만
왠지 던킨 도너츠에 관한 소문 등등
여타 자꾸 안 좋은 이야기들이 들려올 때마다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드라마 <해뜰 날> 때부터 김성령이랑 이병헌이랑 참 좋아했었는데~~~ㅠ.ㅠ


 
7. 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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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딱히 볼 영화가 없어서 봤던가?
나나 동생이나 춤과 음악 영화는 다 재미있게 보는 편이라
그런 대로 걱정 안 하고 보러 갔다가
엄청 욕하고 나온 영화.
올해 가장 재미없게 본 영화인 것 같다.

포스터에 나온 여자는 그냥 미끼이고
다른 사람들이 더 주인공에 가깝다.
뭐랄까... 주인공도 한 명이 아니라 예술학교 신입생 전부인데다
그나마 춤인지 음악인지 연기인지 클래식인지 팝인지 발레인지...
장르도 뒤죽박죽 섞여 있어서 집중 안 되고 산만하기만 한 영화였다.
그러다보니 별로 흥겹고 신나지도 않고
여럿이 나오는데 <러브 액추얼리>처럼 제각각 감동적이지도 않았다.

게다가 난 이 영화를 옛날에 봤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본 건 <페임>이 아니라 <플래시 댄스>였다... ㅠ.ㅠ

 

8. 퍼블릭 에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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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보기 전부터 기대를 했다고 해야 할까, 안 했다고 해야 할까..ㅎㅎ
영화에 대한 기대는 감독을 보고, 또는 평을 보고,
어떨 때엔 장르나 대충의 내용만 보고도 생기는데
<퍼블릭 에너미>의 경우는 반반이었던 것 같다.

우선 두 주인공이 숭상해 마지않는 조니 뎁과 크리스천 베일 이기에 아니 볼 수가 없었다.
특히 조니 뎁의 매력 하나만으로
<나인스 게이트>나 <프롬 헬> <시크릿 윈도우> 같은 요상한 B급 필 팍팍 풍기는 영화도
기꺼이 봐주는 나로서는 이 영화를 마다할 까닭은 전무하니깐.

재미가 없었느냐고 하면 뭐 그렇지는 않다.
드라마적인 요소를 즐긴다면 그냥 평이하게 즐겨볼 수 있는 영화랄까.
조니 뎁의 마지막 장면은 가슴도 아프고
그래서 살짝 눈물도 흘렸다.
그런데도 무지하게 재밌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예상대로 1930년대의 액션물이라는 게 그냥 별로 새로울 게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조니 뎁을 쫓는 역할을 맡은 크리스천 베일이 너무너무 건조하달까.
조니 뎁의 역할은 멋지고 
여자를 다루는 느끼한 멘트조차 촉촉하니 매력적인데 비해
크리스천 베일은 왜 그를 그토록 쫓는지 심리가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도 조니 뎁을 본 것만으로도,
그의 연기를 본 것만으로도 대만족!!
아아~ 나의 뎁 사마!!!



9.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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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다고 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이 감독에 대한 내 기호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동생이 아니었으면 이 감독이 어떤 장르의 영화를 찍는지도 몰랐을 거다.
그저 동생이 보자고 해서 <킬빌1>을 보고
이번에도 동생이 예매해서 <바스터즈>를 보았다.

<킬빌1>에서 야쿠자들 다리를 잘라 발목만 땅에 붙어 있는 장면을 보고
회사에서 점심 먹고 낮잠 자다가 악몽을 꾼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행여나 그러지 않을까 다소 걱정은 됐었다.
잔인하냐고? 잔인하다 역시~
특히 야구 방망이로 사람의 머리를 묵사발 만드는 장면
(이건 눈을 가려서 정말 장면이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에서는
으으으.. 빨리 이 장면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152분..무려 두 시간 반에 이르는 러닝타임이 하나도 긴 줄 몰랐다.
6개의 챕터로 구별되어서 각 챕터마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어쩌면 그 방식이 옴니버스를 즐겨보는 내 취향에 맞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동생 말대로 이 감독 영화가 내 취향에 맞는 건가...;;;

잔인한 영화라고 해도 영화마다 느낌은 정말 다르다.
<신시티> 같은 경우엔 잔인하면서도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다.
굉장히 뜨거우면서도 어딘가 또 너무너무 차가웠다.
그런데 이번 <바스터즈>는 잔인함을 유희처럼 다룬다.
처절하거나 절실한 복수..라는 느낌보다는
마치 제3자의 시선에서 보는 장난스런 기분이 강하달까?
물론 가족이 학살당한 유대인 쇼산나에 의해 
복수는 한차례의 파티처럼 아름답고도 잔인하게 이루어지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흐르는 시선은 아이들 장난처럼 유쾌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극중 '바스터즈'들의 우두머리로 나오는 브레드 피트 때문인 듯.
미국인인 그는 사실 나치와 가장 무관한 사람이다.
독특하고 개구진 억양으로 시종일관하는 빵발 씨 때문에
영화는 어딘지 다른 나치 영화 같은 무게감을 가뿐히 덜어버린다.
그는 거칠지만 그의 분노는 피해자의 분노가 아니다.
나치에 대한 그의 응징은 제3자의 응징과도 같다.
그 때문인지 그의 행동이나 나치의 행동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느낌까지 들게 했다.
감독은 정말 그런 말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던 당사자가 아닌 다음에야
누구도 그들과 같은 분노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제3자의 응징이란
결국 또 다른 힘의 과시와 
자기만족에 취한 정의의 사도 놀이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많은 생각을 했엇나? 흠...ㅋㅋ)



