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charley의 트러플 초콜릿 티

Posted 2008. 11. 12. 18:33, Filed under: Happy Teatime
charley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건가...;;;
영어 식으로 읽으면 찰리 같은 게 되는 건가?
아님 불어 식으로 읽어서 샤를.. 뭐 이런 발음이 되는 건가? -_-ㅋ

어쨌든, 딱 티백 5개 들어있는 작은 상자다.
제조사는 charley라는 일본 회사고,
홍차 이름은 트러플 초콜릿.
일본엔 크고작은 홍차 회사가 많은 것 같다.
그만큼 차 소비가 왕성하다는 얘기니 한편으로는 부럽다.
기껏 들어온 홍차 회사도 정리하고 나가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더욱......;;;



꺼내면 요러콤 깔끔한 나일론 티백에 홍차가 들어 있다.
5개뿐인지라 한번 마시고 나눔을 했더니 딸랑 두 개 남았네. ㅎㅎㅎ;
 
향은 정말 맛있는 초콜릿 향.
초콜릿 향이 헤이즐넛 향과는 다르다는 걸 오늘에야 비로소 깨닫는다.
향이 헤이즐넛에 비해 덜 달구나...-ㅂ-;;

향이 사라지기 전에 냄비에 물 붓고 팔팔 끓였는데
아무래도 너무 끓였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쨌든 막판에 부랴부랴 우유 넣어 완성한 밀크티.
역시 맛있다.
다만.. 확실히 너무 오래 끓인 탓인지
지난번에 느꼈던 초콜릿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ㅠ.ㅜ
분명히 초콜릿의 달콤쌉싸름한 맛이 났던 것 같은데...

밀크티는 끓이고 나면 비슷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달라서
그 맛의 차이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굳이 적자면, 부드럽고 감칠맛이 나는 밀크티??
압끼빠산드의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로 끓인 밀크티와 유사하달까??

다음에는 좀더 끓이는 시간을 줄여서 만들어보든가
아니면, 포트에 우려서 밀크티를 만들어 봐야겠다.
가향차로 밀크티를 만들었는데
특유의 가향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생화로 조화 효과 내는 것처럼 억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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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포숑의 오텀을 마시다

Posted 2008. 11. 10. 12:04, Filed under: Happy Teatime
오늘 아침 나절부터 아파트 안을 소득도 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왔더니
뭔가 또 특별한 것이 마시고 싶어졌다.
(늘 특별한 것이 마시고 싶긴 하지..;;)
그래서 그동안 미처 꺼내지 못했던 행아님이 보내주신 차 봉지를 살피다가
포숑의 오텀을 골랐다.
지금도 크리스마스 티들이 쏟아져나오는데
이 달이 지나면 정말로 시즌티의 빛나는 순간을 잃어버릴 차.



시즌티는 역시 제 시즌에 마셔주는 게 제일 어울린다.
뭐.. 한겨울에 태연히 사쿠란보를 마시는 내가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제 분위기를 잡아주고 싶을 때가 있단 말이지.



어쨌든 개봉하니 익숙한 단내가 화악 풍겨온다.
허니앤선스의 플로렌스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향과
그 사이로 시원 달콤한 향이 살짝 스치길래
코코아 가향에 꽃향인가.. 했다.
찾아보니... 이런!!!
헤이즐넛에 머스캣 향이 입혀져 있다고 한다.
생각하니 바보 같은 게, 플로렌스가 헤이즐넛 가향차 아니었느냔 말이다!!!!
(아무래도 난 헤이즐넛향과 코코아 향을 잘 구분 못 하는 것 같다.)



베란다에서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있던 스튜디오엠의 르포팟을 집어들었다.
스튜디오엠의 모토는 그야말로 "Simple is best"인가.
어쨌든 가을이라는 분위기에 어울리게 마시고 싶었다.
물 250밀리에 3분 우림.



