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이렇게 돌아가는 건가

Posted 2009. 5. 25. 14:40, Filed under: 디 마이나

TV나 신문 속에 여론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탄핵 정국 때도 동정표를 받아서 민심을 모으더니
마지막 가는 길까지 비슷한 모양새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뭐...
하루하루 숨쉬는 게 힘들어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한때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었던 사람이니
자신이 처한 처지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매시간이 고통이었으리라.
어디 그런 고통에 처한 이가 그뿐일까.
돈 때문에, 고통 때문에, 외로움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끊고
또 살아가면서도 죽음을 탈출구로 생각하며 하루를 연명하는가.
삶의 비극에서 도망치고 싶은 가엾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야
내게는 그든, 이름 없는 사람이든 같게 다가온다.

다만 한숨이 나오는 것은 가버린 그 때문이 아니다.
그렇게 이승을 등졌다고 해서
난데없이 시시비비의 향방이 달라지는 게 개인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세상을 등진 자는 순결하고
세상에 남아 있는 자는 더러운 것인가?
죽음이 모든 죄를 가져가는가?
죽음이 그의 순결을 입증하는가?

자살을 선택해야 했던 그의 심정과 개인적인 비극에 애도를 표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때문에 그가 저지른 부정이 자취를 감추고
수사를 한 검찰을 악의 화신처럼 몰아붙이는 상황이 우습다.
(우리나라 검찰이란
매정권 때마다 열심히 배를 갈아타며
정권의 충실한 하수인 노릇을 했으므로 국민에게 신뢰를 잃은 지는 오래지만)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소수인가?
같은 사실을 두고
기회를 잡았다는 듯 하루아침에 정의가 바뀌는 형세를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법은 만인 앞에 공정하다고 하면서
누구는 사소한 뇌물로 끌려가도 당연하고
누구는 끌려가서는 안 되는 건가 보다.
역시 우리나라는 이성이나 합리성과는 담 쌓은 나라인가.
아니면,
망자에 대한 연민과 애도조차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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