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목이 붓더니 콧물이 나온다.
결국 결국
그 감기가 나에게도 온 것인가.......ㅠ.ㅠ

이상하게 감기에 걸리면 단것이 먹고 싶어진다.
게다가 며칠 전에
엠마님이 올린 복숭아 가향의 화이트티 시음기를 본 이후로
난데없이 복숭아 가향차가 마시고 싶어 죽겠다는 거다.

내가 산 차 중에는 복숭아 가향차가 없으니
(이상하게 과일 가향은 딸기만 사게 된다)
모아놓은 시음티 박스를 뒤적뒤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에 루피시아에서 준 시음티.
읽어보니 '모모우롱 슈퍼그레이드'라고 써 있다.
'모모'는 복숭아를 뜻하는 일본말.
우롱???
혹시 우롱은 우롱차?????
일단 복숭아라는 것에 만족하고 이걸 마시기로 결정.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봉하는 순간 달콤하고 향기로운 복숭아 냄새가 넘넘 기분이 좋았다.
복숭아의 향이란,
다른 과일 향과 달리 은근히 섹시하구나..... 새삼 느낌.

근데 찻잎이 엄청나게 크다........
아니 굵직굵직...
무슨 한약재 같기도 하고, 벌레 말린 것 같기도 하고..;;;
색깔이 검지도 않고 푸르지도 않은 게 확실히 우롱차가 맞다.
우롱차는 반발효차라고 들었는데 어떤 맛일지 갑자기 궁금...
레몬가게님이 우롱차를 드시는 걸 보고 궁금하기도 했었는데..훗훗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롱차는 어떻게 우려야 하는지 몰라서
그냥 홍차처럼 팔팔 끓인 물을 300밀리 정도 붓고 3분을 우렸다...라기보다
어쩌다 더 우려졌다.;;;
잎이 크니 점핑이 아니라 그냥 찻잎이 꽉 찬 듯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 잔에 나누기 귀찮아서 큼직한 유리 머그 대령...
수색은........
영낙없는 보리차??????????? -0-;;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복숭아 향은 날아가지 않았다.
맛을 보니 복숭아 향이 입 안에 전해진다.
그런데 향과 함께 느껴지는 맛은
홍차보다는 녹차에 가깝네.....;;;
3분도 더 우려서인지 녹차의 씁쓸함이 함께 묻어난다.

좀더 달콤한 걸 기대했던 입맛에는 부응하지 않았지만,
복숭아 향을 느끼면서 마시는 건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좀더 짧게 우렸더라면 더 깔끔하면서도 향을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미흡한 단맛이 여전히 그리운 느낌.....
차라리 2%를 마셨으면 더 달착지근했을라나....
밤에 코코아나 타 마실까 보다...

Response : ,

100그램 이상 들어 있는 가향차는
개봉하고 나면 채 다 마시기도 전에 향이 날아가 버려서
사두고서도 쉽게 뜯을 엄두가 안 난다.
물론 가향차가 아니라 일반 클래식 홍차도
개봉하고 나면 찻잎에 습기가 차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마시는 게 좋다.

근데 클래식 홍차야,
뭐 다즐링, 아쌈, 블렌드 티 몇 종을 돌아가며 마시니 개봉한 게 많지 않지만,
종류가 많은 가향차는 어쩌면 좋을까...
내내 마시기를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뜯기엔 겁나고...

결국 고민 끝에 나도 카페에서 많은 분들이 하듯이
은박 밀봉이란 걸 하기로 하고
오늘 드디어 100그램이 넘는 가향차 틴을 세 개나 뜯었다. (용감하기도 하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첫 번째 개봉은 마르아쥬 프레르의 마르코폴로.
쉽게 구하기도 힘든 녀석을 구했다고 좋아라 했지만
섣부르게 뜯지 못했던 분이시다.
(참고로.. 배경은 울집서 젤루 럭셜해 보이는 주방 탁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0그램 틴인데도, 너무나 깜찍하고 예쁘고 고급스러운 틴.
차마 범접하기 힘든 귀족적 자태가 좔좔 흐른다.
이 틴만큼은 꼭꼭 간직하고 싶구나..... (황홀~~)
.....
근데 아무래도 나 삐딱한 인간인가 봐.
사진마다 저 삐딱함은 어케 된겨??????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벳쥬만 앤 바통의 바닐라티.
사실 바닐라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바닐라 홍차는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서 꼭 한번 맛보고 싶었다.
크림, 바닐라.. 이런 뭔가 느끼한 부드러움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갑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 개봉 대상은 하니앤손스의 플로렌스.
사실 이 차는 두려운 마음이 앞선달까...
워낙 사람들이 좋아하는 차지만,
개인적으로 초콜릿 향이 거북할 때도 있고,
헤이즐넛은 헤이즐넛 커피를 너무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근데 이걸 왜 구입했는지는 나도 모르겠음.
(우선 먹고 보자는 심리??
흠.... 생각해보니 쌌기 때문인 듯... -_-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지털 저울을 유용하게 썼다.
남들은 10그램씩 은박 소분을 한다는데,
지겨워서 그 짓은 죽어도 못하겠고,
25그램씩 소분한 마르코폴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의 우아한 글씨체..ㅋㅋㅋ;;
글씨를 너무 안 써서 조금만 오래 쓰면 요상하게 변하는 내 글씨.
왕년엔 그래도 예쁘게 썼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125그램 틴이라 25그램씩 소분하니
4봉지에 틴에 남은 25그램의 바닐라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니앤손스의 플로렌스.
세 가지를 뜯었는데
그 향이 그 향 같고..
다 초콜릿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게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능.....-_-;;
순간, 다 너무 비슷한 계열을 뜯었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늦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데없이 영어가 쓰고 싶어졌다능...ㅋㅋㅋ;
영어도 날아가려 했지만
철차가 틀릴까 봐 나름 조심조심 썼음. ㅎㅎㅎ;
(이건 당췌 유통기한 표시가 안 보여서 포기....
아니 미국 사람들은 유통기한 신경 안 쓰나??
아니면 판매처에서 내다 버린 건가??)


