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룽이의 음모..-_=;;

Posted 2006. 9. 27. 16:36, Filed under: 알흠다운 꽃띠냥이

음모를 꾸민 찌룽이.. 위 사진은 본사건과는 무관함.. -_-;


오늘은 원래 어무이랑 젓갈도 살 겸
여행사에서 주선하는 젓갈관광을 갈 예정이었다.

본래 아침 6시 반에 일어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찌룽이가 해도 뜨기 전부터 침대 위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새벽잠 없는 할문네처럼 잠도 안 자고 문지르라, 요구하니
졸려서 미칠 지경이었다.

이넘이 왜 이래, 오늘따라... 일찍 인나야 하는디..함서
찌룽의 배를 문지르며 비몽사몽....
그러다 날이 밝았다.

또다시 문지르라고 오길래 시계를 보니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번에는 문질러주니 왠일로 녀석의 눈이 스르르 감기는 것이었다.
내 눈도 스르르 감겼다.
감기면서 생각했다....
곧 인나야겠구나... 곧 인나야겠구나... 곧 인나야겠구나....
그리고 불현듯 눈을 떠보니
시간은 6시 50분!!!

미친 듯이 세수하고 옷 입고 화장하고도
나설 수가 없다.
오늘 하루치 찌룽이 밥을 미리 맹글어놔야 하니깐.
간식 섞은 건사료 듬뿍이랑
캔 두 개 따서 그릇에 담아 놓고
허둥지둥 어무이랑 집을 나섰으나....
이런 젠장~~~
이미 지나가버린 버스였던 것이다아아아아아..... ㅜ0ㅜ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48분이었는데
50분 도착 예정이지만, 45분까지 나와 있으라고 했더란다.
버스가 보이지 않아서 관광회사에 전화를 해보니
어무이의 휴대폰이 꺼져 있어서 그냥 갔다며
지금 택시 타고 석계역으로 오세요, 하는 거다.
이런 줸장!!!!

왜 찌룽이는 오늘 따라 새벽 내내 나를 괴롭혔던 것일까.
이는 필경 나를 되돌아오게 하려는 찌룽의 깊은 음모가 아닐 수 없다.
집에 돌아와보니 찌룽이는 현관에 엎어져서 잘만 자더라.. -_-+

하지만..
어무이가 핸펀만 가져갔었도.. 아니 켜놓기만 햇엇어도
아침 일찍부터 생난리치고 헛물켜는 쇼는 안했을 터인데.... 이역시 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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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야, 부디 살아다오... ㅜ.ㅜ

Posted 2006. 9. 27. 16:17, Filed under: 꽃풀 이야기

토분에 분갈이하고 나서



7월에 내 손에 와서 근 두 달 만에
석화가 또다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어째서....
알고 있었으면서 방심했던 걸까... ㅜ.ㅜ

첨엔 울 집에 와서 몸살을 앓느라 매일 잎을 떨구다가 괜찮아졌었는데,
이번엔 토분에 분갈이를 해주고 나서
2주일쯤 지나 다시 잎을 누렇게 떨구는 것이었다.

가을이 되어 그런가, 분갈이 땜시 몸살인가.. 의심만 했더랬다.
조금 더 지켜보자며 일주일이 지나니
이젠 하얀 벌레가 돌아다녀 급기야 약을 치고 화분을 엎었다.
엎고나서 보니
속흙이 축축히 젖어 있고 뿌리는 썩고 있었다. ㅠ0ㅠ
토분 물주기에 적응을 못한 나의 관리 잘못이다.

본래 포트에 있을 때 10분간 저면관수를 했었는데
같은 방법으로 토분에 물을 주니
토분만 축축해지고 흙은 당체 젖을 생각을 안하는 것이었다.
결국 몇 번 그리하다가
물을 주는 것 같지가 않아서
물에 40분 이상을 담가놨더랬다.
그러기를 몇 차례 한 결과가 석화의 뿌리 썩음으로 온 듯....

