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시티>를 보고 나서
그 만화인지 영화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영화에 굉장히 흥분했던 나. ^^;
그래서 같은 원작 만화(프랭크 밀러의 만화)를 영화로 옮긴 <300>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은 <씬시티>에 비해 훨씬 빈약해서
스토리의 단조로움은 정말 어쩔 수가 없다.
300명의 스파르타 군사가 백만 명의 페르시아 군과
오늘도 싸우고
내일도 싸우고
그저 싸우고 싸울 뿐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역시 그 비주얼의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비주얼에 의한
비주얼을 위한
비주얼의 영화다.
전투신의 아름다움은 상상을 초월해서
그 붉은 망토와 흩날리는 피보라가
전쟁의 잔인함을 극도의 아름다움으로 치환시킨다.
생각은 필요없다.
그저 죽고,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베고, 또 베고, 또 베는....
비현실적이면서도
그래서 뒤집어보면 현실적인 영화.
그 비이성을 욕하고 싶다가도
전쟁이란 게 저럴 수밖에 없지 않나 싶은 영화.
단순 무식한데도 아름다운 그런 영화다.
하긴... 전쟁에서 나처럼 생각이 많다면
그전에 목부터 날아갔겠지... -_-;;
쥔공 레오니다스의 마지막 훈련 코스.
영화 속에 저렇게 과장된 모습의 동물들이 나오는데
이건 만화적 상상력을 이해 못하는 현실적인 안목의 관객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종종 저런 괴물같은 짐승이 나올 때마다
키득거리는 관객들이 있었다. ^^;;
신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신녀.
불행한 운명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아름답고 관능적이던지
이 역시 아름답게 표현하려는 감독의 욕심이 묻어나던.. 훗훗
백만 페르시아 대군의 행진~
벼랑으로 떨어지는 페르시아 대군.
저 와인색 나는 망토가 어찌나 멋지던지.. 흠..
알흠다워요~
채찍을 휘두르는 페르시아 장수를 향해 몸을 날리는~~
정말 예술적이었던 전투씬~
감동, 또 감동~~
이명세의 <형사>의 정적 일변도의 무용 씬에서는
짜증이 났던 내가
이 동적인 아름다움과 정적인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전투씬에서는
그대로 넋을 잃고 말았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장면~
멋져요..
저리도 방패가 멋진 것인 줄 이제껏 몰랐었네...
쥔공이라서 한 컷.. 올려줌...ㅎㅎ;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
갠적으로 썩 좋아하는 남성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쥔공이잖여...
역시 쥔공이니깐.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
무슨 변태 호모 같은 느낌인데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팬이었던 사람들이 보면 너무 실망할 것 같다.
그 지적이던 크세르크세스가 저런 호모로 그려지다니.. ㅜ.ㅜ
하지만 역시...
스토리가 부족한 건 너무 아쉽다.
<신시티>는 정말 최고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