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역사책을 늘 읽고 싶던 차에
업무상 역사책이 필요해서 월요일에 영풍문고를 둘러보고 왔다.

역사 쪽 서가를 훑어보는데
총 24권으로 구성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서가를 둘러본다면 이 책이 눈에 안 띌 수가 없다.
민족의 기원에서 현대사까지 총 24권에 걸쳐 다루고 있으니까.

일단 출판사를 살펴보니 한길사라서 믿음이 갔다.
(어영부영 한번의 홈런으로 떼부자가 된 회사의 책은
그다지 신용하지 않으므로)

그다음으로 저자인 이이화 선생이 일단 역사학자라는 점에서 안심했다.
인터넷 뉴스나 개인의 블로그를 보고 새로운 학설에 흥분되고 고무되긴 하지만
일단은 정사를 알아야 새 학설도 살펴볼 수 있는 거니까.

그런데도 쉽게 이 책을 구입하지 않았던 건
우선, 24권이라는 양이 부담스러웠고,
두 번째는 다소 고답적인 표지와 내지 구성 때문이었다. ^^;;
내 맘에 드는 활자, 내 맘에 드는 판형,
내 맘에 드는 디자인, 내 맘에 드는 사진 편집...
이런 내용과 무관한 것들을 살피는 버릇 때문에 온라인 구매를 못 하기도 한다.

어쨌든 다리가 아프도록 돌아다녀봤지만
결론은 이보다 더 만족할 만한 통사는 못 찾았다는 것이다.
서가에 꽂힌 정통 한국 통사는 대학 전공서적처럼 보기 싫게 생겼고
문투도 지나치게 딱딱해서 전혀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대중 서적으로 나온 역사서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때깔도 그럴싸해서 눈길을 끌었지만
역사적 사건의 일부를 다루고 있는 책이나
이슈가 될 만한 사건들,
또는 새로운 견해로 시선을 끌어보려는 책들뿐이라
제대로 된 역사 공부를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결국 되돌아 와서 이 책으로 낙점을 찍고 동생과 상의를 했더니
동생이 온라인으로 사서 선물해주었다.

일단 숨가쁜 일들은 마친 목요일 밤,
피곤에 절은 눈을 비비며 앞부분을 조금 읽어보니
졸린 와중에도 문장이 술술 읽혀서 대만족.
고답적인 디자인과 무관하게
문장은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빠릿빠릿 대중서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이거다,라고 일방적으로 논증하거나 주장하는 형식이 아니라
정통 학설 외에 새로 제기되고 있는 설을 곁들여서 설명하고 있어서 좋다.

시간 나는 대로 열심히 읽어봐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이런 책을 대할 때마다 역시 고마운 건
역시 출판사.
이런 방대한 책을 내려면 시간 투자와 경제적 투자가 관건인데
꾸준히 기다려서 24권짜리를 세상에 나오게 해주었다는 게 놀랍다.
한탕주의가 판치는 출판계에
부디 출판의 사명이란 게 있었던 시절을 잊지 않는 회사가 잘 되기를 빌어본다.

PS>
동생~ 역시 고맙네~~
재밌구료~~ 열심히 읽을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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