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는 카페 게시판에 포스팅했던 건데,
티팟이나 다구에 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여기에도 올립니다.
티팟 모으시는 분들을 위한 글은 아니고요,
홍차가 처음이라 어떤 티팟이 좋을지 몰라 망설이시는 분들,
장식이나 도자기 가치를 떠나
다구로서의 실용적인 티팟 기능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한 글이에요.

그럼.......... 글 들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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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티팟이란 무엇인가?

티포트라고 쓰기도 하죠.
쉽게 우리말로 하면 '차 주전자'입니다.
차를 우리는 전용 주전자인 셈이에요.

우리나라는 주로 티백 녹차가 일반화돼서
굳이 차주전자 없이 머그잔 하나만 있으면 차를 즐길 수가 있었죠.
현미 녹차, 설록차..니 하면서 나오는 티백 제품들은 굳이 티팟 없이도 차를 즐길 수가 있습니다.
홍차도 마찬가지인데요,
립톤의 옐로라벨 시리즈의 홍차 티백은 티팟 없이 우려 마실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티백 제품은 잎을 잘게 부숴서(파쇄라고 해요) 나오기 때문에
사실 잎차보다 제대로 우리기가 까다로워요.
그래서 홍차를 처음 접할수록 잎차부터 시작하라고 합니다.

잎차의 성분과 향을 제대로 뽑아내려면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한데,
그래야만 끓는 물을 부었을 때 물의 대류가 원활히 일어나서 잎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때문이에요.
집이 작은 머그잔에 우리는 것보다 집이 큰 티팟에 우리는 게 더 맛있고,
티백이나 인퓨저(멸치 다시개처럼 찻잎을 넣어 풍덩 하여 우리는 것)에 넣어서 우리는 것보다는
바로 주전자 바닥에 찻잎을 쏟아부어 우리는 게 더 맛있죠.

그러니 티팟이란 찻잎의 향과 맛을 제대로 끌어내기 위한 필수 다구라고 할 수 있어요.


2. 어떤 티팟을 고를 것인가?

그럼  본격적인 기준을 살펴가면서 소개할게요.
사실 전 처음 티팟 고를 때엔 무조건 디자인과 색상만 봤어요.
그러다보니 이거 사서 쓰면 저게 아쉽고, 저거 사서 쓰면 또 이게 아쉽고...
마치 가방 사고 나서야 단점이 보이듯 그렇게 아쉬운 점이 보이더라구요.
티팟 수집의 경지에 이르신 분들은 그렇지 않지만,
아직 얼마나 차를 즐길지 모를 분들은 이것저것 다 따져보고 싶을 테니
제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소개할게요.


1. 용량부터 정하자

티팟 판매 사이트마다 용량은 꼭 소개해둡니다.
아니면, 1~2인용, 3~4인용, 5~6인용 등으로 표시를 해두죠.
처음 혼자 홍차를 즐기시려는 분이라면 우선 1~2인용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대개 1~2인용 티팟은 350~400밀리 정도의 물이 들어갑니다.
잔 하나를 150밀리로 잡았을 때 2~3잔 정도 나올 수 있는 분량이에요.
3~4인용은 500~600밀리 정도의 물이 들어가고요,
5~6인용은 700~800밀리까지 들어갑니다.

가족과, 또는 이웃과 티타임이 빈번한 서양사람들은 주로 대용량 티팟을 써서
웨지우드니 로얄 알버트니 하는 서양 도자기 회사의 티팟은 뜻밖에도 티팟이 큰 게 많아요.
최근 1인용 티팟도 출시되기는 하지만 종류가 많지 않습니다.
대신 일제의 경우는, 자기만을 위한 티타임이 흔하기 때문인지
1~2인용 사이즈가 일반적이에요.
노리다케나 니코의 티팟도 크지 않습니다.

