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새벽 내내 찌룽이의 보챔에 시달려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으으으.. ㅠ.ㅠ
대개는 아침에 내가 일어날 때까지
캣타워에서 기다리면서 자고
밤에 두어 번 곁에 와서 확인하고 보채는 정도인데
요즘은 왜 그런 걸까...
발정이 오려면 차라리 빨리 오는 게 낫겠다 싶구먼.......

그렇게 잠도 설쳐가면서 고양이는 왜 기르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지금도 내가 낮잠 자면 저도 자고
내가 일어나니 쏜살같이 깨어나
차 끓이러 가는 주방까지 뒤따라와서 하릴없이 나만 쳐다보고
내가 방으로 돌아오니 졸졸 따라왔다가
책상 앞에 앉으니 내가 한눈에 보이는 현관에 몸을 말고 대기 중인 녀석을 보라....
"껌딱지, 찰떡, 찹쌀떡, 모찌.." 등등으로 놀림받는 찌룽이에게
나는 세계의 전부인 것이다.

도대체 개는 주인을 알지만 고양이는 주인을 모른다,는
바보같은 소리를 한 사람이 누구냐...  -_-+
장소에 대한 집착이 개보다 강한 건 사실이지만
(왜냐면 단독생활을 하는 동물이니깐
단체생활 습성이 있는 개보다 안심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경계심이 다를 수밖에 없잖아)
그건 고양이뿐 아니라 모든 동물의 영혼에 대한 모독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토끼조차도 개나 고양이 못지않게 반려인을 따르고 사랑했다.

오늘 아침 우연히 캣츠나라에서 준 달력 뒤에
<고양이가 주인에게 바라는 십계>라는 글이 있는 걸 보았다.
이건 동물병원에서 주는 수첩이나 동물에 관한 책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문구다.
고양이 기르는 사람들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문구지만
새삼 가슴을 울렸다.
이 문구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면
이 세상에는 버려지는 고양이가 한 마리도 없을 텐데...
한국이라는 땅에선 아직도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고양이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그리고 인간의 하루가 한 달에 맞먹는 속도로 살고 있는 찌룽이의 소중한 하루를 생각하면서
다짐과 각오를 다지며 이 글을 옮겨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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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주인에게 바라는 십계


1.
제 수명은 10년에서 15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떤 시간이라도 당신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저를 입양하기 전에 꼭 그것을 생각해 주세요.

2.
제가 당신이 바라는 것을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3.
저를 믿어주세요. 그것만으로 저는 행복합니다.

4.
저를 오랫동안 혼내거나 벌주려고 가두지 말아 주세요.
당신에게는 일이나 취미가 있고 친구도 있으시겠죠.
하지만 저에게는 당신밖에 없습니다.

5.
가끔은 저에게 말을 걸어 주세요. 제가 당신의 말뜻은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제게 말을 건네는 당신의 목소리는 알 수 있습니다.

6.
당신이 저를 함부로 다루고 있지는 않은지 가끔씩 생각해 주세요.
저는 당신의 그런 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7.
저를 때리기 전에 생각해 주세요.
제게는 당신을 쉽게 상처 입힐 수 있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지만
저는 당신을 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8.
제 행동을 보고, 고집이 세다, 나쁜 녀석이다,라고 말하기 전에
왜 그랬을까를 먼저 생각해 주세요.
무엇을 잘못 먹은 건 아닌지,
너무 오래 혼자 둔 건 아닌지,
나이가 들어서 약해진 것은 아닌지...

9.
제가 늙어도 돌봐 주세요.
당신과 함께 나이가 든 것입니다.
 
