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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여자가 이제는 불어로 된 원서를 읽는 건가??
하고 놀랄지도 모르지만..???
사실 요것의 정체는 바로 이거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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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북틴~~
즉, 책 모양으로 된 틴이고,
열면 이렇게 홍차 봉다리가 들어있다. >0<

마리나 드 부르봉은 차맛에 대한 평도 좋았지만,
뭣보다도 이 틴이 넘넘 예뻐서 갖고 싶었던 건데
사두고 거의 두 달 만에 개봉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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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이름은 '쥬레'.
괄호 안에 일어로 써 있는 건 '치카이'라고 읽는데,
'맹세'라는 뜻이다.

이쯤 되니 혼동이 오기 시작한다.
마리나 드 부르봉이라는 이름은 분명 불어인데, 왜 여기엔 일어가 적혀 있는 걸까?
혹시 일본 홍차인가???
찾아보니, 프랑스 홍차인데 블렌딩은 일본에서 한다고 한다.
거참 국적 한번 묘한 홍차네~~~~~
그렇다면 그 맛은 일본 홍차의 맛인가, 프랑스 홍차의 맛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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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을 4그램 정도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제일 호감가는 시각적 블렌딩이다.
순간 머릿속에 '파스텔'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봄날의 화사한 양산 무늬 같은 색상들의 조합이 아닌가.
까만 홍찻잎 못지않게 많은 크림색 이파리랑 연두색 이파리들,
그리고 중간중간에 이쁜 파스텔 핑크의 액센트~~

향은 굉장히 달고 부드럽다.
초콜릿 단내 같은 사이로 감귤류의 새콤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최근 무슨 단내든 다 초콜릿으로 오인하는 나의 코를 당췌 믿을 수가 없다.
어쨌든 일본 블렌딩이라고 하지만
향은 프랑스 차의 향을 닮았다.
일본 홍차의 향은 어딘지 좀더 단순하고 명확한데,
지금까지 마셔본 프랑스 홍차는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복합적인 풍미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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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을 다른 차보다 더 많이 넣은 듯했지만
물은 똑같이 300밀리를 붓고 3분을 우렸다.
뭔가가 막 떠다니는 게 우릴 때에도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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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에 따르니 색이 아주 맑고 투명하다.
맛도 이렇게 맑고 깨끗할까?
찻잔을 갖다대니 감귤류이 새콤한 냄새가 더 많이 나고
단내가 좀더 사그라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더 호감가는 향이다.

그리고 마침내 시음~~~~~~
와아아아~~~~
맛,있,다!!!!! (참고로 설탕은 전혀 넣지 않았다.)

뭔가 지금까지 마셔본 홍차와는 조금 다른 맛인데,
어딘가 홍차이면서도 홍차답지 않은 맛이랄까??
홍차의 맛과 어우러진 그 감귤차 같은 맛이
자극적이지 않게 굉장히 부드럽게 넘어갔다.
그리고, 굉장히 순하다.
순하다는 게 뭔가 모자라서 밍밍하다는 게 아니라,
유순하고 부드러운 차의 느낌만으로 꽉 차 있는 것 같은 그런 맛??

간혹 마시는 순간, 쿵~ 하고 차 맛에 대해 충격을 받을 때가 있는데,
벳쥬만 앤 바통의 <포엠>이 그렇더니
마리나의 이 차가 또 그렇다.
블렌딩 정보를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 실론과 닐기리 베이스에, 레몬버베나, 로즈힙, 레몬그라스, 크림 가향
으로 되어 있다.

아, 그래서였군.
레몬그라스와 레몬밤은 허브차다.
내가 감귤류의 맛이라고 느낀 건 바로 이 허브차의 맛이었던 거다.
거기에 순하디 순한 실론과 닐기리 베이스이고,
부드러운 크림이 가미되어 있으니
차 자체가 그야말로 부드럽고 향긋하고 순함 그 자체였던 것.
허브라고는 민트나 루이보스, 캐모마일밖에 마셔보지 않았는데
홍차와 허브의 조합 또한 이리 완벽할 수가~~~~

하지만 역시 차라는 건 지극히 주관적인 기호일 뿐이다.
특히나 허브는 더욱 그런 듯.
요거 블렌딩 정보 찾으면서 보니,
그 쥔장은 레몬그라스류에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난 루이보스가 거부감이 드는데. ^^)

어쨌은 내겐 이쁜 북틴 못지않게 맛있는 차
마리나 드 부르봉의 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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