처음 홍차 즐기시는 분이 굳이 큰 사이즈를 택할 필요가 없는 것은,
바로 물의 대류 때문이에요.
큰 티팟에 물을 300밀리 부어도 티팟이 크니 물이 조금밖에 안 차겠죠.
그럼 결국 찻잎이 위아래로 점핑(대류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할 공간이 없어서
최상의 차맛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뭐든 한두 잔으로는 성이 안 차는 분이라면(간혹 대여섯 잔씩 드시는 분들이 계세요)
아무래도 중용량을 선택하셔야겠죠... ^^;;


2. 재질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1) 도자기 티팟

가장 일반적인 티팟이에요.
끓는 물을 부었을 때 빨리 식지 않아서 사실상 가장 좋습니다.
도자기 종류에 따라 세라믹 티팟과 도자기, 본차이나 등으로 나뉩니다.
당연히 본차이나는 가격이 비싸고요,
일반 도자기와 세라믹은 저렴합니다.
보온력은 좋지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찻물이 배고,
흡습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청결과 건조에 주의를 요합니다.

2) 유리 티팟
가볍고 찻물의 빛깔과 찻잎의 점핑 등을 감상할 수 있어서 인기가 있습니다.
대신 물이 빨리 식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보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합니다.
(도자기 티팟에는 티코지를 씌우지만
유리 티팟의 경우 티코지를 씌우면 찻잎을 감상할 수 없기 때문에 티워머 씁니다)

3) 법랑 티팟
금속 재질의 표면에 유리 성분의 유약을 입힌 법랑 티팟도 있어요.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환경호르몬 걱정이 없을 뿐더러
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홍차를 우리기에 적당합니다.
다만 열전달이 잘돼서 손잡이까지 뜨거워진다는 단점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요합니다.

4) 스톤웨어 티팟
르쿠르제 같은 스톤웨어 회사에서도 티팟이 나오고 있어요.
스톤웨어 제품은 발색력이 뛰어나서 색상이 아주 예뻐서 눈길을 끕니다.
스톤 재질에 두께가 있어서 보온력도 좋지요.
하지만 무겁다는 단점이 있답니다.


3. 티팟의 편리성을 따져보자

티팟의 기능은 차를 우리는 것이 목적으로 공통사항이지만,
부가적인 기능 때문에 편리성에서 차이가 납니다.
바로 거름망이나 여과 장치의 부착 여부죠.

1) 뚜껑 일체형 티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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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 뚜껑이 몸체에 부착된 형태로 뚜껑에 신경쓰지 않고 편리하게 차를 따를 수가 있어요.
유리나 도자기 티팟의 경우,
차를 따를 때 뚜껑을 손으로 누르고 있지 않다가
종종 뚜껑이 굴러떨어져서 깨먹는 일이 있답니다.

2) 거름망이 내장된 티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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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안에 거름망이 티팟 주둥이 부분에 걸쳐져 있는 티팟입니다.
거름망 안에 찻잎을 넣고
우려내고 난 후에 거름망을 빼내거나 그대로 잔에 따르면 됩니다.
유리 티팟의 경우는 스텐 재질과 나일론 재질의 거름망이 있는데,
미관상 나일론 재질이 깨끗하고 예쁘지만,
홍찻물이 배기 때뭉에 홍차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나일론 재질은 허브티를 우릴 때 사용하세요.

3) 티팟 자체에 여과 장치가 있는 티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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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찻잎이 흘러들어가기 전에 저렇게 도자기 자체에 여과 장치를 만들어두는 경우가 있어요.
이 경우, 별도의 스트레이너(여과도구)가 필요없지 않을까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간혹 작은 잎들이 쏙쏙 빠져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어요.
이파리 하나 없는 깔끔한 차를 보고 싶으시다면 스트레이너를 쓰셔야 해요.

4) 뚜껑 안전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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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껑 한쪽에 이렇게 걸림쇠를 만들어두기도 합니다.
티팟을 기울였을 때 일단 걸림쇠가 있으면 굴러떨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가 있어요.
저 티팟의 경우는 이중으로 뚜껑과 티팟 손잡이 사이에 줄까지 매어 놓았어요. ^^;;

5) 뚜껑과 거름망 일체형 티팟

이건 주로 유리 티팟에서 볼 수 있어요.
뚜껑이 동시에 찻잎을 여과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편리합니다.
이 편리성 때문에 저도 이 티팟을 자주 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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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위의 하리오 티팟은 스텐 뚜껑 바로 밑에 티프레스에서 볼 수 있는
촘촘한 여과기가 붙어 있어서 아무리 작은 찻잎도 다 걸러냅니다.
찻잎의 점필 공간이 넓어서 편리하구요...

