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마음의 여유만 잃어가며 산다 싶던 차에
연달아 선물들이 줄줄이 도착해서
한동안 멍 때리기를 했다.



* * * 캐롤라인님으로부터

처음에 도착한 것은 캐롤라인님이 보내주신 소포 봉투.



소포 봉투 안에는 최근에 구입하셨을 게 분명한
커피콩이랑 소분한 홍차들이 예쁘고 정성스럽게 포장되어 있었다.
최근 몇 달 동안은 카페에 얼굴도 내비치지 못했는데
잊지 않고 이리 챙겨주시다뉘.ㅠ.ㅠ



멋진 글씨체의 손편지..
그리고 아크바의 오리엔트 미스터리, 조태연가의 쑥차~
(아크바도 저런 고급 티백도 나오는구나..첨 알았다...-//- )



위타드의 다즐링과 카테킨차..
티센터의 써존블렌드, 히코코의 헤즐넛 커피콩~

보내주신 차들 중에서 위타드의 다즐링과
티센터의 써존블렌드는 하나씩 우려 마셨고,
카테킨차는 동생이 신기하다면서 타내놓으라 호령하여 하나 뜯어서 타주었다.
(맛이 없다고 거부하는 바람에 결국 내가 다 마셨지만..-__;;)

카테킨차..
뭔가 낯익으면서도 딱히 기억나지 않는 차다...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녹차에 있는 떫은맛 성분이 카테킨이었던 것 같다.
아...그래서 맛이 그다지도 녹차의 쓴맛을 집약한 듯했구나..ㅎㅎㅎㅎ



* * * 행아님으로부터

다음날은 집에 돌아와보니 정체불명의 택배상자가 있었다.
바로 행아님으로부터 온 것.
"봄이 되어 다들 새로운 차들을 구입했나 본데
잊지도 않으시고........." 하면서 열었다가
한동안 말을 잃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맛있어 보이는 쌀건빵과 카토롤~ ㅡㅜㅡ
크리스피롤과 비슷한 맛일까? 싶고
더 부드럽고 바삭할 것만 같은 느낌의 좋아하는 딸기맛 과자~~



바찌가 날아다니는 종이백 속에서는
소분한 홍차들이 그야말로 한무더기가 쏟아져나와서 경악.......-0-;;;
행아님은 늘 드실 것은 남기고 나눠주시는 걸까?? ㅠ.ㅠ



처음 들어보는 홍차 브랜드 Dammann.
다망이라고 읽으면 되는 걸까?
검색을 해보니 다망 공이 커피 전매권을 왕에게 하사받은 내용이 나온다.
아마도 프랑스 홍차인 것 같다.
다망의 바닐라, 샤롯 오 쇼콜라, 캐러멜 토피, 폴 앤 버진(?)
하나같이 맛있어 보이는..
게다가 구하기도 힘든 진귀한 홍차들..... >0<



다음은 맛있는 브리즈의 티들~~
루이보스 후르츠 믹스, 머스캣, 스트로베리 크림, 메이플 허니,
초콜릿, 루이보스 슈가 플럼, 페르시아......



이 역시 구하기도 힘든 마리아쥬의 홍차인 초코 민트, 노아 드 코코..
그리고 좋아하는 카렐 차펙의 홍차들이 들어 있었다.
2009 이어즈티, 스위트 하트티, 홀리 밀크티랑 메리 크리스마스티~!!

윽윽,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ㅠ.ㅠ
행아님께는 늘 받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전에 보내드린 걸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가실 것 같다.



* * * 호야님으로부터

그리고 다시 다음날.......
이번에는 호야님으로부터 이쁜 소포가 와 있었다.
이날이 되어서는 "혹시 이분들이 전부 짜신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
겨울잠 자듯 꼼짝 않고 미동도 않는
찌룽네를 일깨우자... 뭐 이런 모의를 하신 건 아니신가......^^;;



포장봉투부터 늘 범상치 않은 호야님~
이번에도 봄기운이 물씬 묻어나는 예쁜 벚꽃이 찍힌 봉투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스누피가 웃고 있다.
그리고.. 저 봉투를 고정한 핀을 볼짝시면
이 역시 온화한 은빛의 벚꽃인 것이다!!!



편지의 뒷면에도 스탬프가 찍혀 있다.
혹시 호야님은 스탬프도 다 만드시는 건 아닐까?? -_-;;
적은 양이라서 미안하다는 편지..
(천만에요~~ 그리 말씀하시면 오히려 제가 송구스럽습니다..)



큰 은박 봉투는 카페 유제오라고 하셨는데~
커피에 문외한이다 보니 그저... 유명한 커피일 것으로만 추측..ㅎㅎㅎ;;
그 아래 소분한 홍차는 루피시아의 머스캣과 거봉~
둘 다 포도인데 맛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ㅡㅠㅡ


          * * *

이렇게 정성스런 선물 보따리들을 받고 나니 가슴이 따뜻해온다.

나라는 인간은
참으로도 알 수 없는 모순덩어리인 것이
인간이란 종을 혐오하면서도
따뜻한 유대감 속에서 행복해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란 것.

입버릇처럼 남들에게
나란 인간은 알고 보면 참으로 매정한 인간이라고 말해왔는데
어쩌면 스스로 매정한 척하려고 애썼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너무나 고맙고 좋은 분들....
진짜 같이 만나서 함께 실컷 이야기나누고 싶은 분들~
캐롤님, 행아님, 호야님~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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