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일찍 올렸어야 했는데
너무 바빠서 이제야 사진 몇 장 올려보는 방울이. (미안~)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약 1주일 전부터
우리 집에도 아가냥이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게 되었다. ^^;;
뭐, 다음달이면 7살이 되는 울집 마마께서 생산하신 건 아니고
아파트 화단에 엄마도 없이 버려진 아깽이를 데려온 것.

밖에는 아깽이가 엄청나게 넘쳐나는 형국이라
밥 주시는 아빠께서 한번씩 나갔다 올 때마다 짜증을 내는 중이고,
이젠 죽든지 말든지 내버려두겠다고 번번이 협박 비슷한 발언을 하는 판이라
특별히 이녀석만 데려올 형편은 전혀 안 되었다.

문제는 엄마냥이도 안 보이고
홀로 아파트 화단에서 지내다보니
아깽이가 놀이터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어버려서
하는수없이 빼앗아 집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이녀석이 잘 입양되면
아빠, 엄마도 앞으로 길냥이 구조에 조금 더 적극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도 갖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늘어가는 냥이들로
아빠, 엄마가 밥 주는 일마저도 조만간 손놓아 버릴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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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오전 12시경에
울집에 오게 된 업둥냥이 방울이.
사진은 10일에 찍은 것이니 오고 나서 4일 후의 모습이다.

막 데려왔을 때엔 조그만 녀석이 배만 터질 듯이 빵빵했다.
털도 꾀죄죄하고 눈꼽도 덕지덕지...
오자마자 목간하고, 밥도 먹고
잠도 잘자고
밖에서 지낸 녀석답게 의젓해 보였더랬다.
(울 찌룽이도 첨엔 그랬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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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특이하게 담날부터 식사량이 부쩍 줄어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어찌나 방귀를 뀌어대는지~~
한번도 냥이 방귀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는지라
첨엔 재미있어만 했다.

아무래도 밖에서 지내다보니 물 마시기가 여의치 않아
변비가 생겼는갑다, 하고 배만 문질러주었는데
이녀석이 배에 손을 갖다대고 문지르면 비명을 질러대는 거다.

슬슬 걱정이 되기도 하고
어차피 의사샘에게 한번은 보여야 할 녀석이라
다음날 찌룽이 예방 접종도 겸해서 함께 태능병원으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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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왠 날벼락!!
장을 봐달라고 의사샘에게 이야기해서 사진을 찍어봤더니
장이 터질 듯이 부풀어 있는데
이물질이 잔뜩 들어 있다는 거다.
아무래도 밖에서 배가 고프니까 먹어선 안될 것까지 먹은 듯... ㅠ.ㅠ

이대로 두면 체독증으로 죽는다고 해서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마취를 한 상태에서 관장을 했다.
관장 덕분에 초록빛 거대한 떵덩어리와 함께 이물질은 빼냈지만
문제는 그다음.
태어난 지 40일이 좀 지난 것 같다는 녀석을 마취했더니
마취가 풀릴 기미가 없는 거였다.
8일날 12시에 마취를 했는데
4시가 다 되어 외출할 때까지 깨어날 기미가 안 보였다.
게다가 중간에 누운 상태로 토하기를 두 번이나 해서
혹시 기도가 막힐까 봐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날 저녁에는 겨우 눈을 떠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마취가 온전히 풀리기까지 이틀이 더 걸렸다.
장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토하고 설사를 계속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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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제는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우다다도 하고
빽빽 소리 질러 울기도 하는 방울이.

처음 이틀 동안은 혼자 책상 밑에 들어가 잘도 자더니
이제는 사람 곁에서 자려 하고
방안에 혼자 두고 나가면 목이 터져라 울어댄다. -_-;;
사람 무릎(특히 푹신한 어무이 무릎)을 좋아하니 무릎냥이가 될 공산이 크고
꾹꾹이 쭙쭙이도 열심히 날려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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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이의 등장으로 가장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울집 공주.
예상했던 대로 엄청나게 싫어한다.
게다가 소심하기까지 해서 자기 영역을 내주고
가족들 관심까지 빼앗기니 날로 예민해지고 우울해지는 게 눈에 띈다.

소외감 느낄까 봐 나름 신경쓰고 있지만
아깽이인 방울이랑 놀아주다보면
뒤에서 음침한 얼굴로 스토킹하고 있는 찌룽이를 매번 보게 된다.
어쩔 땐 방울이가 자고 있을 때를 노려 조용조용 다가가는 모습을 발견~
설마 너 수면 중 돌연사를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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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룽_  흐응.....뒷방 늙은이 캐릭은 내 전공이 아니라구~
         요망한 것! 언젠간 저것을 쫓아내고 말 테야. (찌희빈으로 거듭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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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울 방울이.
얼른 좋은 엄마나 아빠 만나야 할 텐데......ㅠ.ㅠ
왜 내가 아는 좋은 사람들은 전부 "나보다 더 잘 기를 사람..."을 말하고
뭔가 길러보려고 했던 친구는 하필이면 이때에 개를 두 마리나 들였냐구...