아래의 티팟은 카렐의 바찌 티팟인데,
표면에 물을 얼마나 넣었는지 바로 알 수 있는 눈금표시가 되어 있어서 정말 편리합니다.
물 양을 조절 못하는 초보자는 특히 요긴한 티팟이에요.
뚜껑에도 찻물이 흘러나오는 부분에 빗살 같은 거름 장치를 해두어서
찻잎이 빠져나오지 않아요.


4. 티팟의 절수 기능에 대하여

티팟에 관해 쓴 글을 보다 보면
"절수가 잘 된다", "절수가 나쁘다", "절수가 그저그렇다" 같이 말하는 걸 볼 수가 있는데요,
처음 티팟 구하던 초보 시절에 이 말의 의미를 몰라서 무척 혼란스러웠답니다.

절수란, 티팟을 기울여 차를 따르다가 멈출 때
티팟 주둥이에서 찻물이 깨끗하게 끊어지는 걸 말해요.
이건 주둥이(물대라고 하더군요)의 모양과 끝의 마감 처리와 관련이 있는데,
어떻게 생긴 모양이 절수가 잘되는지는 도자기 전문가가 아니라 알 수 없지만
끝이 얇고 모양이 날렵하면서
학의 머리처럼 S라인을 그리는 쪽이 절수가 잘 되는 듯합니다.

절수 기능이 좋지 않으면
주둥이를 타고 찻물이 흘러내려서 바닥을 적시곤 합니다.
이때 바닥에 티매트라도 깔아놓았을 시에는 매트가 지저분해지고 말아요.
홍차는 찻물이 잘 배기 때문에 바로 세탁해야 합니다.
하지만 절수가 잘 안 되는 티팟이라도 자기 손에 익숙하게 오래도록 다룬 분들은
교묘하게 컨트롤하는 법을 익히셔서 잘 조절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비싼 티팟이 절수가 잘되는 건 아니에요.
또 절수가 잘 안 되지만 모양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는 경우도 있구요.
기능이 제일이냐, 디자인이 제일이냐는 각자의 취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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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티팟은 절수 기능이 좋다고 입소문이 자자한 카렐사의 두 제품입니다.
주둥이 부분을 눈여겨 보시면 어떤 공통점이 느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하리오나 세렉 같은 유명 유리회사의 제품들도 절수가 잘 됩니다.
데꼴이나 신지 가토의 티팟은 디자인이 다양한 만큼 절수도 제각각이구요.
절수가 썩 잘되는 편은 아니니 그 점 감안하고 구입하셔야 해요.


5. 티팟의 모양에 대하여

티팟은 기본적으로 원형이 가장 많습니다.
원형 티팟이 물의 대류를 가장 원활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딱히 원형이 아닌,
원통형, 납작한 타원형, 네모난 모양 등 다양한 티팟들이 출시되고 있어요,
또, 예술적 감각들을 한껏 살린 티팟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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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티팟은 하나하나 수공예로 만들어지는 아트에 가까운 티팟입니다.


7. 티팟의 가격에 대하여

티팟 가격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엄청납니다.
3만원선의 티팟을 20개를 합쳐도 살 수 없는 티팟도 있고,
그런가 하면 몇 천 원이면 살 수 있는 중국산 티팟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알려드리려는 것은 도자기의 가치가 아니라,
홍차를 즐기기 위한 생활 다구로서의 티팟이므로 그런 건 제외할게요.

