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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팀 버튼 감독에
좋아하는 조니 뎁이 출연하고
또 좋아하는 음산한 분위기의 영화라서
당연히 보기로 작정하고 있었던 영화였다.

잔,인,하,다...라는 것 외엔
보기로 정한 영화일수록 그다지 알려고 하지 않는 성격상
아무 사전 지식도 없이 영화를 봤다.
그리고
보고 나와서 한동안 속이 메스껍고 불쾌한 복부 팽만의 느낌이 따라다녔다.
영화 보고 나서 저녁 먹기로 한 거였는데
고기는 쳐다보기도 싫었다.
동생이 세븐스프링스에서 저녁 사준다고 해서 먹었는데
샐러드바만 이용하고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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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하면
제일 중요한 요소가 "재미있느냐?" 뭐 이런 거거나
아니면 "감동적이냐?" 이런 걸 텐데
대중적인 관점에서 "재미있으니 보라"거나
"감동적이니 보라"거나
절대 이렇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면도칼로 목을 따는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에 감동 운운하는 것도 우습지만
절대로 이 영화는 관객에게 착한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어느 쪽이냐 하면
불쾌감이나 찝찝함, 산뜻하지 못한 감정의 찌거기를 관객에게 남기려고 작정한
나쁜 영화에 가깝다.
그러니 애시당초 재미나 감동을 쫓는 사람이라면 보고 욕하지 말고
그냥 보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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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영화는
(나도 몰랐었지만)
대사는 거의 없고 노래만 주구장창 불러대는 뮤지컬이다.
아니, 애시당초 이 영화에는 대사란 게 없다.
노래로 대사를 처리한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대사라면
이 영화에는 대사라는 것 자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노래는 대사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욕망을 대변하는, 독백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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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도시처럼 검푸른 화면 속에
유일하게 피어나는 색의 향연은 짙은 핏물뿐이고,
노래는 등장인물의 일방적인 독백으로 제각각 울려퍼진다.
미친 듯이 노래하고 울부짖고 합창을 해대지만
그들은 서로의 노래에 귀기울이지 않고
각자 제 할 말만 할 뿐이며
자신의 욕망만 노래할 뿐이다.
누구 한 사람, 상대방의 노래에 귀 기울이는 자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발사 스위니토드는 복수의 욕망을 노래하고,
러빗 부인은 이발사에 대한 사랑의 욕망을 노래한다.
젊은 선원은 조안나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판사는 자신의 탐욕을 노래한다.
설령 그들 사이에 공모가 행해지고 대화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건 공통의 목표를 향한 일시적인 담합일 뿐,
그 속에 상대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없다.
러빗 부인과 부인을 추앙하는 소년은
서로를 지켜주겠노라고 제각각 노래하지만,
결국 서로의 목숨을 노리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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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욕망에 갇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보려고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유령의 눈이요, 유령의 목소리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영화는 내내
살아있는 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죽어버린 자들의 이야기를 보는 듯 음산하고 괴롭다.
죽은 이들은 더이상 타인의 삶에 관심이 없다.
무자비하게 펼쳐지는 살육의 향연도 관심 밖인 것이
이미 그들에겐 삶이나 죽음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불쾌한 것은
어쩐지 관객인 나조차 그들의 모습에 함께 가세하여 동참하고 있는 듯한
묘한 공모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움직이던 육체가 한 덩어리 고깃덩이가 되어
소시지처럼 살이 갈려지고
핏물이 지하도를 타고 흘러 강물에 희석되어가는 걸 볼 때,
인육덩어리가 맛있게 구워져 아귀같은 입속에 들어갈 때,

내가 그 인육의 일부를 먹은 공모자처럼 느껴지는지...

사실은 내가 보는 세상이
무시무시한 자기만의 욕망으로 치장한 아귀의 현장을
포장하고 감춘
그 파이와 다르지 않기 때문일 거다.

너무나 적나라하게
내가 감추고 싶었던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더럽고
추악하고
잔혹한 세상을
등장인물의 욕망으로
대신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냥 눈 감고
외면한 채
세상은 아름다워~라고 믿으면서 살면 안 되는 것일까????
향기로운 소스를 뿌리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스테이크를 보면서
꼭 그 붉은 선지피와
어느 순간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린 삶의 진실을 상기해야 하는 것일까?