-----------------------

어쨌든 하고 나니 뿌듯..
마치 소분 판매하는 사람 같다. ㅋㅋ;;

한차례 작업을 하고 났더니 목도 마르고 지쳐서
뭘 마실까 하다가 마리아쥬의 마르코폴로를 밀크티로 마시기로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티벳의 각종 꽃잎을 블렌딩했다는 마르코폴로의 찻잎 접사.
아..어느 게 꽃잎이고 어느 게 찻잎인지 분간이 안 가네...;;.
저 푸르스름한 것들이 꽃잎??
가향 녹차 '상하이'에서와 같은 향기로운 꽃향은 잘 모르겠다...했더니...

밀크팬에 물 붓고 끓이는 동안 꽃향이 작렬한다.
화려하고 아찔한 꽃향이 찌든 부엌 안을 가득 메우는구나...
어떤 이는 이 향을 맡고 화장품 향 같아서 기겁을 했다는데,
난 알싸한 꽃향에 취하고 싶어지네..... (다시 황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유를 붓자 꽃향이 사라졌다.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니 여느 밀크티에서 나는 익숙한 차 냄새만 나는 듯했다.
그런데....
한 모금 마시니 입안에서 아까 맡았던 그 꽃향이 머물다 사라진다.
한 모금씩 마실 때마다 꽃향을 느낄 수가 있다.
이것이 바로 마리아쥬 프레르의 명성인가.... 새삼 감동......ㅠ.ㅠ
가향 녹차인 상하이를 마실 때도 감탄했는데,
프랑스인들의 향에 대한 저력에 놀랄 따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데없이 찾아온 다리가 후들거리는 허기에
밀크티를 마실 때엔 따로 티푸드를 먹지 않지만
식빵 한쪽이랑 저번에 만든 밤잼을 갖다 놓고 먹었다...
......
사실 밀크티는 홀짝홀짝 맛나게 다 마셔버리고,
거의 빵과 잼을 미친 듯이 발라 먹었다.
한 쪽으로 모자라 것두 두 쪽....... -_-;;
은박 소분도 일이라고 배가 고픈 건가???

어쨌든, 밤잼과 발라 먹은 식빵도 맛나고
밀크티도 기분좋았던 그런 오후의 티타임 시간~~~

오늘이야말로 포스팅이 장난 아니구나.....;;;

Response : ,

전에 쓰던 동영상 편집프로그램에 에러가 생긴 이후로
동영상은 올리지 못했는데,
그냥......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올리기를 써보기로 했다....-_-;

얼마 되지 않지만 찍어둔 동영상들이 아깝잖아...
이렇게 올리지 않으면
나중에 보게 될 일도 잘 없으니.....;;






초목이 무성해 보이지만
작년 11월에 찍은 동영상....
갑자기 집 안에 왕파리가 날아 들어와서
대개의 파리와 새들이 그렇듯이 유리라는 게 뭔지 모르니까
유리문에서 나가지 못해 아우성을 치는데.....

허얼~~
저노므 곤냥씨 좀 보소.....
불필요한 본능은 잽싸게 제거해버리는 타고난 능력의 소유묘인지라
파리를 보고도 여엉~~~~~~~
어린 시절 민달팽이를 집어사키려던 그 사냥 본능은 어디로 가고...
열씸휘 그 큰 대굴휘만... -_-;;
딴집 고냥이들 같았으면 열혈 댄스는 족히 추었을 것을....ㅠ.ㅠ






찌룽이가 무서워서는 아니겟지만
밑에는 고양이가
위에는 사람이 버티고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졸아버린 파리가 주방 환기창 쪽으로 도망가서 날아 붙었다.

차라리 좀더 가까이 보여주면 뭔가 재미있게 놀 줄 알았는데
저 팔 한번 휘둘러 본 게 전부....
무려 십 분도 넘는 시간 동안
딱 한 번 저거 휘둘렀다.
배터리 아까워..... -_-;;





아아.....
그새 시간은 흘러 날은 어두워지고
여전히 파리를 쳐다는 보되 아무 반응 없는 찌룽공주....
진정한 공주는 파리를 잡지 않는 법이던가....
(그럼 매미 보고 왜 숨는 건데....-_-+)

양념통 밑에 숨은 파리를 꺼내기 위해 하녀가 몸소 나서야 하는
처절한 몸부림까지 보여줬건만,
결국 찌룽냥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능.....-_-;;

소심의 끝을 보여주는 찌룽냥.
오히려 아까냥 시절이 더 용감하고 겁 없었다는 후문이 들려온다.
당시엔 자기 몸집만 한 쥐돌이 장난감을 향해 몸을 날렸건만..
이제는 아예 낚시줄 끝에 아무것도 없는 것에 더 흥분한다지.....-_-;;

Response : ,

« Previous : 1 : ··· : 69 : 70 : 71 : 72 : 73 : 74 : 75 : ··· : 139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