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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예매권이 당첨돼서 이번주 안에 영화를 봐야만 했다.
그것도 씨너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예매권이라 볼 영화가 한정.....;;

원래 로맨스 영화는 잘 안 보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이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제목 한번 촌스럽다.
아니, 너무 정직하다고 해야 하나?
스트레이트 직구를 날려버리네..ㅎㅎㅎ;;

더군다나 포스터를 보니 남자 하나에 여자 셋.
맘에 들지 않았다.
세 여자를 두고 이리저리 견주는 복 터진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의외로 영화 평이 괜찮았고,
영화를 만든 워킹타이틀이 <러브 액추얼리>를 만든 데라는 이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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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영화.. 로맨스 영화지만 내용을 풀어나가는 구성이 독특했다.
처음부터 애 딸리고 이혼한 상태의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데,
딸에게 엄마와의 만남에 관해 추궁당한다.
"복잡해"라고 답하는 아빠와 집요하게 질문하는 딸.
이렇게 해서 남자주인공의 과거연애사가 흘러나오는데,
여기에 한 가지 퀴즈를 더한다.
아빠의 과거 여인들 세 명 중에 결혼에 골인한 엄마가 있다.
가명을 사용해서 말할 테니 그중에 누가 엄마인지 맞혀보라는 것.
관객은 딸아이와 같은 입장에서
누가 이 남자와 결혼하게 된 여자인지 알아맞히는 미스터리 게임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사실 뻔하디 뻔한 로맨스 영화를 나름 머리를 굴려가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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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사귀었던 그의 여친 에밀리.
사려 깊고 이해심 깊어 보이는 그녀지만,
사실 진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여자.
주인공 윌은 그녀를 고향에 남겨두고
출세의 꿈을 안고 클린턴 선거운동원으로 일하기 위해 뉴욕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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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면서도 대담하고 분방한 매력녀 섬머.
에밀리의 부탁으로 뉴욕에 있는 그녀에게 다이어리를 전해주러 갔다가
"아빠"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교수의 숨은 애인인 그녀의 매력에 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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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선거운동 사무실에서 알게 된 카피걸 에이프릴.
각자 애인이 있는 상태에서 만난 두 사람은
그녀의 생일날, 남친이 그룹 <너바나>의 공연 때문에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가까워지면서
이후 친구와 연인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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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만 놓고 본다면
주위에 미녀가 넘쳐나는 헤픈 남자의 진정한 사랑 찾기 같은 뻔한 내용처럼 보인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이
이 남자가 세 여자에게 나름대로 매력을 느끼는 건 사실이지만,
이 여자들로 인해 이 남자의 인생이 꼬이고 상처받기 때문이다.

그는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으면서도
매력적인 여자를 보면 작업을 거는 플레이보이가 아니다.
각 여성들이 지닌 저마다의 매력에 끌리되,
양심과 윤리의 벽을 넘어서지 않는 그냥 보통남이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곁에 머물거나 인연을 맺은 여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없어서 무척 곤혹스럽다.
그녀들은 마치 달처럼 환하게 빛나는 앞면을 보여주면서
남자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얼굴들을 능숙하게 감추고 있다.
이로인해 그의 사랑은 언제나 과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번번이 놓치거나 헛바퀴를 돌리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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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가 이 남자주인공에게만 해당될까.
다수의 로맨스영화처럼 정해진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이
서로 운명적인 사랑을 느끼고
온갖 역경을 헤치고 나아가 마지막 해피엔딩에 이른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복잡한 인간세상에서 무수히 맞부딪치는 선남선녀들 중에
누가 과연 내 인생의 운명인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영화는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특별할 것도 없는 사랑 이야기>가 오히려 근접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엇갈리고 비껴나가는 인연과 만남 속에서
실패를 되풀이하는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는
결국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보통 사람의 제 짝 찾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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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영화는 처음부터 이 남자가 이혼한 상태로 이야기를 풀고 있으니
인생이란 결혼으로 이야기가 해피하게 종료되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결혼마저도 실패한 짝찾기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참으로 현실적인 로맨스 영화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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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영화는 퀴즈를 푸는 듯한 아기자기한 재미는 있지만
대신 사랑에 대한 달콤한 환상은 주지 않는다.
영화 속 달콤한 엔딩 장면조차도 어쩌면 시행착오의 과정일지도 모르니까.
비껴가는 인연,
상처주고 상처받는 지극히 현실적인 로맨스가 영화의 주축이다 보니
남자 주인공도 그다지 멋진 사람이 아니다.

아주아주 예전.. 소싯적에 친구랑 그런 얘기를 했던 게 생각난다.
"인간에게 저마다 등이 있어서
자기의 운명을 만났을 때 등에 불이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자체를 곱씹으며 웃어버리는 나이가 되었지만,
'운명 같은 만남'이라든가 '진정한 사랑'에 여전히 수천 세대의 인간이 목매고 있는 걸 보면,
여전히 달콤한 환상을 그린 로맨스 영화가 해마다 엄청나게 제작되는 걸 보면,
그런 사랑에 대한 갈망은 본능처럼 내재된 것인가 싶다.

하긴...
어디서 읽은 바에 의하면
사랑에 대한 환상을 끊임없이 꾸며내는 것이야말로
사회의 세뇌라고 했던 듯. 피식~~

어쨌든 나름 독특한 구성으로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그 현실감 있는 과정도 좋고,
지나간 시대를 추억하는 사건들을 다시 곱씹는 재미도 있었다.
다만..아무리 그래도 남자 주인공이 좀더 멋진 배우였다면 좋았을 텐데
이 배우 정말 보통사람 같은 분위기랄까. -_-;;
남쥔공 보는 재미가 없다.
여자들은 다 예쁘고 멋진데~ 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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