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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드라마 광이 아니다.
일 년 동안 보는 드라마 수가 다섯 손가락도 다 못 채울 정도더니
작년에는 홍자매의 <환상의 커플>과 <메리대구공방전> 딱 두 편밖에 본 게 없다.
<궁>이나 <커피프린스>, <쩐의 전쟁> 같은 드라마가 맹위를 떨칠 때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시청률 50을 운운하던 <대장금> 같은 국민드라마도 보지 않았는데
난데없이 때아닌 드라마 열풍에 휩쓸려
월화를 제외한 남은 저녁시간마다 TV 앞에 붙들려 있다. ㅠ.ㅠ


첫 선두주자가 바로 홍자매의 <쾌도 홍길동>.
<환상의 커플>을 보고 난 이후로 홍자매의 팬이 되기로 결심했었고,
홍자매가 전부터 홍길동을 드라마화하고 싶었었단 말을 듣는 순간부터
이건 꼭 보리라 정했던 터였다.
더욱이 <메리대구공방전>을 보고 난 이후로 지현우의 팬이 되어
그 홍길동 역이 지현우에게 돌아가기를 또 얼마나 노심초사 기다렸던가.
주지훈에게 돌아갔단 소리에 실망했다가
24억의 거액을 요구하는 바람에 주지훈에서 강지환으로 바뀌었단 소리를 듣고
안도와 아쉬움이 남는 복잡한 기분으로
기대 반, 불안 반의 심정으로 보기 시작했던 드라마다.


어쨌든 작가 자매에 대한 믿음 하나만으로 보기 시작한 이 드라마는
나와 동생은 물론, 아빠까지도 재미나게 보고 있는
울집의 열청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주연과 조연이 제각각 자기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연출하며
한데 뒤섞여 맛난 비빔밥처럼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드라마,
역쉬 얼굴 몇번 비추는 조연 하나도 캐릭터를 대충 넘기는 법이 없는
탄탄한 홍자매의 드라마다.

게다가 처음 본 강지환의 연기는
지금은 다른 홍길동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멋지게 잘 어울린다.
나이 든 성년의 남자인데도
한껏 호기에 젖은 듯한 만화주인공 같은 미성의 목소리는
드라마의 비현실성과 모호하게 어울리면서
모든 것을 놓아버린 삐딱한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어
안타깝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성유리의 부자연스런 연기가
극의 몰입을 방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점점 캐릭터에 동화되면서 안정감을 보여
이녹이라는 사랑스런 여쥔공의 모습을 잘 소화하고 있고...


웃기고 긴박감과 스릴이 넘치고
한편 안타깝고 가슴아픈 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좀더 하기로 하겠지만,
<쾌도 홍길동>은 단순한 남녀 로맨스 드라마는 아니다.
우리가 기존 <홍길동전>에서 고답적으로만 느껴왔던 주제들에 대해서
마음에 와닿도록 전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극중 길동은 왕의 적통대군으로서
자신의 왕좌를 되찾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까지도 서슴지 않고 해치는 창휘(장금석 분)에게 묻는다.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네가 왕이 되어야 하는 거지?"
창휘의 대의명분은 '왕이 지명한 적통 계승자'라는 것이다.
길동은 다시 말한다.
"정통성을 지닌 적자대군이기 때문에?
종으로 태어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종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왕으로 태어난 너는 무슨 짓을 해도 왕이 되어야 하는 거냐?"
그리고 묻는다.
"약속대로 난 죽어준다.
넌 살 사람이니까 계속 한번 생각해 봐.
왜...
네가 왕이 돼야 하는지..."

이렇게 길동과 창휘는 대척점에서 갈등하고 부딪친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단순한 선과 악의 대치 드라마가 아니다.
길동과 창휘, 각자가 부딪친 한계에서 스스로 인생의 답을 찾아나가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지나간 짜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라는 위트 넘치는 대사 속에서도
가슴을 울리는 말을 남겼던 홍자매는
역시 이번 드라마에서도 대사 하나 버릴 것 없이 가슴을 울린다.
훌륭한 드라마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쾌도 홍길동>에 관한 이야기는 또 나중에 해야겠다.
아직 내 두 번째 드라마가 남았으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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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포기하고 속편하게나 살자 했던 초반의 가벼운 홍길동이
이제는 소중한 것들, 지켜야 할 사람들 때문에
점점 슬픔을 안은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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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 단지 껴안고 좋아라하던 철부지 이녹이도
이젠 가슴아픈 사랑을 하는 여자가 되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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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창휘.
그러다보니 길동에 비해 표정이 늘 비슷비슷~
이녹과 길동을 만나면서 근본이 흔들리는 창휘...
 앞으로 더욱 멋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니 이 역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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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청나라제 사인교를 자랑하며
권력의 핵심을 늘 노래하는 네티즌 사이에선 '권핵교'라 불리는 대감님..ㅎㅎㅎ;
이따만한 금거북이를 외치시는
밉지 않은 악역??

  1. # BlogIcon GARU 2008.02.04 19:47 Delete Reply

    난 뉴하트 본다....
    이건 나중에 한번에 몰아서 볼 생각^^
    요즘 하는 수목 시리즈는 세 군데 다 너무 괜찮은 드라마여서 고르기도 쉽지 않다~

    1. Re: # BlogIcon 꽃띠냥이 2008.02.04 20:41 신고 Delete

      안됏~
      <홍길동> 보구 <뉴하트>를 몰아서 봐야짓~
      ㅋㅋㅋ..
      난 첨부터 이걸 찍어둔 거라..
      지금 드라마에 불붙었어..
      수목에 '홍길동'
      금욜에 '비천무'
      토일에 '천하일색 박정금'..
      내가 미친다...
      근데 '박정금' 너무 재밌는 거 있지..
      웃다가 열받다가 하면서 보구 있어..

  2. # BlogIcon sylvan 2008.02.06 03:02 신고 Delete Reply

    아. 홍길동 홍자매 작품이었어요?
    저도 드라마를 거의 안보는데 친구가 수목드라마 셋 다 재밌다고 해서
    휙휙 돌려가며 보다가 그나마 홍길동이 낫겠군하고 딱 두 번 보고 안봤는데;
    뭐가 이렇게 장난스러워? 몰입 안되게 싶어서리.
    꽃띠냥이님 글 보니, 슬슬 내용이 심각해지는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볼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ㅋ

    1. Re: # BlogIcon 꽃띠냥이 2008.02.08 15:06 신고 Delete

      아흙~
      역시 1, 2회가 너무 수선스러웠던 게야..;;
      사실 저도 홍자매니까 믿고 기다렸지만
      1회랑 2회가 캐릭터 소개하느라 좀 어지러웠죠.
      그냥 웃긴 퓨전사극처럼 보이기도 하고..
      게다가 이게 24부작짜리라서
      이야기가 제법 길어서
      아무래도 첫 숨고르기가 시간이 걸렸어요..
      다운받아서라도 한번 보세요~
      초반엔 망나니 길동이의 행각과
      이녹이, 창휘의 각 성장배경, 운명의 엇갈림을
      알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지만
      인물간의 관계만 눈에 익으면
      담편이 너무너무 궁금하고
      또 인물 하나하나가 안타까운 정말 멋진 드롸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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