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꽃밭이다.
엄연히 내가 관리하고 있는 녀석들이니까.. ^^
부모님도 잔소리는 하지만..
사실 꽃이 풍성하게 피어 있는 게 좋긴 한가 보다.
베란다 장독대에 두었던 녀석들을
잘 안 보인다면서 전부 거실에서도 볼 수 있는 이 자리로 끌어모으신 걸 보니.
하긴...
세상에 꽃을 보고 싫어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풍성하게 해준다.
그래서 압쥐는 자꾸만 꽃식물을 실내로 들이려고 안달이다.
하지만 내가 반대.. (울 집 거실은 너무 어두워서 꽃이 잘 피질 않는다.)
흐드러지게 핀 가재발선인장 꽃.
몇 폭으로 만든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공주와도 같다.
누가 저것이 평소 가재발선인장에게서 기대할 만한 꽃일까.
무도회장에 나타났다면 아마 가장 먼저 시선을 끌지 않았을까..ㅋㅋ
이건 가을의 꽃 국화.
여름에 들였던 국화 종류의 꽃이 있었다.
연한 남보라빛깔에 끌려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벌개미취였다.
여하튼 녀석은 가을을 못넘기고 죽어버렸다.
대책없이 말라가는 이파리와 줄기가 감당이 안 돼서
다시는 국화를 들이지 않겠노라 다짐했건만
지나가던 길에 눈에 띈 게 화근.
탐스런 국화 송이에 반해서 도전의 각오를 세우고 들이긴 했는데
내년에도 잘 기를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국화에 대한 공부가 좀더 필요한 듯.
장미꽃이 부럽지 않은 자태의 빨강 꽃베고니아.
앞서 들인 노랑 꽃베고니아가 분갈이한 담부터 꽃이 풍성히 피질 않는 관계로
이녀석은 아직까지 분갈이를 미루고 있는 상태.
어쩌면 일조량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원인인지도 모른다.
겨우 한두 시간 남짓 해가 들고 사라지는 울 집 여건상
꽃을 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ㅜ.ㅜ
그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가지마다 꽃봉오리를 물어다 준 미니장미.
꽃집아저씨가 주고 간 가장 큰 선물이구나...
4년 이상 보아온 꽃집이 문을 닫았다.
안면을 익혀서 퍽 잘해주셨는데 안습.. ㅠ.ㅠ
아마 미니장미를 볼 때마다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어린 신부의 부케 같은 바이올렛 꽃송이들.. ^^
함께 들였던 파랑이랑 분홍이는 꽃이 잘 안 피는데
기특하게 추운 베란다에서 열심히 꽃송이를 물어 올린다.
지칠 줄 모르고 꽃봉오리를 올리는 미니 시클라멘.
한두 송이가 져도 다시 한두 송이가 피어서 늘 풍성하다.
봄까지 그렇게 흐뭇하게 해줄 예쁜이들..
이건 큰 시클라멘.
작은 녀석들보다 꽃송이 수는 작지만
역시 꽃 자체가 크니까 눈에 안 들어올 수 없는 녀석이다.
가재발선인장보다 어딘가 살짝 부끄러운 듯 여성스런 느낌.
추운 날씨에도 꽃이 피어 있어서 베란다는 활기에 넘친다.
더 추워지면 실내로 들여야 할까?? (고민 고민)
저 겨울 꽃들은 봄이 되면 자태를 감출 거다.
하지만 그땐 또 봄꽃들이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을 기대한다.
그때를 기약하면서 월욜에는 화분마다 구근을 심었다.
처음 심어본 구근들....
제대로 잎이 나고 꽃을 보여줄지 기대 반 두려움 반.
심고나서 꽃을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