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 들러서 뭔가 건질 만한 게 없나 하고 구경할 때가 있다.
문구 코너랑 주방용품 코너 등을 주로 보는데
대부분 들고 오는 것은 머그잔이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엔틱 커피잔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자리에 일부러 꼭 녹을 입힌 것처럼 엔틱 흉내를 낸 잔인데
가끔 쇼핑몰에서 파는 걸 볼 때는
"뭐 저렇게 일부러 엔틱 흉내씩이나 낸담.." 했더랬다.
근데 막상 실물을 보니 제법 둥그스름하게 라운딩 된 입술 닿는 라인도 마음에 들고
커피를 담으면 왠지 뽀대가 날 것 같아 보이는 게 아닌가. ㅎㅎㅎ;;
무엇보다 2천원밖에 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 제일 큰 매력!
(쇼핑몰 상품은 나름 가격도 셌던 듯..)



소서까지 구비해서 올려놓으니 역시 예상했던 대로 예쁘다.
손잡이 부분도 잡기 편하고
입술이 닿는 부분도 부드러워서 만족.
이럴 땐 왠지 로또 맞은 기분? (별걸 다 기뻐하는 나)



실험 대상이 된 커피는 역시 콜럼비아의 티에라덴트로.
커피는 향과 맛이 시간에 따라 급격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하나씩 다 먹고 장만하려고 하다 보니
한동안 줄기차게 이것만 먹게 생겼다.

10그램만 넣고 핸드드립을 했더니 조금 마실 만하긴 한데 여전히 독한 쓴맛이 난다.
저번에 동네에서 우연히 핸드드립을 하는 커피숍을 발견하고 들어가
용감하게 핸드드립을 배울 수 없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주인장 왈, "단체가 아니면 안 돼요." ㅜ.ㅜ
낙담하는 내 모습을 보고 젊은 쥔장께서 친절하게 커피 한잔을 드립해주셨는데
쓴맛이 나긴 해도 먹기 힘든 그런 맛이 아니었다.
역시 나의 드립 기술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

아, 그러고 보니 그 쥔장...
내가 커피값을 내려고 했더니 거부하시는 거다.
"커피 배우고 싶은 사람이 좋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한동안 홍차 카페를 들락거리던 때 느꼈던 그 기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차의 향기처럼 아름답다."
(그럼.. 나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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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가슴이 갈가리 찢어지는 것 같다.
법이 없다면 인간의 잔악무도함으로 세상은 지옥 같아질 것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아
법이라는 테두리가 한편 고맙기도 하지만
아직도 그 법이 미약해서 또한 씁쓸하다.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경악하는 것은 그것이 동물이라거나 사람이라거나 하는 문제를 떠나
생명에 대한 가차없는 잔인함에 절망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면서
공포에 떠는 생명을 보면서
그것을 즐기는 그 마음속의 악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그리고 왜 죽어야 하는지
왜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영문도 알지 못한 채 죽어간 그 생명을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하필이면 은비 사건의 은비는 찌룽이와 닮았다.
다른 때 같으면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잊고 지내다가
어쩌다 한번씩 떠올리며 분개했을 일을
덕분에 매일매일 하루에도 볓 번씩 상기하게 된다.
뉴스를 보다가 뜻하지 않게 보게 된 은비의 얼굴이
잠자는 듯이 상자 속에 누워 있던 그 죽은 얼굴이
찌룽이의 얼굴과 겹쳐 보여서 자꾸자꾸 더 괴로워하게 된다.

은비의 주인은 "도망가는 법을 가르칠 걸 그랬다"지만
나는 "죽기 전에 그 여자 얼굴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기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을 것" 같다.
그런 사람은 살인죄를 적용받지 않는다면
힘없는 사람도 학대하고 죽인 다음 태연히 내다버릴 사람이다.
이런 경우 최고가 벌금 5백 만원이라니.
월수가 일억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월수 일억인 사람에게 5백만원은 근사한 저녁 술값 정도겠지.
죽도록 뉘우칠 수 있을 만큼
그리고 다시는 동물의 생명을 경시하지 못하도록 엄중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은비를 위해서 무언가 해줄 길이 없을까.
은비의 주인을 위해서도 무언가 해줄 길이 없을까.
법에만 의존해야 하는 무력감이 밀려온다.
그래도 이것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명을 한다.

부디 은비 사건에 분개하고 슬퍼하는 분들,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과 평화로운 세상을 원하는 분들은 모두 동참해 주시길~

네이버는 서명 운동이 끝난 듯.
다음 아고라에서 하고 있는 서명운동.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html?id=9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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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다

Posted 2010. 7. 4. 17:41, Filed under: 디 마이나
노트북을 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집에서 일을 한 여건이 안 되어 노트북을 갖고 나와 스타벅스에 앉아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밤마다 동생 방에 있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부담되어 장만한 것인데
이럴 때엔 갖고 다니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미니 사이즈이긴 하지만 넷북보다는 크기 때문에 제법 무게감도 느껴지지만
그래도 노트북 정도만 챙긴다면 그리 부담되지 않는구나.

살다 보니 생활을 편리하고 즐겁게 해주는 기계에 대해서는 참으로 관대해진다.
비록 장만하는데는 그만큼 출혈을 해야 하지만
옷이니 장신구니 하느 것들을 사는 데 큰 돈을 지출하는 것보다는
정말 많은 편리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옷장 속을 가득 메우고 있는 젊은 날의 옷들이 이젠 애물단지가 되었다.
버리자니 몇 번 입지도 않고 멀쩡해서 아까워 못 버리겠고
입자니 유행 탓인지 기분이 식어서인지 어째 손이 가지 않는다.
그대로 옷장과 함께 썩어가고 있다. ㅠ.ㅠ

물론 그때 그 시절에는 그런 옷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도 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가 조금이라도 다른 날이라고 느끼고 싶었던 지루한 일상 속의 발악이었고 해야 할까?
이렇게 말하는 지금도
또 그때 같은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바보처럼 되풀이할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카페에 앉아서 혼자 일을 하다 보니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끔 귀에 들어온다.
여자들이 여럿 모여 있는 팀은 대부분 남자 이야기가 많고
아니면 직장에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내가 20대였던 시절의 한 페이지를 보는 것 같다. ^^
요즘의 나느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
분명한 건 그때도 인생을 걱정했는데
아직도 인생을 걱정하며 살고 있다는 거?
그 시절에도 종교가 흥미로웠는데 여전히 종교가 흥미롭다는 거?
아니지... 나는 종교가 흥미로운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는 모습이 흥미로운 거다.

잠시 일을 하다가
머리도 식힐 겸 낙서 겸 글을 쓰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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