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차를 구입할 때 다른 사람의 시음기를 읽어보고 호기심이 발동해서가 대부분인데
가끔 거기서 벗어날 때가 있다.
그게 바로 카렐 차펙처럼 틴 자체가 이쁜 경우..... ^^;;

그런데 난데없이 하니앤손스의 타가롱 틴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고작 티백 3~5개 정도씩밖에 안 들어 있는 미니틴인데,
이게 또 미국에서 만든 제품 맞나..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이쁜 것이다.. -_-;;
티백 5개 들이다 보니 가격도 저렴하고 작아서 이쁘다고 몇 개 샀는데
오늘 그중 개봉한 것이 웨딩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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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이라는 이름의 차를 처음 마셔본다.
브랜드마다 꼭 하나씩 있던데
도대체 어떤 이미지가 웨딩인 걸까, 궁금.....
반짝반짝 은색 틴에 그려진 우아한 문양이 고급스럽고 깜찍하다..

이걸 타가롱 틴이라고 부르는데,
틴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밀폐력은 제로다.
테이프로 싸매둬야 할 정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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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린 티백 다섯 개가 들어차 있다.
더 넣으려도 넣을 수가 없을 만큼 비좁네..ㅎㅎㅎ;
맛은 어떠려나... 두근두근...
달콤한 초콜릿 향이 풍겨나오고...
(요즘 이상하게 개봉하는 것마다 초콜릿 향이 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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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꽃잎이 믹스되어 있다.
요즘 장미꽃잎도 자주 마시는 거 같다....;;
킁킁.... 예의 개처럼 냄새를 맡아본다.
뭐랄까.....
바닐라랑 초콜릿 향이 나는데, 뭔가 다른 차랑 좀 다른 거 같은 기분이 든다.
빛깔을 보니 녹차도 아닌 것이,
홍차라고 하기엔 약간 푸른 빛이 도는 것도 같고.....
어쨌든 우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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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평균 물 붓듯이 300밀리 정도 물 붓고
100도씨의 물을 3분간 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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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을 보면서 뭔가 어리둥절~~
갈색빛?? 아니면 갈색빛이 도는 오렌지색???
지금까지 이런 빛깔을 가진 홍차는 없었다.
마치 뭔가 덜 우려진 것처럼 연한 색......
향을 맡아보니 초콜릿 향은 많이 사라지고
바닐라 향이 도는 삶은 풀 냄새가..... -_-;;
(너무나 원색적인 표현인가????
하지만 이 향의 어디에서 웨딩의 화려하고 우아한 이미지가 느껴진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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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찻잔에 담긴 수색도 덜 우려진 것처럼 연하기 이를 데 없다.
녹차 색도 아닌데,
왜 홍차 색이 이럴까...하면서 어쩐지 두려움을 금할 길이 없어서
첨부터 커피슈가를 반 스푼 정도 넣고 한모금 마셨다.

부웱~~~~~~~~~~~~~!!!
오 마이 갓!!!!!!!
ㅠ.ㅠ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이냐...
이것이 웨딩의 참맛인가??
결혼의 달콤한 꿈이 아니라,
쓰디쓰고 떫디떫고 맵디매운 현실을 상기시키는 듯한 맛!!!!!  OTL
쓰고 떫은 건 그렇다치더라도 이 매운 맛은 뭐란 말인가.
뭔가 고춧잎의 매운 맛 같은 그런 맛..
간신히 반잔 마시고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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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다른 사람의 시음기를 뒤적이며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까...
대체로 평이 나쁘지 않은데
딱 한 사람만이 도저히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썼다.
그런데, 놀라운 건 웨딩이 '홍차'가 아니었던 거다. -0-;;;
녹차도 아니고, 홍차도 아니고, 우롱차도 아닌 이 차의 정체는
바로 "백차(White Tea)'란다.

좀더 찾아보니 백차는 겨울 끝나고 나오는 첫순을 가지고 만든 차라는데,
이 차가 제대로 우리기가 어렵다고 적혀 있었다.
아아아...... ㅠ.ㅠ
이 감당 못할 무한한 차의 세계란...
그리고 영문도 모르고 마신 백차의 첫 기억이 이리 되어버리다니....;;;

딱 4개밖에 안 남았지만
제대로 우리는 법을 한번 알아보고 이 차는 다시 한번 평가해야겠다.
처음 마신 웨딩티의 꿈을 산산히 부숴버린 이 차...
흙흙.. 미워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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