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자넷의 메르시

Posted 2008. 12. 14. 18:31, Filed under: Happy Teatime

어젯밤에 급히 소분한 자넷의 메르시.
바쁘다 보니 요즘은 소분을 잘 하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다.
내게 많은 걸 나눠주신 분들께 보내드려야 할 텐데.. 하면서
부랴부랴 하나 소분했다.
그중 내 몫으로 남겨둔 녀석을 한번 맛보리라.. 하면서 꺼냈다.



봉지에서 꺼내기가 무섭게 퍼지는 달콤한 딸기 향~
새콤하고 직선적인 딸기 향이 아니라 부드럽고 크리미한 딸기 향이다.
자넷의 프렌치 브렉퍼스트는 딸기 자체의 직설적인 향에 가깝더니
이것은 스트로베리 크림 타입인 걸까?
먹음직스런 딸기 과육이 눈길을 끈다
나도 모르게 룰룰루~ 하면서 물을 끓이기 시작....
딸기 향은 나를 어린아이처럼 유치하고 즐겁게 만든다.



끓는 물을 200밀리 남짓 부어 3분을 우렸다.
금세 붉은 수색이 번져 나간다.



마침내 잔에 쪼르륵 따라낸 자넷의 메르시.
메르시라면 '고맙다'는 뜻인데
이 향긋한 차 한잔을 마시면서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티타임을 갖게 해준 모든 것에. 자연에, 지구에, 대지에...

딸기 향이 처음보다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향기롭다.
맛은 예상했던 대로 부드럽고 향긋하다.
목끝에 넘어갈 때마다 살짝 향이 머물다 간다.
그런데.. 감기약 복용으로 내 미각이 정상이 아닌 걸까?
담배를 씹었을 때 같은 텁텁함이 느껴진다.
며칠 전에 마신 마리나 드 부르봉의 애프터눈티 때도 그랬기 때문에
이젠 내 미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뭐 생담배의 향 자체는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거슬린다.
약을 먹지 않았을 때 다시 마셔봐야 할 듯.

그나저나 잔에 담긴 홍차는 어찌 저리 아름다운 것이냐... ㅠ.ㅜ
보고 있으면 이 말이 하고 싶어진다.
"아, 홍차여~ 너는 어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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