10.
제게 죽음이 다가올 때, 제 곁에서 지켜봐 주세요.
제가 죽어가는 것을 보기 힘들다거나
제가 없이 어떻게 사냐고는 제발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그저 잊지만 말아 주세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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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구절을 읽으면 언제나 가슴속에서 슬픔이 밀고 올라온다.
토토의 가는 길은 결코 평안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어버리던 토토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 늘 괴롭다.
평안하게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잠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이며
하물며 동물 중에서는 또 몇이나 될 것이냐마는...
그래도 행복하게 살다가
행복한 기억을 가슴에 묻고 평안하게 생을 마칠 수 있기를 항상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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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게이트의 티피아쌈으로 밀크티를~

Posted 2008. 1. 10. 15:35, Filed under: Happy Teatime
밤새도록...
정말이지 밤새도록 찌룽이게 시달림을 당해서
7시 반쯤부터 찌룽이 밥 먹이는 알람이 울리는 8시 20분까지
딱 1시간 가량밖에 못 잤다.

아아...괴로워.... ㅠ,ㅠ
아침밥을 먹고 나서 두어 시간 낮잠을 잤는데도
머리가 너무 멍해서
점심 먹기가 무섭게 차를 한잔 마시기로 했다.

무얼 마실까...
늘 먹던 위타드의 잉글리시 스트로베리 아니면
아마드의 잉글리시 애프터눈밖에 떠오로는 게 없는 내게
불현듯 그저께 타마신 헤로게이트의 티피아쌈이 번쩍 머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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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의 느낌조차 예사롭지 않은 무게감으로 압도하는 바로 이녀석..ㅋㅋ
물론 더 고가의 차들도 있지만
헤로게이트의 차는 비싼 편이라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차에
우연히 20% 세일하는 사이트를 발견해서
명성이 자자한 모로칸민트와 함께 주문했었다.


동생에게 이 차를 밀크티로 해서 먹으면 아주 맛있다더라..하고 한창 자랑했는데
사실 그날 해먹은 밀크티는
첫 입맛에서만 독특한 풍미를 전해주고 스쳐갈 뿐
말 그대로 우유차가 되어버렸더랬다.
왜지??
그냥 카렐의 캐러멜티와 같은 분량으로 했는데...
"우유맛밖에 안 나잖앗!!!: 하고 열라 구박하는 동생 앞에서
그대로 쪼그라든 나... ㅠ.ㅠ

오늘 다시 밀크티에 도전했다.
물은 100cc정확히 대중해서 붓고
찻잎은 3그램 정도 넉넉히 넣은 다음
팔팔 3분을 끓이고
이번엔 우유의 양을 더 적게 잡았다.
50ml정도???

스트레이너에 걸러서 잔에 따르니
이거 너무 적게 넣은 거 아닌가.. 내내 의심스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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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로 저 잔이 200ml 용량도 채 안되는 걸로 아는데
저 잔의 반밖에 오질 않는다...
간에 기별도 안 오겠군..

내심 불안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각설탕 한 쪽 넣고 휘휘 저어 맛을 보았다.
순간 놀라움~ *0*
그리고 일순 다시 놀라서 차의 향을 킁킁 맡아본다.
이런 맛도 있구나...........
뭐랄까...
상쾌한 바람이 입안에 스치고 가는 것 같은 그런 맛!!
그렇다고 민트 종류가 주는 시원한 느낌이 아니라
그보다는 차잎이 본래 간직하고 있던 그런 경쾌한 기분이 전해진달까.
우유의 고소함과 어우러진 경쾌함에 이끌려 어느 샌가 홀짝홀짝 다 비워버렸다.

이걸 스트레이트로 마신다면 어떤 느낌일까.....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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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오늘 첫 사용해본 쁘띠레빠스 잔과 페인드바도 한 장~

스튜디오엠 제품은 요상한 마력을 갖고 있단 말이지...
처음 볼 땐, 뭐 저렇게 생긴 게 다 있어, 하고 코웃음을 치게 만드는데
딴 거 찾느라고 보다보면
이상하게 보면 볼수록 점점 마음에 들어서 결국 사고 싶어진다.
문제는.. 그 시점이 되면 어느 사이트고 그 제품이 죄다 품절되어버린다는 거.. ㅠ.ㅠ
이 잔도 첨 나왔을 때 쳐다도 안 보다가
갑자기 마음에 들어서 알아봤을 땐 죄다 품절이었더랬다.
저 바도 그렇고.... (윽, 비웃었었는데..-_-:;)
며칠 전에 재입고가 된 사이트를 우연히 발견해서 미친 듯이 질렀다. ㅎ,ㅎ,ㅎ

