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전소 소식.에..... ㅜ.ㅜ

Posted 2008. 2. 11. 11:42, Filed under: 디 마이나
평소 애국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도 아니고
타인을 위해..
회사를 위해..
조직을 위해..
따위의 봉사의식이나 희생정신, 이타심 같은 건 눈꼽만큼도 없는 나지만
그래도 오늘은 아침부터 맥이 빠져버린다.

출근하러 나가면서 동생이 나가면서
"남문이 전소됐대"라고 말을 던지는 순간,
잠이 싹 달아나버리고 정신이 확 들었다.
"뭐라고???????"

솔직히 어제 저녁 뉴스를 볼 때에도
혀를 차고 안타까워했지만
전소라는 건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큰 빌딩도 아니고
진입이 어려운 골목길에 있는 건물도 아니고
그저 도심 한복판에 덜렁 서 있는 성문 하나가 전소라니....

남대문에 민족적 자부심을 느낀다거나
국보 1호로서의 긍지를 운운한 적도 없었지만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없어진 건 되돌릴 수가 없다.
복원이니 뭐니 해도
그건 이미 본래의 것이 아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좀더 눈에 많이 담아둘걸.. 하는 때늦은 후회도 밀려오고
안평대군의 글씨라는 그 '숭례문' 현판은 떼어냈을까 하는 불안감도 밀려오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화범에 기막혀하기도 하면서
우울한 하루가 시작됐다.
돌이킬 수 없다.. 는 건 비단 사람이나 물건이나 마찬가지구나.
떠나고 나서야 잘해줄걸..하고 후회하듯
전소되고 나서야 안타까움에 발을 구른다.

몇해 전 낙산사가 전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가슴이 아프더니
이게 또 웬일인가 싶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사찰이나 문화재의 유실이 또 두렵다.
기운 빠진다.
문화재관리국, 소방당국...
앞으로 책임 소재를 두고 싸움이 불꽃 튈 것이고,
경찰은 국보 1호를 없애버린 방화범 찾기에 혈안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소실된 남대문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라서
더욱 씁쓸하다.
Respons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