가능하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한테 보내고 싶은데
어느날 어무이가 식당에 주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노인들이라 반려인의 개념이 여엉 다르다)
부디 울 방울이~
평생토록 사랑하고 예뻐해줄 좋은 반려자를 만나기를~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나타나기를~
Response : ,

정신줄 놓고 다닐 정도로 바쁜 와중에
치미는 생각 하나 딸랑 적고 나간 이후로
들판의 잡초처럼 방치해두었던 내 블로그...ㅠ.ㅠ

뭔가 가슴이 답답하고
사는 게 사는 건가 회의가 밀려올 때엔
되는 말이든 안 되는 말이든
일단 끄적끄적해야만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으니
나란 인간은 결국 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가 보다.

세상과 관계에 대한 생각이 움트던 중학교 때부터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참을 써내려갔던 무수한 일기들,
일 년이면 몇 권씩 갈아치우던 연습장들 속에는
항상 고민과 갈등과 분노와 열망 같은 것들이 뒤엉킨 채
열병처럼 신음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렇게 차분하게 내 속을 파헤치고 들여다볼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으니
때론 그 점이 못내 나를 괴롭힌다.

                   *
             

또 뭔가 쓸데없는 끄적임부터 시작했다. -_-;;
어쨌든, 정말 정말 오랜만에 차분한 시간을 즐기고 싶어서
티타임을 가져봤다.
가끔은 소소한 준비가 번거로워서 시간 내지 못하기도 하지만,
또 이런 정성 때문에 한번쯤 갖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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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마시게 될 때엔 오히려 무얼 마셔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고민고민하다가 카렐의 올드애프터눈티로 낙착.
실론티겠지만 (아닌가?)
부드럽게 감칠맛이 나서 차만 마셔도 맛있는 그런 차.

워낙 찻잎이 고와서 티캐디 스푼에 모자라게 담아
2분 30초만 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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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에 마시려고 조금 큰 로라 애슐리 잔을 꺼냈다.
수색이 다소 진해졌지만
여전히 예쁜 붉은 밤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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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수뎅이가 생일 때 만나서 전해준 스콘.
수뎅표 스콘이다. ㅎㅎㅎ
가져오자마자 가족..그중에서 동생이 볼 때마다 먹어서
요것만 빼앗아서 따로 놔두었더랬다.
블랙베리가 들어가서 새콤하니 정말 맛있는 스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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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요렇게 생겼다. ㅋㅋ
티타임에 먹기 좋으라고 조그맣게 별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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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콘과 카렐의 올드애프터눈티~
차만 마셔도 맛있지만
스콘이랑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다.
이런 편안한 시간을 좀더 갖고 싶은 소망이 부쩍 드는 걸 보니
지치고 있나 보다......
Response : ,

어째서 이렇게 돌아가는 건가

Posted 2009. 5. 25. 14:40, Filed under: 디 마이나

TV나 신문 속에 여론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탄핵 정국 때도 동정표를 받아서 민심을 모으더니
마지막 가는 길까지 비슷한 모양새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뭐...
하루하루 숨쉬는 게 힘들어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한때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었던 사람이니
자신이 처한 처지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매시간이 고통이었으리라.
어디 그런 고통에 처한 이가 그뿐일까.
돈 때문에, 고통 때문에, 외로움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끊고
또 살아가면서도 죽음을 탈출구로 생각하며 하루를 연명하는가.
삶의 비극에서 도망치고 싶은 가엾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야
내게는 그든, 이름 없는 사람이든 같게 다가온다.

다만 한숨이 나오는 것은 가버린 그 때문이 아니다.
그렇게 이승을 등졌다고 해서
난데없이 시시비비의 향방이 달라지는 게 개인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세상을 등진 자는 순결하고
세상에 남아 있는 자는 더러운 것인가?
죽음이 모든 죄를 가져가는가?
죽음이 그의 순결을 입증하는가?

자살을 선택해야 했던 그의 심정과 개인적인 비극에 애도를 표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때문에 그가 저지른 부정이 자취를 감추고
수사를 한 검찰을 악의 화신처럼 몰아붙이는 상황이 우습다.
(우리나라 검찰이란
매정권 때마다 열심히 배를 갈아타며
정권의 충실한 하수인 노릇을 했으므로 국민에게 신뢰를 잃은 지는 오래지만)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소수인가?
같은 사실을 두고
기회를 잡았다는 듯 하루아침에 정의가 바뀌는 형세를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법은 만인 앞에 공정하다고 하면서
누구는 사소한 뇌물로 끌려가도 당연하고
누구는 끌려가서는 안 되는 건가 보다.
역시 우리나라는 이성이나 합리성과는 담 쌓은 나라인가.
아니면,
망자에 대한 연민과 애도조차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것인가.

Respons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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