1_ 일본 도자기 회사의 티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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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잔과 함께 세트병을 불러 일으키는 노리다케의 큐티로즈 티팟입니다.
니코니 노리다케의 티팟은 서양 도자기에 비해 작고, 가격도 그보다 저렴합니다.
1인용 용량이라 크지 않은데 가격은 7~8만원 선이에요.
특히 노리다케는 여성스럽고 예쁜 잔과 티팟이 많아서 인기입니다.

2_ 우리나라 도자기 회사의 티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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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한국도자기 회사에서 출시되는 티팟들입니다.
외국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본차이나 재질이나 슈퍼스트롱 재질을 쓰기 때문에 가격 대비 고급스럽습니다.
다만, 홍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대부분 보다시피 녹차 위주의 다구 생산이 주를 이루고 있고,
제품 개발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가격은 3만5천원~8만원 선까지 다양합니다.
왼쪽 제품이 그나마 홍차 티팟으로 나온 캐롤라인 티팟인데 4~5만원 선에서 거할 수 있습니다.

3_ 일본 잡화 브랜드의 티팟

일본에서는 다양한 잡화 브랜드에서 티팟을 생산합니다.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차 문화가 더 친숙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요.
또한 자기네를 제2의 영국이라 여기는 일본인이라
녹차뿐 아니라, 홍차에 대해서도 애정이나 관심이 각별하다고 하더군요.
가격이 저렴하고 모양도 예쁘고, 기능 면에서도 쓸 만한 제품들이 많아서 좋은데,
시즌마다 신상품이 쏟아져 나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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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잡화 브랜드로는 매우 인기있는 애프터눈티사의 브라운라인 티팟입니다.
애프터눈티에서 나오는 티팟이나 유리제품들은
여느 제품보다 고급스럽고 기능이 좋은데,
그 이유는 유리는 하리오, 전자저울은 드레텍, 법랑 제품은 클라시키 등
제조사가 유명 전문회사이기 때문입니다.
가격은 저런 도자기 티팟의 경우는 대략  4~5만원선,
유리티팟의 경우는 3~4만원 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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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꼴에서 나온 오렌지 플라워 티팟이에요.
데꼴의 티팟들은 저렴하고 귀여운 것이 특징입니다.
사진의 티팟 같은 것도 2만~2만4천원 선 내외에서 구입이 가능하고,
더 저렴하게 1만5천~2만원 선에서 구할 수 있는 티팟들도 있습니다.
가격 대비 꽤 만족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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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가토의 엘리스 티팟이에요. 3만~4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어요.
신지 가토 제품은 공통된 디자인의 특성이 없다는 게 매력이면 매력입니다.
신지 가토 분위기......라는 게 없다, 즉, 신지 가토만의 개성이 없다는 건데
무수한 디자이너들을 휘하에 두고, 엄청난 제품들을 온갖 회사로 발주하여 만들어내기 때문인 듯해요.
대신 그만큼 다양한 취향을 흡수하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따라서, 은은하고 아기자기한 노리다케 풍의 제품이 나오는가 하면,
카렐 제품을 연상시키는 제품들이 있기도 하고,
어느 제품은 애프터눈티의 제품을, 어느 제품은 데꼴 분위기와도 상통합니다.

제품의 가격 역시 천차만별입니다.
2만원에서 6만원 사이로 다양한 제품 군을 갖추고 있어요.

4. 생활 다구로서의 유럽 도자기 티팟

럭셔리한 분위기보다는 다구 기능에 충실하게 나온 저렴한 유럽 도자기 회사의 제품들도 있어요.
피넘이나 스칸돌렛 같은 제품들이에요.
이런 제품들은 주로 홍차 판매 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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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돌렛 티팟이에요.
티팟 외에도 잔과 티백 홀더, 스트레이너 시리즈 제품 군이 있어요..
가격도 3만원~3만5천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고,
클래식한 유럽 도자기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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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피넘의 티팟이에요. 정말 찻주전자 같죠?
독일답다는 느낌이 드는, 심플하면서 기능성을 최대한 고려한 듯한 그런 모습에,
강렬한 칼라가 색깔별로 눈에 확 띄는 그런 티팟입니다.
가격은 3만2천~3만5천원 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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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그 많은 제조사의 티팟들을 다 일일이 소개시켜 드릴 수가 없어서
이런 개성, 저런 개성을 지닌 티팟들을 나름 기준을 정해서 소개해드렸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방대한 작업이 돼서 무지 힘드네요.