석화는 뿌리가 잘 썩으니
과습일 바에는 건조하게 관리하는 게 낫다는 걸 알면서도
어째서 그런 멍청한 짓을....

썩은 뿌리 다듬어서 다시 분갈이를 해준 지 4일째.
석화의 잎은 진도는 느려졌어도 여전히 누렇게 마르고 있다.
걱정이 되어 줄기 아랫부분의 흙을 털어내고 눌러보니
조금 물렁해진 느낌이 든다. 석화는 줄기가 물러지면 끝이라는데...

이녀석과의 인연이 여기서 끝인가?
하지만 분명한 건, 석화에 다시 재도전할 거라는 것.
그 예쁜 꽃을 꼭 보고 싶으니까.
그래도 지금은 이녀석의 기사회생을 빌어본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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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도 보기 나름...

Posted 2006. 9. 25. 12:54, Filed under: 디 마이나
잊고 있었는데 친구의 블로그 글을 보고 다시 상기된 사건...
다시 생각해도 몹시 불쾌하지만
같은 상황도 말하기 따라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토요일...
종로에서 친구를 만났다.
가을이라 밤공기도 시원해서 카페 들어가는 것보다 좋다고
주욱 늘어선 벤치를 찾아 삼만리를 한 끝에
간신히 빈 벤치를 하나 발견하고 자리를 잡았다.
"어쩐지.. 동생이랑 오사카에 갔을 때 도톰부리의 거리에 있던 의자에 앉아 있는 기분이야..."
하면서 나름 낭만에 젖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주위가 시끄러워 둘러보니
우리의 옆으로 뒤로 한무더기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자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남자 둘에 여자 넷인가 했는데
그 시끄러움이란...
일단 조용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 분위기가 깨져서 기분이 나빴다.
그러나 내심 "이 벤치가 내가 전세낸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그냥 신경쓰지 않으려 했다.

주위를 무시하고 그냥 다시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앉았다 일어났다 들썩였다 뒤척였다 그 요란한 움직임에 신경은 곤두서기 시작...
이윽고 친구 왈,
"내가 이러고 앉아 있네??"
보니 자꾸만 밀려난 것인지 친구는 벤치의 끝에 간신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밀려난 모양이다."

이때부터 여길 포기하고 뜨느냐 마느냐 하는 생각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그냥 일어나자니 억울하고
계속 지키고 있자니 상당히 불쾌한 상황...
두 개의 마음이 오락가락하는데 이번에는 또 하나의 대시가 들어왔다!
허걱!!
등뒤에 앉았던 여자의 엉덩이가
찰떡 같은 감촉으로 내 엉덩이에 맞닿아 밀어대기 시작한 것.
청바지가 골반바지인지라 맨살이 닿는 그 느낌은 너무나 끔찍했다.
그게 싫어서 엉덩이를 앞으로 빼면 친구처럼 달랑 끄트머리에 붙이고 앉아 있어야 할 판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이 여자가 뒤로 몸까지 젖히면서 나를 밀어대는 것이었다.
불쾌감을 이기지 못한 내 몸이 순간 그 여자를 밀어내려 힘이 들어가기 시작,
"왜 밀어대고 그러세요~"
고개를 홱 돌리며 적반하장으로 시작된 그 여자의 선제공격으로 결국 다툼까지 벌어졌다.

"매너 없이 굴었지 않느냐'는 친구의 말은 귓등으로 들은 둥 만 둥
그저 우리를 의자 하나 가지고 텃새부리는 사람처럼 취급해서
기세등등하게 말하는 그 여자를 보면서
상황이란 게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이렇게도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불쾌하고 씁쓸했다.

뭐, 몸으로 불쾌감을 표현 말고 말로 정중히 했어야 할걸 그랬나?? 생각도 해보지만,
이래도 저래도 떫은 감 씹은 듯 여전히 떱떠름한 게 솔직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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