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여름이 가고 있다.
아이스티를 마시는 일은 부쩍 줄어들고,
핫티나 밀크티를 마시는 일이 늘었다.

그런데... 특히나 요즘 부쩍 눈이 가는 건
과일 종류의 가향이 아니라
밤이나, 초콜릿, 시나몬 같은 달달하고 향기로운 가향차들이 부쩍 관심이 간다는 것.
딱 밀크티 해먹고 싶은 그런 차들 말이지.

문득 예전에 카렐의 바나나 트로피칼을 못 구해서
꿩 대신 닭..의 기분으로 샀었던 루피시아의 바바나 초콜릿이 생각났다.
마침내 여름도 가고 때가 되었다!!
라고 하지만 전에 한번 뜯어서 포티의 한나님께 시음티로 나눠준 적이 있다.



개봉하니 역시나 달콤한 바나나 향이 화악 풍겨나온다.
바나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홍차의 고소한 맛과 초콜릿의 씁스름한 맛이 달콤한 바나나와 어우러지면
무지 맛있을 것 같은 기대치가 생겼다.
저 홍찻잎 사이에 보이는 노란 이파리들은 대체 무엇일까??
혹시 말린 바나나??
아니면 바나나 껍질 말린 것???
것두 아니면 바나나 껍질 안쪽의 속피 말린 것?? (아, 이제 그만하자..)



어쨌든 찻잎은 4~5그램 정도 넣고
물 150밀리에 우유 100밀리 비율로 냄비에 끓여 밀크티를 만들었다.
물론 빠지지 않게 각설탕 한 개도 퐁당.
영국식 로얄 밀크티는 해먹은 기억이 오래구나..
언제나 나의 밀크티는 인도식... -_-;;

물이 별로 많지 않고 찻잎이 가득 남아서 쓴맛이 강할까 봐 걱정했는데
뜻밖에도 쓴맛은 나지 않고 고소한 밀크티가 되어서 환호했다.
게다가 은은한 바나나 향이 마실 때마다 혀끝에 남아서 더욱 좋았다.
만일 바나나 향이 강했다면 마시다가 느끼했을지도 모르는데
글쎄~ 초콜릿 맛은 별로 못 느꼈지만
그래도 초콜릿이 바나나의 향이나 맛을 살짝 눌러주는 걸까?

바나나의 단맛과 향을 좋아해서 잔뜩 기대하고 마신다면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처럼 바나나 향을 조금만 즐기고픈 사람에겐
부드럽고 고소하면서도 살짝 단내가 나는 정말 맛있는 밀크티다.
냄비에 끓이지 않고 핫티에 우유를 살짝 첨가하는 정도라면
좀더 향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그렇게 해먹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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