기회가 되면 제가 갖고 있는 티팟들을 중심으로
비싸지 않으면서 실용적인 녀석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사실 처음 홍차 접하시면서 티팟에 거금 들이고 싶지 않을 분들 때문에 생각한 건데,
그런 점에서 제일 중요한 티팟이 하나 빠졌거든요~
그럼 오늘은 이만 여기까지~ ^^;;;

Response : ,

[여행] 춘천을 다녀오다

Posted 2008. 5. 16. 16:27, Filed under: 끄적끄적 후기

지난 5월 3일 토요일.
은경 선배와 후배 송반장과 같이 생전처음 춘천엘 다녀왔다.
친구와 서삼릉 갔다온 포스팅이 너무 힘들어서
춘천 사진은 한동안 포스팅할 엄두도 내지 못했음.
아아....
이번엔 말은 가능한 생략하고
사진만 올려야지..... 하면서 포스팅에 들어간다...... ㅎㅎㅎ;


               
1. 청평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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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서 경춘선 타고 두 시간 만에 남춘천역에 도착.
세 사람 중 아무도 사전 준비를 해온 사람이 없어서 이후로 막막....;;;
안내판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바보같이 택시기사의 낚싯밥이 되었다. -_-;;

춘천닭갈비 먹을 거냐는 낚싯밥에 걸려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다가
행선지는 정했느냐는 말에 "아니요~"
그럼 청평사로 가라~~고 하는 기사.
동생이 청평사 좋다고 했던 게 생각나서 순순히 택시에 올랐다.

기사는 명동에 가서 닭갈비 먹지 말라며
요즘 <겨울나그네> 때문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와서 맛이 변질됐다고 충고까지 해줬다.
그러면서 자기가 맛있는 데 소개해준다고 선심공세까지...
(이때만 해도 아무 의심이 없었음)

청평호 선착장 있는 곳까지의 택시요금이 무려 17000원.
사실 택시로 20분 넘게 달렸으니 요금 자체가 바가지인 건 아닌데,
그럼에도 막상 돈 낼 때엔 왠지 당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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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로 가기 위한 배 안에서 찍은 청평호수의 모습.
1인 왕복요금이 5000원이었다.
어쩐지 길바닥에 돈을 뿌리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기차 타고, 택시 타고, 배 타고....(은근히 춘천이 교통비가 많이 드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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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선착장에서 내렸다.
본격적으로 청평사 가는 길.
오전 7시 기차를 탔더니 이제사 해가 제대로 비추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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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들이 멋지게 들어선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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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물이 맑으니 찍으라고 성화인 후배 땜에 찍은 사진.
저걸 보고 "폭포다!" 하고 외친 후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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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여긴 더 큰 폭포가 있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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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오르니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을 기념하는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공주가 남자 같아...."  하고 쓸데없는 소리나 하면서 계속 걸었다.
그야말로 계속 걸었다.....;;;

걷는데, 난데없이 산길을 가로질러 나타난 60쯤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등장해서 말을 건넨다.
"어디서들 오셨어요?"
"서울이요."
"그 밑 길로 오신 거예요?"
"네"
"요금 안 받아요?"
"냈는데요....."
"얼마씩?"
"1인당 1300원이요."
그러자 이 아저씨 득의양양 웃으며
"어이쿠, 1300원씩이나... 이리로 오면 돈 안 내도 되는데...."  -_-+
그랬던 거다.
다들 입산금지 표시를 무시하고 열심히 그 길로 들어간 이유는
산을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청평사 입장요금을 안 내기 위해서였던 거다.... ;;;;

