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을 일년 남짓 돌보면서 나름대로 한발짝 한발짝씩
기르는 요령이랄까...
뭐 이런 걸 실감하고 있다.
흔히들 식물 기르는 데 필요한 시간이 일년이라고 하지만
내가 깨달은 바에 의하면 필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노력과 정성이다.

반년 이상 내가 기른 식물들은 아무런 몸살도 앓지 않았다.
그덕분에 반년 동안 나는 아무것도 배운 게 없었다.
덕분에 정해진 시간에 물 주면 그걸로 해야 할 모든 걸 다해준 줄 알았으니까.
오히려 여기저기서 이상 증후를 보이기 시작한 6월부터 8월 사이에
식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니까 필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노력이다.

어쨌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속에서
내가 식물들을 기르면서 깨달은 바들을 적어보기로 한다.
신기한 건 이런 것들은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이라는 거다.
나보다 먼저 식물을 길렀던 많은 이들이 누누히 누누히 부르짖었던 얘기.
그런데도 정말 아이러니한 건
초보들은 언제나 이를 무시한다는 거다.
그리고 스스로 부딪치며 느낄 때까지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당해봐야 안단 소리..ㅋㅋ)

각설하고.....
생각나는 대로 앞으로 하나씩
정리해볼까나....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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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추어 보자면....-_-;;

1. 초보들은 항상 일정한 물주기 원칙을 적용한다.

3일에 한번...또는 5일에 한번... 일주일에 두 번... 등등
나름대로는 편리한 규칙을 정해놓고 물을 준다.
'대략 이정도면 과습이 되지 않을 거야.
너무 자주 주는 것도 아니고, 너무 안 주는 것도 아니니
좀 많이 먹는 넘이나 덜 먹는 넘이나 대충 견뎌서 먹을 거야...'

일단 뭐가 뭔지 잘 모르고 시작하는 초보들은
이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물주기를 한다.
물론 굉장히 물을 많이 먹거나 아주 소량의 물만 먹는 특수한 녀석이 아니라면
사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이렇게 물을 주어서 죽지는 않는다.
약간 과습인 것도, 조금 부족한 것도 견뎌낸다는 얘기다.

하지만 모든 식물이 다 그렇지를 않으니
들인 식물 가운데에 조금이라도 특이한 녀석이 있으면 골로 보내기 십상이다.
물론 과습의 증후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한 달, 두 달이 지나서 서서히 뿌리가 썩어 증세가 나타나고
그것이 겉으로 드러났을 때엔 다시 살리기가 무척 힘이 든다.

내 경우엔 그렇게 일정한 물주기를 오랫동안 반복했다.
골드사철, 푸미라, 마삭줄, 호엽란 등이 반복되는 물주기 속에서도 아무 탈이 없었다.
잘하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그리고 과감하게 식물들을 늘렸다.
그리고 결국....
홍콩야자의 줄기가 썩었고
단풍잎제라늄의 뿌리가 썩었다.
또 물을 많이 먹는 치자에게 3일에 한번씩 주다가 잎을 누렇게 말려버렸다.
그럼으로써 비로소 물주기를 달리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따라서, 식물을 들이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물주는 주기다.

식물들마다 원산지의 환경에 따라 좋아하는 토양의 습도가 다르다.
가급적 그에 맞게 물을 줘야 하는 것은 기본!!
단계별로 살펴보면
1. 토양이 항상 축축하게 유지돼야 하는 식물(1~2일에 한번)
2. 겉흙이 마르면 물을 줘야 하는 식물
(이 경우는 토양이 약간 촉촉한 상태를 좋아하는 식물이다. 3~4일에 한번)
3. 속흙까지 마르기 시작하면 물을 줘야 하는 식물 (5~6일에 한번)
4. 속흙까지 완전히 마르면 물을 줘야 하는 식물 (7~10일에 한번)
등등이 있다.

이 경우에도 속단할 수 없는 것은 화분이 놓인 환경이다.
해가 잘 들고 통풍이 잘 된다면 생장이 왕성해서 물을 빨리 먹을 것이다.
그러나 그늘진 곳에서 자란다면 물을 더디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무조건 이건 며칠에 한번 주랬지,하고 외워서 물을 주기보다는
어떤 토양 상태를 좋아하는지 알아둔 다음,
자신이 기르는 식물에게 얼마만에 물을 줘야 할지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

매번 흙을 살필 수 없다면 일정 기간 흙이 마르는 정도를 관찰한 다음,
규칙적으로 물을 주면
된다.
위의 말을 초보 시절 수도 없이 보았다.
그러나 무시했다. 그리고 죽였다.
지금은 무지했음을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또 많은 사람들이 분명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겠지....
그래서 역사는 되풀이되는 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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