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쪼잔한 여인...
전자 주방저울을 샀다.
티캐디로 찻잎을 뜰 때마다 머리 한끝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의문들을
도저히 떨처버릴 수가 없어서.... -_-;;

그날 차 교환 사건이 있고 난 다음부터
늘 찝찝한 마음이 남아 있었다.

한번 뜨면 3그램 정도가 담긴다는
티캐디를 쓰면서도 티캐디 스푼에 맹목적인 불신의 눈길을 보내야 했고,
일반 찻숟가락이 2그램 정도 담기니 푹 뜨면 3그램이 된다는
홍차 회사에서 말하는 주장에도 불신을 가져야 했으며,
도대체 내가 한번에 차를 얼마나 넣고 마시고 있는 건지조차도 말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또한 티백 홍차가 티백 하나에 2~~2.5그램 정도 들어있는데
그거보다 내가 담는 홍차가 적다는 것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_-;;.

결국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불현듯 질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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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시장에서 구입한 젤루 저렴한 디지털  주방저울.
나모님 사진에 간혹 찬조 출연하는 그 녀석이다.
그 사람은 8천원 운운하던데, 아무리 뒤져봐도 8천원짜리는 없었다.
혹시 일반 주방저울을 이야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가에 스치는 나의 회심의 미소.......흐음..... 그렇단 말이지....

사실 용수철 주방저울은 예전에 찌룽이 생식한다고 구입해 둔 게 이미 있다.
근데 그건 최소 측정단위가 1그램이 아니다.
스프링 저울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어느 정도 일정 무게가 나가줘야 하는데
그 저울에 찻잎을 달았다면... 제대로 무게가 나올 리 없다.

어쨌든 내 추측이 맞는지 이것저것 달아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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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백 무게 어쩌구 했으니 일단 저것을 올려놓았다.
무게가 0그램으로 나오지만, 혹시 모르니 저 상태에서 0 세트 버튼을 눌러서 맞춘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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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대상이 된 찻잎은 너무 굵지도 잘지도 않은 일반 크기의
로네펠트의 우바 하일랜드.

AT의 티캐디 스푼으로 가득은 아니고..  평평하게 한 스푼 떴다.
평소 내가 즐겨 마시는 용량이다.
몇 그램이나 나올까????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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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티백에 담아서 재보니 척!!
3그램이다.
AT의 티캐디 스푼은 그럼 거의 정확하게 3그램을 담아낸다는 얘기가 아닌가..

왜 티백에 담았는고 하니
같은 무게라도 찻잎이 워낙 가벼워서 옆으로 퍼지면 저울이 무게 인식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티백은 무게도 거의 안 나가지만
그나마 아까 올려놓고 0 세트 버튼도 눌러놓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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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로네펠트의 티스쿱에 평소 넣는 분량만큼 담았다.
이 역시 하나 가득은 안 뜨고 스쿱 전체가 평평하게 깔릴 정도로만.
이게 내가 평소 넣는 용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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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 2그램???
아까 티캐디 스푼보다 더 적게 푼 느낌은 나지 않았는데.... -_-ㅋ
어쩌면 티백 안에 찻잎이 어떤 식으로 몰려 있느냐에 따라서
무게가 다르게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티백을 세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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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그램!!
같은 건데도 찻잎이 쏠리느냐 퍼지느냐에 따라
무게가 1그램이 왔다갔다 한다.
사실 이런 걸 재려면 0.1그램 단위 저울이 제일 정확할 거다.
약 저울 같은 거.... -_-;;


어쨌든 이로써 평소 내가 1그램의 차를 넣어 마시는 건 아니라고 안도하게 되었다.
티스쿱이나 티캐디 스푼에 대한 신뢰도 찾았다.

또한 10그램씩 교환하자고 보내준 사람에게
5그램만 보내준 게 아니라
봉투 5개를 만들어서 보냈으니 많게는 15그램을 보내줬거나
아무리 적게 잡아도 제 용량대로는 담아서 보내줬다는 결론이 나온다.

휴~
앞으로는 좀더 편하게 2그램, 3그램 하는 말을 쓸 수 있겠군..... -_-;;
근데 이 저울....
앞으로 얼마나 자주 쓰게 될까??
2.8그램도 2그램으로 인식하는 저울이니
결국 지금까지처럼 티캐디 스푼으로 대강 떠서 타 마시게 될 텐데...
교환도 할 생각이 없고...
흠......
앞으로 홍차 소분 판매의 길로 나서봐??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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