그런데 이 아저씨, "춘천닭갈비 먹으려면 명동으로 가야 해." 하는 게 아닌가.
"네? 아까 택시기사는 거기 맛이 다 변질됐다고 **로 가라던데요?"
"거짓말이야. 이쪽에 잇는 건 다 맛없어. 엉터리야."
아니....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한단 말인가.
고민하다가
이 아저씨는 춘천 토박이니
결국 그 택시기사가 삐끼라는 데 중지를 모았다. 이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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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를 떼어내고 우리끼리 좀 걷다 보니
이번엔 진짜 폭포가 있었다. 폭포 이름은 구성폭포.
간만에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무지 시원~
발이 계곡에 담근 수박이 될 지경이었다.
서로 "발이 이상하게 생겼다"며 흉을 보다가 발걸음을 다시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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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디 푸른 숲길을 한참 걸어갔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있어서 가는 내내 연등이 길안내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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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곳이 청평사가 있는 곳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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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 반대쪽에는 연못이 있었다.
연못에도 설명이 있었는데,
이 연못은 평생을 청평사에 은거하면서 지낸 이자현이 만든 정원에 속하는 것이란다.
이미 길이 나고 음식점들이 중간중간 들어선 곳에서
정원의 정취는 전혀 느끼지 못했기에 뜻밖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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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가를 떠나지 않고 왔다갔다하던 다람쥐. 왕귀여움.
뭔가 먹을 거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ㅜ.ㅜ
나이가 드니 가방 속에 과자 봉지 하나 안 갖고 다니네...



2. 청평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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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청평사에 도착.
이곳에서도 연등이 "어서 오세요~" 하고 인사를 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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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는 여느 절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보통 절은 절간이 사방에 야트막하게 지어져 있어서
아늑하고 사람을 포용하는 듯한 분위기인데,
이곳은 입구에서도 보이듯이 높다랗게 위용을 자랑하는 듯한 분위기??

밑에서 보면 뒤로 더 높은 누각이 연달아 보여서
문 속에 문이 있고, 그 문 속에 또 문이 있는 신기한 구조다.
누각 뒤에 더 높은 누각, 그 누각 뒤에 또 더 높은 누각,
그리고 그 뒤로는 위용을 자랑하는 절경의 산봉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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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에서 바라본 맞은편 모습.
눈이 가득 덮힌 듯한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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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칠한 듯 색상이 현란한 단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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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각이라고 써 있는 듯..(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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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을 바라보면서 얼마 전 미국사에서 읽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미국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프랑스에 주문 제작해서 종을 만들었는데,
(그들은 그걸 자유의 종이라고 부른다.)
그 종은 몇 번 치자마자 종에 금이 가고,
다시 보수를 했음에도 결국 일부가 깨져 버렸다고 한다.
몇 백 년의 세월 동안 타종을 하고도 여전히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우리나라 종을 보면서
종이란 원래 다 그렇게 튼튼한 것인 줄만 알았던 나.
새삼 우리나라 종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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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이라면서 후배가 찍으라고 성화였던 꽃.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다능..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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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보통 절의 건물들보다 화려하고 위용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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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을 가득 메운 연등이 단청 무늬와 어우러져 화려함의 극치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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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층 구조인데, 다리를 놔서 앞 건물이랑 연결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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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간 선배랑 극락전에 들어가 절을 하고 나왔다.

아, 그런데 불암산의 절에서 어떤 아줌마한테
정식으로 절하는 법에 대해 강의를 듣고 난 뒤론,
절하는 게 왜 일케 힘든지 하기가 더 겁나는 거다.
절하면서도 어색어색, 식은땀이 나서 죽는 줄 알았다.
도저히 정신을 모을 수가 없었다능......ㅠ.ㅠ

나오는데, 선배가 물었다.
"근데 왜 하필 극락전에서 절을 하냐?"
"아, 우리 토끼~"
선배가 비웃을까 싶었는데,
"아~" 하더니 아무 말 안한다.

