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갈이란 어쩐지 대대적인 공사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람으로 치자면
묵혀두고 쌓아뒀던 거 다 꺼내서 정리해서 새로 살 집으로 옮기는 것과 같으니까.

화분을 옮기는 것도 이사만큼은 아니더라도
식물을 기르는 데 있어선 비슷한 비중이랄 수 있다.
버릴 건 버리고 다시 장만할 건 다시 장만해야 한다.
기존에 있던 흙을 버리고 흙도 장만해야 한다.
화분도 기존의 화분보다 큰 것을 골라야 하니 새로 장만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분갈이하는 게 제법 번거롭고 귀찮은 작업이란 생각이 들기 쉽다.
더욱이 식물들이 늘어나다 보면 이녀석 저녀석 분갈이해줘야 하는 게 여간 공드는 게 아니다.

그래서.... 분갈이를 몇 번 하게 되면
2.초보들은 수고를 덜기 위해 평수를 훌쩍 넓히는 우를 범한다.

뭐 사람이야 스무 평 아파트에 살다가
갑자기 오십 평 아파트로 이사한다고 해서 생명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살아가는 동안에 빈 공간을 몇 년에 걸쳐 메워가든 그것도 상관없다.
안 메워도 관계 없궁...

하지만 식물의 경우는 자기에게 꼭 맞는 집이 중요하다.
뿌리가 장차 뻗어나갈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으되
뿌리에 비해 지나치게 크지 않은 안성맞춤의 화분.
앞으로 분갈이해주기 귀찮다고 첨부터 커다란 화분에 조그만 식물을 심었다가는
과습으로 보내버리기 십상이다.
뿌리가 며칠 동안 물을 빨아먹었는데도 화분 가장자리에 수분이 남아 있다면
결국 뿌리는 썩게 되므로.

그럼 물을 조금만 주면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화분 가장자리에는 물이 가지 않게 한다고 뿌리에만 집중적으로 물을 붓는다.
이 역시.. 안된다.
뿌리가 활착하고 있는 흙이 떨어져나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물은 화분 가장자리에서 부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는 깊은 화분에도 적용된다.
지나치게 깊은 화분 역시 뿌리 밑쪽으로 흙이 많이 남아 있게 마련이므로
수분이 흙에 남아 과습을 초래하기 쉽다.
부득이 깊은 화분에 심어야 한다면
아래층에 스티로폼을 충분히 깔아준 다음 그 위에 흙을 넣도록 한다.

따라서, 가장 좋은 화분이란 뿌리가 뻗어나갈 공간을
사방으로 2센티 정도 확보하고 있는
너무 깊지도 않고
너무 넓지도 않은 화분이다.

물을 많이 먹거나 조금만 먹는 식물이 아닌 일반 관엽의 경우,
3~4일이면 충분히 물을 다 먹을 수 있는 상태가 가장 좋다.

나는 왕초보였으면서도
나름대로 분갈이의 귀찮음을 피할 수 있다고 아이디어랍시고 생각한 게
깊은 화분이었다.
옆은 좁고 위아래만 길쭉한 화분 두 개를 같이 구입해서
홍콩야자와 스파티필럼을 심었는데
홍콩야자는 과습으로 갈 뻔했고,
스파티필럼은 그다지 건강하지 못했다.

같은 화분을 여러 개씩 구입해서 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둥근 모양의 적당한 화분에 심은 것들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다.
늘씬한 화분이나 옆으로 한없이 빵빵한 화분들은 모양이 특이해서 좋으나
식물에겐 그다지 권장할 만한 화분 모양이 아니라는 게 내 생각.(난 화분 제외...)
우리가 '화분'했을 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스탠다드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면 스탠다드를 고르면 된다.

분갈이할 화분의 크기는 기존것보다 반지름 2센티 정도 큰 것을 고르면 좋다.
물론!
뿌리의 크기를 확인하고 작업하는 것은 기본!!


딱 좋은 집에 살고 있는 테이블야자.. 포트분에서 조금 더 넓은 크기이다.




좁고 긴 집에 살고 있는 스파티.. 아래 흙은 습하고 포기는 꽉 차서 생육이 불량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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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혀뒀던 찌룽이 사진..

Posted 2006. 9. 20. 18:18, Filed under: 알흠다운 꽃띠냥이
동생도 까먹고 있었을 사진을 우연히 발견!!!
찍은 사람은 동생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잊혀진 사진을 구하자는 나의 사명감으로...(화르륵~~)

ㅋㅋ..
사실 사진을 발견한 건 열흘은 넘은 거 같다.
까페에 소개글 올리면서 사진에 네이버툴 써서
손 좀 봤음....

너무나 간만에 보는 역동적인 찌룽이라고나 할까...ㅋㄷㅋㄷ


힘차게 힘차게... 밥 먹은지 얼마 안된 모양이지?

이빨도 부실함시롱~

앞발을 손처럼 사용하는 찌룽이.. 악셀 칸이 울고 갈 실력..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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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도 벌레가... -_=;

Posted 2006. 9. 20. 18:06, Filed under: 꽃풀 이야기

석화는 날씨가 추워지면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잎이 떨어진다고 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10월 중순은 넘어서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부터 잎이 하나둘 갈색으로 마르면서 떨어지는 거다.

토분에 분갈이를 해줬더니 토분이 물을 다 짜먹어서 그런가 하고
물도 더 자주 줘봤다.
아직까지는 잎이 두개 떨어진 상태지만
이파리 하나가 또 누르스름하게 변하는 것 같았다.

요리보고 조리보고 있으려니
눈앞을 지나가는 아주아주 쬐그만 하얀 벌레...
이성이 작동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손이 나가 눌러 죽였다.

그리고 다시 요리보고 조리보고 있으려니
그 아래 잎에도 같은 벌레가 쏜살같이 가고 있다.

더럭 겁이 나서 석화를 들고 냉큼 베란다로 가서 약을 뿌려댔다.
곰곰 생각하니 그린볼에서 본 거랑 같은 넘인 거 같아
그린볼에도 약을 뿌리고
근처에 있는 화분 중 관엽만 골라서 대충 약을 뿌렸다.

그린볼에 있던 벌레는 손으로 잡아 죽인 이후
더이상 눈에 띄지 않길래 안심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던 것인가....

결국 석화의 잎마름이 단순한 낙엽인지
아니면 벌레 때문이었는지
그건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거 같다.


토분으로 분갈이한 석화.. 내년에 꼭 꽃을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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