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 ㅋㅋ

Posted 2007. 11. 5. 19:01, Filed under: 알흠다운 꽃띠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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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요즘 찍은 찌룽이가 없어서 걍 폴더에서 뒤진 울 찌룽~
(짤방샷도 없는데..ㅎㅎ;;)

며칠 전 수뎅이가 준 만화 <미드나잇 썬샤인>인가(?)를 읽다가
맨 뒤에 만화가가 고양이에 대해 쓴 글을 읽으면서 대폭 공감했다.
그 저자는 평생토록 염원하던 고양이를 기르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고양이와 동거한 지 이제 일 년째~
왜 이제껏 이렇게 큰 행복을 모르고 살았던 게 억울한 느낌이라고까지 했다.

이게 '행복'이야
저게 '행복'이야..해도
애시당초 자기 마음에 원하는 게 없다면 행복일 리 없을 테지만
그 글을 읽으면서 공감 100%의 벅참을 느끼면서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찌룽이를 안으면서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고나 할까?? ^^;;

알고보면 '고양이를 기르는 것'은
초등 4년 때부터 중3 때까지 함께했던 나비를 (어무이가) 팔아버리고 난 후
인생 최대의 소망이자 꿈이었다.
잠시..나비의 아들이었던 코코와 몇 개월을 함께했었지만
그 이후 연립주택으로 이사 가면서 애시당초 집안에 동물을 기른다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동물을 유난히 좋아하지만
어린 시절을 노랑 태비였던 나비와 생활했기 때문인지
냥이는 더욱 내게 특별한 동물이었다.
조용하고
우아하고
도도하고
민첩하고
부드럽고
장난꾸러기에
결정적으로는 엉뚱한... ^^;;

생각해보면 나비는 항상 곁에 있었다.
밥상 하나 갖다놓고 숙제를 하고 있으면
그 옆의 따뜻한 아랫묵에서 웅크리고 자고 있거나
그루밍을 하고 있거나
때론 내 무릎 위에 올라와서 잠을 잤다.
안방에서 동생들과 놀다가도 부엌으로 통하는 쪽창을 보면
나비가 부뚜막에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나비야~" 하고 부르면
"야옹~" 대답도 했다.
생각해보면 나비는 무척 순했던 것 같다.
초딩이었던 내가 포대기에 나비를 싸서 아기놀이를 했을 정도였으니...

6년을 같이 지낸 동물을 팔아버린 엄마를 원망하던 마음은
자라면서 힘이 없었던 자신을 탓하는 마음으로 바뀌었고,
이후로 세상의 모든 고양이는 내게 '나비'가 되었다.
길을 가다 만나는 냥이들도 반갑고
가게에서 기르는 냥이들도 반갑고
내 마음은 냥이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과 반가움으로 꽉 차버렸다.


그 만화가의 글을 읽으면서
17살 때부터의 소원이 이제 이루어져서
5년째 냥이와 동거하고 있으니
내 인생의 소원 하나가 이루어졌구나... 하고 새삼 깨달았다.
지금까지 소원이 이루어진 게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너무너무 행복했다.
물론 지금 함께하는 냥이.. 요 찌룽이는
나비랑 달라도 너무 달라서 내게 냥이도 냥이 나름이란 걸 뼈저리게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서,도..
찌룽이가 있어주어서 숨막히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있으니
적어도 불행한 인생은 아닌 모양이다.

동그스름한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쫑긋한 귀를 만지작거릴 때마다
코를 마주대고 눈을 들여다볼 때마다
젤리를 만지작거릴 때마다
보송보송 털을 쓸어내릴 때마다
온신경이 "행복해~!!" 하고 비명을 지른다.

신은 분명 심혈에 심혈을 기울여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동물로 '고양이'를 창조해내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창조물을 보고 더없이 만족스러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양이를 보면서 무아지경에 빠진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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