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와 나의 궁합

Posted 2006. 8. 17. 18:09, Filed under: 꽃풀 이야기

나를 다육식물의 길로 이끌었던 녹영.
뭐 쉽게 말해서 다들 콩선인장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어쨌든 모 사이트에서 처음으로 인터넷구매를 하면서
호기심삼아 들여봤던 녀석이 요 콩선인장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그 화려한 꽃다발에 반해 칼랑코에를 기르고는 있었지만
딱히 다육식물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니 그건 열외라고 할 수 있겠지.

어쨌거나 매일매일 요놈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잎이 싱싱한 관엽식물들 들여다보는 것과는 또 남달랐다.
탱글탱글한 저 콩알이 잎이라고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퍽이나 귀엽기도 하고.

이후 나의 그 멈추지 않는 호기심은 요리조리 다육식물들을 관심있게 들여다보기에 이르러
마침내 용기를 내어 8월에 세 녀석을 더 들이기에 이르렀으니,
그놈이 바로 '오로라'와 '석화', '흑법사'였다.

그러니까 나와 다육식물의 만남은 채 한 달이 되지 않는다.
콩선인장과의 3주 남짓한 테스트 기간에 만족하여 마침내 감행한 나.

그러나 오늘 콩선장 분갈이를 해주면서
불현듯 나와 다육식물의 궁합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물론 콩선인장이 멀쩡해서 분갈이를 해준 것은 아니고,
열흘 전부터 매일매일 아랫부분의 콩알들이 물러 터져서
할수없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었으니 어찌 생각을 아니 해볼쏘냐.
오로라 역시 며칠 전 물을 준 다음부터 아래 잎이 짓무르고 있으니
나란 인간은 다육이와 맞지를 않는 것인가???
게다가 이런 나와의 인연마저 거부하는 건지
흑법사는 배송되면서 완전 걸레가 되어 이름에 걸맞지 않게
걸레법사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말이다.
어쩌면 운명적으로 나와 다육이는 안 맞는 궁합일지 모른다는 걸
지나가는 생각으로 샤샤샥 해보게 되었다.
왜냐구????
난 류씨니까. -0-;;;
원래 버들류씨는 물기가 있는 인간이다.
버드나무는 물가에 살아야 한다는 말에 따라
버들류씨 일족은 강가에 살아야 잘산다는 속설도 있지 않던가.
(그래서 류씨들이 하외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게다가 아주 오래전이지만 파고다공원 할아버지한테 사주를 봤을 때
나는 '물 기운'이 강한 인간이라고 했다.
결국 그 말은 물을 적게 먹어야 하는 다육이들에게 나란 존재 자체과 과습이 아닐까..하는
요상망칙한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다...ㅜ.ㅠ

믿거나 말거나지만
과습으로 벤쿠버제라늄을 보내버렸다.
그나마 건져보겠다고 가지를 잘라 꽂아둔 녀석도 모두 보냈다.
내 곁을 지키고 있는 넘들은
물을 자주 주는 네펜데스와 치자, 싱고니움, 테이블야자 같은 것들....


다육들아....
되니, 되니, 되니, 되니.............????? ㅜ.ㅠ



요건 꽃피에서 퍼온 오로라 사진...
나도 요러콤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예쁘게 길러보고 싶은데 말이징....... ㅜ0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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