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소금 새순이 자라길 기다리며
Posted 2007. 5. 19. 18:59, Filed under: 꽃풀 이야기본래 저렇게 튼실한 어소금이었더랬다.
독특한 무늬와 질감을 자랑하며
만져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그러리라 생각되는 방개의 껍질처럼 딱딱한 외피에
멋진 호피무늬 옷을 입은 듯한 자태.
가끔씩 생각나면 만져보고 그 딱딱함에 즐거워했던 어소금...
며칠 전 수뎅이가 사준 화분이 딱 뿌리 사이즈가 맞아서 요기에 분갈이하면서 찍은 건데
참으로 감회가 새롭고
좀.. 한심하기도 하고
뭐.. 기특하기도 한 복잡미묘한 생각이 밀려온다.
언제나 그너므 벌레가 다육이를 망친다.
아니지....
벌레에 호들갑을 떨고 민달팽이에 시껍하는 나의 문제인가??? -_-ㅋ
어쨌든 울집 식물들.. 특히 다육이나 난초는 깍지벌레나 달팽이 때문에
언제나 궁지에 몰린다.
이넘들을 전멸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나치게 약을 뿌리고 또 뿌리고
난초는 뿌리가 다 드러나게 해집어서 분갈이하고 하는 통에
결국
벌레 때문이 아니라
나의 극성으로 초토화된다고나 할까... ㅜ.ㅜ
그래도 벌레가 또 나타나면 마찬가지일 것 같아 더 두렵다. (내가 무서워... 흐미..)
저 빽빽한 잎새에 숨어들어가서 당췌 잡기가 힘들었던 게 화근.
이리 쑤시고 저리 쑤시고 하다가
잎도 다 상하고
약이란 약은 있는 대로 쳤더니
결국 잎이란 잎은 죄다 떨어지고 상하고...
하는 수없이 몽땅 삭발을 시켰다.
이후로 동생 방 어두운 구석에 처박아두고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비쩍 마른 몰골이 불쌍해서 물 한번 주었더니
저렇게 새순이 나는 것이었다.
생명이란..
참 허술하게 죽기도 하지만
또 모질기도 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자.....
다시 시작해보는 거야~~~!!
어소금, 홧팅!!!
Response :
0 Trackbacks
,
9 Comments
-
휴... 누님의 정성이란;; ㅎㅎㅎ 얼른 가계를 오픈해야하지 않느냐.. 라는 생각뿌니;
-
나두 그러고 싶어...
근디... 쩐이.. 그너므 쩐이... ㅜ.ㅜ
자자~~
꽃집냥이 화원에 투자하라구, 투자!! ㅋㅋ
-
-
요거요거...탐난당~~
-
헉!!!
진..
심..
인..
겨??????? @0@ㅋ
그냥.. 놀리는 말이지???
-
-
아냐...괜히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맘에 든다규...^^
-
아니.. 하고 많은 생물 중에
저 다 잎 떨어져서 이제 겨우 움트는
초라한 몰골이 맘에 든다는 거야??
거참.. 알고는 있었지만 취향도 기괴하네...-_-;;
-
-
웅... 나도 화원이나 차려볼까요? ^^;;;
-
인장님도 굉장히 많이 기르시죠?? ^^
정말 어느새 이렇게 늘었는지 모르겠어요.
진짜 주위에서 꽃집 차릴 거냐고 묻는 통에..ㅎㅎ
뭐 진짜 좋아하는 거니
그걸 직업으로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거겠죠~ -
많이 기르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30개도 채 안 되는 화분들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