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가 아니다.
말 그대로 고양이들...
고양이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동생이 사왔는데 올리려고 사진 찍다가 다 못 찍어서 포기했던 책.
우연히 찍어둔 사진을 발견했다.



홍여사에게도 말한 적이 있지만
말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새로 일을 시작하게 돼서 교육 받으러 갔을 때,
같이 지내는 동안 친해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고양이를 기른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그 반응이 하나같이 "무서워~!!" 였다.
뭐 고양이가 무섭다는 선입관이야 그래도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이 드신 할머니도 아닌 또래의 여자가
"고양이는 요물이잖아요~!"라고 말할 때에는
마음 한편에서 불끈하고 치미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불끈하지는 않았다. 대신 반문했다.
"하하..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기르는 사람도 있는데..."라고 답했을 뿐.



어제 시제를 지내러 집을 비운 아부지를 대신해서
길냥이들 밥을 주고 있으려니
이웃 할머니께서 오셔선 또 하시는 말씀이
"도둑고양이잖아요~" 였다.
그러자 다행히 동물을 무지 사랑하시는 옆의 아줌마가
"도둑 고양이가 어딨어요. 요즘 훔쳐 먹을 게 어딨다고.
문 다 걸어 잠궈서 얘네들도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어요."라고 하셨다.



결국 고양이를 모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단어는 이 두 단어다.
"요물"
"도둑"
고양이는 그냥 고양이가 아니라
요물이며, 도둑 고양이인 것이다.
길을 가다가 전혀 모르는 낯선 이를 가리키며 "도둑이야~"라고 소리치면
그 사람은 순식간에 도둑이 되고 만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 길이 없는 사람들은
남이 지정한 그 단어로 그 사람을 판단한다.
마찬가지로 고양이를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예전부터 습관적으로 전해지는 말로 고양이를 규정짓는다.
고양이를 모르는 무식한 엄마가 아이에게
"고양이는 무섭다, 고양이는 도둑질을 한다. 고양이는요사스럽다"고 아이에게 말하면
백지와도 같았던 아이의 머릿속엔 고양이에 대한 혐오와 공포심만 남는다.
그 결과 가장 두려운 건 역시 마녀 사냥이다.
인간은 자신의 공격성을 정당화할 수 있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해지기 때문이다.




개를 숭배하면서 태연히 학대하고 잡아먹는 민족에게
고양이를 미워하거나 학대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건 무리인 걸까?
사실 동물들과 지내다 보면
태연히 동물을 가리켜 '요물'이라고 지칭해버리는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요사스런 동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개, 고양이, 닭이나 돼지, 소는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사육되면서도 결코 
인간을 가리켜 "요물'이라고 말하지 않는데....
말의 마력으로 대상을 타자화하고 밀어내는 종족은 아마도 인간뿐이지.
동물들이 언어로 인간을 지칭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끔찍한 말로 인간을 정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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