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Posted 2010. 8. 17. 14:30, Filed under: 알흠다운 꽃띠냥이



작성한 지 열흘도 더 지난 글을 어제 업뎃하자마자
바로 오늘 이별 글을 올린다.
어제 올린 글을 작성할 당시만 해도 톨군이 낫고 있다고 믿었는데
일요일..
광복절날 아침에 톨군이 곁을 떠났다.

거실에서 동생이 "언니!"라고 부르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하면서 이미 예정된 일이 닥친 듯한 기분이 들었더랬다.
어쩌면 자꾸만 줄어드는 몸무게를 보면서
뭔가 알지는 못하지만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마음 한편에서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다가가서 만져보니 눈을 감은 지 오래되지는 않은 듯
따뜻하고 몸은 말랑말랑했다.
하지만 숨은 쉬지 않고 미동도 하지 않았다.
햄스터들은 항상 그렇게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자는 듯 세상을 떠난다.
그나마 고통스럽게 죽는 모습을 보지 않아서 다행이다.
언제나 머릿속에서 수백 번은 리와인드되었던 토토의 마지막 가던 모습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이니까.

차가워지기 전에
아직 온기라도 남아 있을 때
묻어주고 싶었는데
일단 밥이나 먹으라는 식구들의 소리에 그러지 못했다.
살아 있던 것이 죽었다는 것을 실감하는 그때는
차갑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몸,
말랑말랑하던 그 육신이 인형보다 더 차고 뻣뻣하게 굳어버린 뒤라는 걸 알고 있다.

아파트 화단에 톨군이 좋아하던 칡나무 조각과 함께 묻어주었다.
2개월이라는 짧은 인연이지만
톨군이 다음에는 더 행복하고 좋은 곳에서 태어나기를.
부족한 점은 용서해 달라고 하고 싶다.

뜻밖에도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2개월이라는 기간이 짧았기 때문일까
평안하게 눈 감은 톨군 모습 때문일까.
아니면 그간 죽음을 지켜보면서 이제 가슴에 굳은살이 배겨서 모질어진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낮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울다 깼다.
역시 죽음이란 게 무덤덤할 수만은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분명한 건....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던 톨군.

네 덕에 많이 웃으며 네 얘기 했단다.
좋은 곳에서 태어나 행복하게 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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