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분명 마녀사냥~

Posted 2007. 12. 24. 23:00, Filed under: 디 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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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흠잡을 데 없이 이쁜 김태희.
<천국으로의 계단>인가를 보면서
주인공보다 더 예쁜 큰 눈망울의 악녀를 보고
"와, 너무 예쁘다. 악녀라지만 청순하게 생겼어.
잘하면 제2의 심은하 되겠다~" 했던 기억이 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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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진 속 주인공은 정말 바비인형처럼 이쁜 한예슬.
김태희와 같이 출연했던 <구미호>에서는 오버하는 연기 표정과 화장술에
진가를 보지 못했다가
<환상의 커플>을 보면서 새삼 흙 속의 진주를 발견했던 듯한 연예인.
그녀가 아니라면 그 신선하면서도 상큼하고 도도한 나상실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의심될 만큼
완벽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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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본의 아니게 글을 두 개나 올렸기 때문에
당연히 더이상 글을 쓸 생각은 없었다.
오늘은 성탄 전야고
눈도 피로한 관계로 인터넷을 끄려고 하다가
불현듯 눈에 띤 문구 때문에 그만 분개하고 만 것.
그 문구인즉슨 <싸움, 김태희 죽이기는 이제 그만!>이었다.
그냥 지나쳤을 법한 문구이지만
평소 동생의 입을 통해
"김태희가 싸움을 말아먹었대~, 김태희가 연기를 너무 못해서 영화 망했대~"라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터라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고 만 것이다.
그래서 다시 관련 글들을 읽다 보니
아니나 다를까, 어느 신문 기사에서는 한예슬까지 덤으로 끼워서
"연기 못하는 두 미녀가 영화를 말아먹었다"는 식으로 논평을 하고 있었다.
일반인의 블로그도 아니고
버젓이 신문기사랍시며 그걸 영화평이라고 써놓다니.......... (부르르)

내가 분개하는 건 그들이 김태희나 한예슬의 연기력에 대해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나야 한국영화, 그중에서도 멜로물은 거의 보지를 않으니
어차피 김태희나 한예슬의 연기를 보고 평할 기회조차 별로 없다.
티비에서 보여준 연기력이 월등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한예슬은 나상실에 완벽했으나 다른 연기는 검증되지 않았으니까.

내가 사회 현상, 아니지..
군중심리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바로 <마녀사냥>이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몰아서 책임을 전가해야 속이 후련한 그들.
이 예쁜 두 여자는 '연기력' 자체에 대한 평가 이상으로 지금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
영화가 흥하고 망하는 것이 오로지 연기력만으로 정해지는 것이었던가?
연기력이라면 검증받은 '설경구'는 <공공의 적 2> 이후로 뚜렷한 흥행작이 없는 형편이다.
연기력, 하면 내로라 한다는 '황정민'도 올 한해 흥행에 연이어 실패하고 있다.
연기력 하면 빠지지 않는 '정재영'도 그건 마찬가지다.
그럼 그들이 출연한 영화의 실패가 전부 그들 탓이라고 해야 하지 않는가.

영화가 성공하고 실패하는 건 한 가지 요인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연기력과 미모라는 간단한 공식만으로 흥행이 보장된다면
누구나 영화 산업에 뛰어들어 앞날을 재단했을 거다.
중요한 것은 먼저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다.
<싸움>이든 <용의주도 미스 신>이든 영화의 시나리오가 재미있게 쓰여졌는지
감독의 연출과 구성에서 맥빠지는 부분은 없는지가 우선 이야기되어야 한다.
만일 영화가 실패했다면 그건 배우의 연기력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니라
영화가 놓친 부분이 있거나 영화가 매력없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체로 <싸움>에 대해서는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왜???????
감독이 그 훌륭한 드라마 <연애시대>를 만든 사람이라서?
물론 <연애시대>는 정말 잘 만들었다.
하지만 그 드라마의 경우엔 드라마 이전에 훌륭한 원작이 있었다.
능력 있는 감독이 만든 영화가 매번 훌륭한 것도 아니고
배우 역시 매번 관객을 끌어들이는 역량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김태희나 한예슬의 연기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영화 실패의 한 요인은 될 수 있을지언정
"누구누구가 영화를 말아먹었다"는 식의 절대적 책임전가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단순한 잣대만 들이대면서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이 사회의 풍토에 화가 난다.
그 바탕에는 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 걸까?
스타라고 치켜세우며 웃음 보이는 그들이 가장 날선 발톱을 들이밀며 순식간에 끌어내리는 것.
그것이 바로 미디어의 습성이고 대중의 본성인 건가?
그리고 그것이 비단 영화라는 한 분야에만 해당되는 일일까?


아.............
일찍 끄려고 했었는데 쓸데없이 열받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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