10. 닌자 어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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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병헌이 나왔다는 이유로 <지.아이.조>를 봤다고 했다.
당연히 비가 단독 주연으로 나오는 이 영화를 안 볼 리가 없다.
게다가 제작이긴 히지만 일단 '워쇼스키' 형제가 유혹하지 않는가.

영화 잡지를 보니 누군가는 저예산 B급 티가 너무 나서
애국심의 발로로 본 게 속은 느낌이었다고 했는데
나는 그럼에도 이만큼이라도 올라와준 것에 고맙다고 느끼고 있다.
내가 너무 자존심이 없는 건가? ^^;;

한국인 태생의 어쩔 수 없는 발음만 빼면
비는 표정 연기도 괜찮고 
액션도 근사하다.
다만 피바다를 이루었다는 닌자의 액션이 너무 빠르고
주로 어둠 속에 이루어지다 보니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아쉽지만
나야 원래 잔인한 장면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니 오히려 안도했다고나 할까..ㅎㅎㅎ

옛날에 이소룡을 볼 때마다 
근육이 발달해서 더 짜리몽땅하게 보이는 몸매가 참 맘에 안 들었는데
비는 근육이 발달해도 늘씬하고 아름다운 허리와 바디라인이 살아 있어서 대만족..이었다면
남성분네들이 싫어하실라나~ 

내용 자체는 개인을 말살하는 닌자 집단을 향한 자유의 분노..라는 뻔한 설정이었다.
주인공 비가 나온다는 사실과
액션 오락영화려니.. 하고 보러 간 탓인지
"볼 만하네~ 재미있네~" 하고 나왔던 영화였다. 

Response : ,

[도서] 아이 러브 커피 카페

Posted 2009. 12. 9. 14:52, Filed under: Happy Tea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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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일요일엔가 동생이 서점서 재미있게 들여다보자
주문해서 사준 책 <아이 러브 커피 카페>.

집에 있는 모카포트로 늘 해먹는 거야 카푸치노밖에 없지만
가끔은 다른 걸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역시 귀차니즘 때문에 늘 포기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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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주의 책이지만 이렇게 로스팅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다.
누군가는 생두를 사서 먹을 때마다 로스팅까지 한다지만
난 그럴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그럴 필요까지도 못 느낀다.
다만, 이 책을 읽고서 배운 게 있다면
갓 볶은 커피가 왜 중요한가~라는 것?

모카포트로 끓이면서
왜 남들처럼 풍부한 거품이 나지 않는 걸까..
나의 어떤 점이 문제인가..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야 그게 오래된 원두 때문이란 걸 알았으니
적어도 궁금증 하나는 속시원히 해결되었다.
(그동안 코스트코에서 1킬로들이를 사놓고 혼자서 두고두고 먹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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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는 왜 저렇게 주둥이가 좁고 긴 주전자가 필요할까 했던 것도 평소 나의 궁금점~
이것도 책을 보고 나서야 이해되었다.
한꺼번에 콸콸 들이부어서는 안 되는 거였구나..;;

지금은 핸드 드립을 해 먹지 않고
아빠가 간혹 커피메이커로 원두를 내려 드시는 정도지만,
커피 메이커가 없고 원두가 들어오기 시작하던 무렵에
분위기에 이끌려 핸드 드립을 해먹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서버와 드립퍼는 사은품으로 받았던 것 같은데
주전자 물 콸콸 붓고
하수구 물 빠지길 기다리는 심정으로 기다리다가
결국은 급짜증을 내며 다시는 안 해먹었던 듯..-_-;;

맛있는 차를 마시려면 인내가 필요하고 손길이 필요하듯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시는 데에도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걸
전혀 모르는 무지한 인간의 소치였다. ㅎㅎㅎ