팀 버튼은 이렇게 다시 한번
'삶'의 이면에 감춰진 '죽음의 얼굴'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한다.



  1. # BlogIcon GARU 2008.01.29 22:25 Delete Reply

    그래...이거 볼 줄 알았당~^^
    어디선가 조니뎁 좋아하는 사람은 이 영화는 보지 말라고 했다고 하더구낭~
    아! 나는 니 충고를 고맙게 받아들여 보지 않았다ㅡ_ㅡ;; 무셔~~~
    니 글 보니 안 봐도 어떤 느낌인지 확 다가오는 느낌이당...
    삶이란....힘든거야 ㅠㅠㅠㅠ

    1. Re: # BlogIcon 꽃띠냥이 2008.01.30 17:17 신고 Delete

      그래..너 보기엔 너무 끔찍할 줄 알았다..
      나도 마구 목을 그어댈 땐
      손꾸락으로 눈 가리고 있었거덩..
      근데 '조니 뎁 '좋아하면 보지 말라?고 했다고?
      흠.........
      그 사람 진짜 조니 뎁 좋아하는 거 맞냐?
      내가 아는 조니 뎁은
      상당히 사이코 영화에 B급 요상한 영화라면
      마다않고 얼굴 내미는 배운데..
      원래 <캐러비안 해적>이 조니 뎁 스타일이 아니지..
      어딘가 음습하고 창백한,
      악과 선이 불분명한 느낌이 조니 뎁이었는데.. 흠..
      이렇게 말을 바꿔야겟다..
      인기 이후 조니 뎁 팬이라면 보지 말라.. ^^;

  2. # 깜찍이 2008.01.31 16:47 Delete Reply

    어~~ 무셔라.. ㄷㄷㄷ
    난 걍 세상은 아름다워~~ 하며 살테야..

    1. Re: # BlogIcon 꽃띠냥이 2008.02.01 17:13 신고 Delete

      아, 그게 속 편하지..ㅜ.ㅜ
      이상하게 한동안
      영화의 영상이랑
      지하도로 막 흘러가는 핏물이랑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더라구..
      참, 깜찍행은 무션 영화 싫어햇지? ㅎㅎ;

  3. # 나무향기 2008.01.31 18:02 Delete Reply

    이 글을 며칠만 더 빨리 쓰셨다면!! 혹은 제가 이 영화를 며칠만 더 늦게 보려고 마음 먹었다면;;;;
    저 역시 한 번 보려고 했던 영화는 사전 지식 없이 보는 편이라 다짜고짜 보고 말았는데
    정말 그 날 하루 종일 기분이 별로더라고요. 웁스

    1. Re: # BlogIcon 꽃띠냥이 2008.02.01 17:17 신고 Delete

      앗, 향기님~~!!
      어..언제 보셨어요??
      어쩌면 향기님이 저보다 먼저 본 거 아닐까요?
      제가...
      요새 두문불출 중에
      동생이 예매하고 날 잡아놔서
      간신히 한번 외출하고 본 건데
      그게 지난주 토욜이었거든요..
      며칠 지나긴 했는데
      어쩜 향기님이 먼저 본건지도..
      지독하게 어둡고 왠지 찝찝하고 불쾌하고..
      아, 잔인하죠?? 팀버튼... ㅠ.ㅠ

    2. Re: # BlogIcon sylvan 2008.02.03 16:46 신고 Delete

      제가 나중에 봤네요~ 전 화요일에 봤거든요.
      전 다운 받아서 - _- 봤는데
      화면 젤 작게 해놓고 계속 딴짓하면서 봤는데도 기분 별로였어요. 꽃띠냥이님은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셨으니 얼마나 찜찜하셨을까나..

    3. Re: # BlogIcon 꽃띠냥이 2008.02.03 17:10 신고 Delete

      아하~
      그럼 그나마 다행이겠어요..
      정말 그거 보고 나니 금방 밥 먹고 싶지도 않았었죠..
      근데 며칠 못 가네요..
      요새 다시 식욕이 마구 돌아
      지금도 식빵 구워 먹고 있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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