절을 나오는 발걸음 뒤로
녹음테이프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강연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욕심을 버리라....는 거다.
내가 얼마나 많은 욕심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스스로도 잘 안다.
"중이나 될까?" 했더니
"넌 못해." 한다.
"왜?" 했더니
"거기도 권력 다툼이 치열하거든." 한다.
하아~~~~~~~~~ ㅠ.ㅠ



3. 청평사를 내려오며


노구를 이끌고 돌아다니니 내려오는 길은 터덜터덜.....
올라가는 데 걸린 시간의 두배는 걸린 듯.
심지어 84살 할아버지가 우리 보고
"너무너무 힘들고 지쳐 보인다."고 걱정을.... ㅠ.ㅠ

본래는 춘천 명동으로 가서 춘천닭갈비를 먹기로 했으나
너무 힘들고 지쳐서 내려오는 길에 있는 음식점에서 그냥 산채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엄청난 호객 행위를 뚫고 우리가 택한 곳은
올라갈 때 물을 샀던 곳.
결국 물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밥까지 사먹다니 이게 무슨 논리인지.....
하지만 후배는 꼭 그래야 한다고 박박 우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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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온 반찬과 동동주....ㅋㅋ
저 늘어진 선배의 팔 좀 보라지.
사진 찍는다고 해도 비켜줄 생각도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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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주 무지 좋아하는데,
요즘 술을 마시면 소화가 잘 안되거나 체하기 때문에
밥 먹어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딱 두 잔 마셨다.
나머지를 두 여인 둘이 다 푸더니 취했다고 난리.... (나참, 술도 세센 여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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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산채비빔밥.
사실 산채보다 열무보리비빔밥이 더 좋은데 뭐 어쩔 수 없지.
밥은 조밥을 주어서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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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일미였던 게 바로 이 감자전.
뭐랄까.....
지금까지 내가 먹어본 감자전 중에서 제일제일 맛있었다. >0<b
감자 속에 양파도 넣고 고추도 넣고 한 듯한데,
믹서에 간 게 아니라 손으로 간 거라 쫀득쫀득하면서
야채랑 어우러져 게눈 감추듯이 다 먹어치웠다.

* * *

그렇게 청평사를 떠나서
춘천으로 다시 돌아와 시내를 어술렁거리다 돌아왔다.
올 때엔 버스를 타고 왔다.
알고보니 버스가 있었던 거다. (부르르....)

참, 계획없는 여인들이지....
기차표를 끊고 남는 시간엔 명동서 춘천닭갈비를 먹어보겠다고
버스를 타고 명동으로 갔는데
왜 백화점에 들어가느냐고요.....
결국 서울과 다를 것도 없는 백화점을 보는 데 시간을 몽땅 허비해서
부랴부랴 식품매장에서 주먹김밥이랑 케밥 같은 걸 사가지고
허둥지둥 택시 타고 역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택시비가 버스비보다 더 덜 나옴..이런 젠장@@ 왜 힘들게 버스를 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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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먹은 주먹김밥.
그런데 ...
아...... 이게 또 눈물나게 맛있는 게 아닌가.
지금까지 먹어본 주먹김밥 중에서 최고로 맛있었다.
저 다양한 야채들과 속에 살짝살짝 박힌 참치살들까지....
윽, 몇 개 더 사올걸~~~~

아무튼 참으로 무질서하고 무계획한 여행이었다. -_-;;
멤버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지......
선배나 후배나 계획 짜거나 사전조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니깐.
즉흥적이고 기분파에 귀차니즘의 대가들....
근데...
저번에 서삼릉을 갔다와서 그런지 나까지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는 거.

뭐 그래도 바깥공기 한번 잘 쏘였다.
이런 여행이든, 저런 여행이든
결국은 즐겁게 하고 왔으면 최고지......ㅎㅎㅎㅎ

[뱀발] 아, 포스팅이 두려워서 여행 못 가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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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냥이 전격 추리소설

Posted 2008. 5. 16. 12:00, Filed under: ㅋㅋㅋ


예전에 디씨에서 본 동영상인데
보고 무지 낄낄거렸었다.....ㅋㅋ
홍여사가 티스토리 블로그 개설하면서 올렸길래 생각나서 퍼왔음.
냥이들은 어째 눈빛이며 뭐며 꼭 연기하는 거 같아.....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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