(나 정말 힘들게 산다...
그래도 역시 실물 보고 만져보니 대만족~
저 바는 동생도 탐을 내서 뺏아가려는 걸 억지로 사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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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금씩 차를 마셔가면서 시음기를 적고 있지만
정작 제일 처음 주문해서 마시고 있는
첫 홍차에 관해선 한번도 언급을 안했다. ^^;;

어쨌든 우연히 구경하던 그릇 쇼핑몰에 아마드의 티를 세 종류 판매하고 있었으니
그것이 내가 홍차를 구입하게 된 계기였다.

그곳에서 팔던 건 아마드의 다질링,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잉글리시 애프터눈...
딱 요 셋뿐이었는데
그 셋 중에서도 무얼 마셔야 좋을지 몰라
몇날 며칠 고민했던 걸 생각하니 지금으로선 참 우습다. ^^;
(참고로, 생산되는 홍차의 종류는 와인의 종류보다 더 많다고 하네..ㅍ.ㅍ)

어쨌든 요리조리 뒤져본 결과
애프터눈티가 블랙퍼스트보다 더 순하고 부드럽다는 이유로
초심자인 나는 이놈을 선택했던 것.

당시로서는 회사 브랜드까지 따질 지식과 경험이 전무했던 터지만
그래도 이후 홍차 마시기에 자신감을 갖게 된 걸 보면
그다지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홍차 특유의 냄새나 맛이 적절하게 나면서도
코끝에 감겨드는 향이 부드럽고 맛도 순해서
밀크티밖에 못 마셨던 내가 스트레이트티로도 마시게 되었으니까.
동생 역시 밀크티만 부르짖다가
최근에는 스트레이트티를 마시게 된 걸 보면
초심자가 홍차에 길들여지기엔 요 티가 아주 좋은 거 같다.

블랙퍼스트는 오전에 마시는 만큼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서 카페인 함량도 높고 맛도 강한 편이라고 하는데
애프터눈티는 말 그대로
아무 때고 편하게 즐기기 위한 티타임용 티.
그러다 보니 점심이고, 저녁이고 맘 내키는 대로 마셔대서
어느새 절반 이상 푹 줄어버렸다. ^^;;

그런데 홍차 카페에서 사람들은 '아마드'의 티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이 티에 대해선 전반적인 평가를 모르겠다.
아직 다양한 차를 마시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첫째, 너무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거나(희소 가치가 없어서)
둘째, 보편적이고 무난한 맛이거나???
셋째, 카페 사람들은 가향차를 좋아하는데 아마드의 가향차가 별로이거나...??

뭐 속단할 수 없겠지만
유명한 홍차 회사이니만큼
어느 정도의 퀄리티는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믿으면서
혼자 열심히 마시고 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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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생이 사다준 <뎀셀브즈>의 블루베리 치즈케키랑 함께
오후 티타임을 가졌다.
전엔 동생이랑 나눠 먹었는데
나 혼자 이거 다 먹느라 배불러 죽는 줄 알았음.
어쨌든 평소 '바보'라고 열라 구박은 하지만
살뜰히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속정 깊은 동생...
(고맙다~ 언니를 위해 이런 것도 사다주고~~
흠..그래도 평소 안 하던 말 하려니깐 어딘가 닭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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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물잔 같은 신지 가토의 잔을 꺼내어 티를 우렸다.
사실은 녹차잔일지도 모른다.
동양의 찻잔은 손잡이가 없으니깐.
손잡이가 없어서 뜨거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따끈하게 손바닥에 잡히는 것이 나름 기분이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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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도 곱고....
근데 잔이 작아서 두 번에 나눠 마셨더니
두 번째 마신 차는 어딘지 쓴맛이.... -_-;;
이렇게 안 마시려면 티팟을 두 개 갖다놓고 우려야 한다는데
그건 도저히 번거로워서 못하겠고...
한창 궁리하다가 포기하는 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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