저번에 루피시아에서 구입한 융 드립퍼도 꺼냈다.
찻물이 배서 지저분해지겠지만
찻잎을 잡아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대신...물을 부으면 드립퍼가 길게 늘어져서 얕은 홍찻잔에 쓰기엔 다소 귀찮다.



몇 모금 마셔보고
아아........가을의 맛이란 이런 거로구나.... 하고 끄덕였다.
머스캣 향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느끼기 어렵지만
헤이즐넛의 단내 사이로 씁쓸한 낙엽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차분하게 살짝 가라앉는 무게감이 정직하게 와닿는다.
왠지 테이블에는 책 한 권이라도 있어줘야 할 것 같지만....



그 옆에는 다 부서진 과자 조각이 있을 뿐.. ^^;;
사은품으로 온 과자들은 왜 하나같이 이리 다 부서져 있는 건지..;;;;
비스코티라는 이름의 이 과자는
가을의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게 단맛이 없이 깔끔, 고소했다.
그래도 티푸드는 역시 치즈가 들어가든가
다소 달콤한 쪽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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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가 아니다.
말 그대로 고양이들...
고양이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동생이 사왔는데 올리려고 사진 찍다가 다 못 찍어서 포기했던 책.
우연히 찍어둔 사진을 발견했다.



홍여사에게도 말한 적이 있지만
말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새로 일을 시작하게 돼서 교육 받으러 갔을 때,
같이 지내는 동안 친해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고양이를 기른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그 반응이 하나같이 "무서워~!!" 였다.
뭐 고양이가 무섭다는 선입관이야 그래도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이 드신 할머니도 아닌 또래의 여자가
"고양이는 요물이잖아요~!"라고 말할 때에는
마음 한편에서 불끈하고 치미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불끈하지는 않았다. 대신 반문했다.
"하하..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기르는 사람도 있는데..."라고 답했을 뿐.



어제 시제를 지내러 집을 비운 아부지를 대신해서
길냥이들 밥을 주고 있으려니
이웃 할머니께서 오셔선 또 하시는 말씀이
"도둑고양이잖아요~" 였다.
그러자 다행히 동물을 무지 사랑하시는 옆의 아줌마가
"도둑 고양이가 어딨어요. 요즘 훔쳐 먹을 게 어딨다고.
문 다 걸어 잠궈서 얘네들도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어요."라고 하셨다.



결국 고양이를 모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단어는 이 두 단어다.
"요물"
"도둑"
고양이는 그냥 고양이가 아니라
요물이며, 도둑 고양이인 것이다.
길을 가다가 전혀 모르는 낯선 이를 가리키며 "도둑이야~"라고 소리치면
그 사람은 순식간에 도둑이 되고 만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 길이 없는 사람들은
남이 지정한 그 단어로 그 사람을 판단한다.
마찬가지로 고양이를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예전부터 습관적으로 전해지는 말로 고양이를 규정짓는다.
고양이를 모르는 무식한 엄마가 아이에게
"고양이는 무섭다, 고양이는 도둑질을 한다. 고양이는요사스럽다"고 아이에게 말하면
백지와도 같았던 아이의 머릿속엔 고양이에 대한 혐오와 공포심만 남는다.
그 결과 가장 두려운 건 역시 마녀 사냥이다.
인간은 자신의 공격성을 정당화할 수 있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해지기 때문이다.




개를 숭배하면서 태연히 학대하고 잡아먹는 민족에게
고양이를 미워하거나 학대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건 무리인 걸까?
사실 동물들과 지내다 보면
태연히 동물을 가리켜 '요물'이라고 지칭해버리는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요사스런 동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개, 고양이, 닭이나 돼지, 소는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사육되면서도 결코 
인간을 가리켜 "요물'이라고 말하지 않는데....
말의 마력으로 대상을 타자화하고 밀어내는 종족은 아마도 인간뿐이지.
동물들이 언어로 인간을 지칭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끔찍한 말로 인간을 정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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