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렐의 웰컴티는 작년에도 호야님이 주셔서 처음 맛본 기억이 난다.
내 기억의 웰컴티는
그것이 벚꽃향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딘지 감내음이 나는 그런 차였다.
그러고 보니 한바퀴 세월을 휘돌아 다시 봄이 온 것인가.
그립고 반가운 마음에 젤 먼저 뜯어보았다.



역시 내 기억과 일치하는 자잘한 찻잎.
다만 그때 마신 차는 2007 웰컴티였는데
저런 노란 이파리들은 없었던 것 같다.
작년에는 말린 벚꽃잎이 들어 있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웰컴티는 블랜딩이 들쭉날쭉하네.



최근 편안하게 차를 마실 시간이 없어서
스트레이너를 준비하는 게 번거로워 그냥 티팟 안의 거름망을 쓰고 있지만,
이건 찻잎이 너무 고와서 거름망이 별 효과가 없겠다 싶어
하는 수 없이 융 드립퍼를 썼다.
물은 250밀리 정도 붓고
찻잎이 고우니 우리는 시간은 2분 30초만 잡았다.



융 드립퍼로 거른 웰컴티 찻물.
색깔도 고운 감빛.
향을 맡으니 달착지근한 감 냄새가 풍기는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그 달달한 감맛이 정말이었을까?
맛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부드럽고 달착한 감내음이 입안에도 남는다.
다만 아주 살짝 새침한 떫은맛이 난다.
다즐링에서 익숙하게 느껴지는 그 새초롬함이 왜 여기에서도??
하지만 최근 밖에 나가면 다즐링을 자주 마셔서인지
이 정도의 떫은맛은 상큼한 기분이 든다.
오히려 작년보다 더 맛있게 마신 것 같다.



반 잔 정도 마시다가
이번엔 동생이 회사서 가져온 천연감미료를 넣어 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에리스리톨'이다. ^^
동생 말에 의하면 설탕보다 많이 넣어야 하지만
'제로 칼로리'에 가깝기 때문에 칼로리 걱정 없이 단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동서식품에서 <1/2 칼로리 커피>에 요 에리스리톨을 넣는데
앞으로는 'GMO' 표시가 의무화되기 때문에 이걸 새롭게 주문했다고 한다.
요건 뭐 융붕줄라워(?)라고 하는 프랑스 회사 건데 Non GMO라나?

반 티스푼만 넣었더니 당도에서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
차 자체가 더 단맛이 나는 건 모르겠는데
미약하던 떫은맛이 없어졌다. (오우, 신기~)



티푸드는 수뎅이가 만들어준 쿠키.
티푸드로 먹으려고 아꼈는데 먹다 보니 맛있어서 얼마 남지 않았다. -_-;;
시중에 파는 것처럼 달지 않고
견과류를 듬뿍 넣어서 고소한 게 맛있다.
특히, 웰컴티와는 오른쪽의 노란 쿠키가 환상의 궁합이었다~!!
은은하게 나는 계피인지 생강인지 모를 향이
차와 만나니 입안에서 향기롭게 남는다~!!!
(수뎅아, 넘 맛있었당!!!)



간만에 하나이 유키코 잔에 잔받침까지 구색을 맞추어서 마셔봤다.
홍차는 확실히 푸른 문양과 만났을 때
그 붉은 빛깔이 돋보이는 듯.
일케 예쁘고 화려한 잔인데 늘 잔만 찬장에 두고 썼더니
어무이가 "그지발싸개 같은 잔만 산다"고 구박을....-_-;;;



전체샷 한번 찍어봤다. 훗훗
괜히 뭔가 분위기 있어 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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