커피를 좋아는 하지만
아직 핸드 드립 커피와 블렌딩의 차이에 따른 오묘한 세계는 모르는 터라
에스프레소에 빠진 것만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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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름이 되면 이 정도는 해먹고 싶다.
겨울에 이거 무자게 싸게 파는 걸 본 것 같은데
아이스커피 만들기 편해 보인다.
차가운 아이스커피는 갈증날 때 짱이지만
또 아이스만의 독특한 향미가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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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좋아하는 캐러멜 마끼아또의 레시피.
이거 해줄까? 하고 동생에게 제안했더니
단번에 거절!
"난 캐러멜 들어간 건 싫어."
근데 나도 별로 안 좋아하니.. 레시피가 있어도 해먹을 일 없으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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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처럼 근사하게는 아니지만
동생에게 카푸치노 해주고 나서
우유가 모자라 내 건 그냥 우유를 조금만 들이붓고 먹은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이것이었네~
진한 에스프레소 맛이 나는 게 의외로 맛있다 싶었었다.
다만 나는 저 같은 스팀밀크가 아니었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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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시럽만 있으면 어렵지 않은 카페 모카.
그런데 문제는 저런 그림을 어케 그리냐는 거지..
일단 입자 고운 거품도 안 되는 마당이니
모양까지는 욕심 못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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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요런 귀여운 강아지 그림도 그려보고 싶다..히힛
미술 솜씨가 형편없으니 이것도 그림의 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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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해 보이는 아이스 더블 샷~
마치 칵테일 만드는 기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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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다가 반가웠던 비알레띠 모카 포트~
뭐랄까~
쓸 때마다
그리고 씻을 때마다 점점 더 애착이 가고 있다.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어차피 머신도 커피 갈아서 계량해 넣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니
거품기 없는 것만 빼면 번거롭기도 비슷한 수준?
너 어째서 이리도 예쁜 것이냥???  >0<

암튼~ 책은 두어 번 봤는데
언제 레시피대로 뭐 하나 해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카푸치노만 열심히 매진하고 있는 귀차니즘씨.
최근 소화가 잘 안 돼서 인스턴트 대신 카푸치노를 더 자주 마시긴 하는데
그런데도 별로 질리지를 않는단 말씀.;;;
Response : ,

낮에 차를 마실 시간이 없는 데 비해
밤에 일을 하다 보면
뭔가 먹고 싶고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솟아오른다.
어떤 때엔 아몬드를 주워 먹기도 했고
어떤 날엔 비스킷을 우적우적 먹은 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돌아오는 건 잠자기 전의 불쾌감...;;

최근 또 자꾸만 체하기 시작하면서
야식 또한 마음놓고 하기 어려워졌다.
뜻밖에 밤에 홍차 한 잔과 쿠키 한 조각이
쓸데없는 식욕도 누르고
쓸쓸하고 지리한 시간도 달래주는 친구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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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일을 하면서 차를 끓이는 거라
티팟에 구색 맞춘 찻잔 꺼낼 여유는 없다.
그냥 필터 머그에 우려 마시거나
이날처럼 계량컵에 찻잎을 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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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계량컵은 카푸치노에 쓸 우유 거품을 만들기 위해 구입한 것.
200밀리 계량컵은 너무 작아서
늘 거품을 두 번에 걸쳐 만드는 불편함이 있었다.
우유 거품을 만들어서 한 잔에 붓고
또 다음 거품을 다시 만들고 있으면
그사이에 전의 잔에 담긴 거품이 사그라들며 구멍이 뚫리기 시작..^^;;
게다가 손잡이 없는 비이커 타입이라 렌지에 두 번 돌리고 나면
너무 뜨거워서 손으로 잡기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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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그냥 차 우리는 데 써도 되겠다 싶었던 건 요 뚜껑 때문~
일단 뚜껑이 있으니 차 우리는 동안 식을 걱정 안 해도 된다.
게다가 계량컵이라 눈금표시가 자세해서
물도 마음먹은 대로 계량해서 부을 수가 있어 좋다.
단, 지저분한 온갖 눈금과 글씨 때문에
찻잎이나 수색 감상은 포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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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쯤에 마신 걸까?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주방 밀폐용기에 있던 아이리시 몰트와 마카롱을 먹었다.
그냥 일하면서 마실 거라
수색 감상과는 좀 거리가 먼 머그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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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가스파드 잔이다.
가스파드와 리사...
슈크레랑 닮은 것 같지만
난 요 가스파드와 리사가 더 맘에 든다.
지금은 좀 보기 힘든 캐릭터가 된 것 같긴 하군..흠..

잔이야 어찌됐든
역시 아이리시몰트는 맛있다.
거부감 없는 몰트 향도 좋고
꽃향과는 다른 밤에 어울리는 풍미가 난다.
이 은근한 향미는 밀크티로는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이 차는 항상 스트레이트로만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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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마카롱의 속살.
다른 맛을 원했지만 남은 게 이거랑 초코밖에 없어서
할 수 없이 그냥 집어온 건데
그다지 바닐라 풍미가 나지 않고 달달한 것이 맛있었다.
몇 달 만에 먹어보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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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찍어본 수색~
이건 이상하게 밝게 나왔다.
그러니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
양이 많아서 색이 진한 게 정상이다.
Respons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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