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카페를 기웃거리고
블로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홍차에 대해 어깨너머로 배워온 지식들...
그리고 아직도 내가 모르는 산더미 같은 홍차 정보들..
그걸 좀 정리하거나 따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리에 한계가 있으니..)
그리고 나처럼 홍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고. ^^;

무엇부터 시작할까 하니
역시 기본은 홍차와 다구다.
물론 티백 홍차의 경우에는 특별한 다구 없이 머그잔에 우려서 마셔도 되지만
초간단은 무신경으로, 무신경은 맛없음으로 이어지기 쉽고,
또 티백이 오히려 잎차보다도 맛을 조절하기 더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 초보는 차 우리기에 대한 감을 익히고 난 다음에
티백을 사용하는 게 순서라는 얘기가 된다.

그럼
차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다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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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티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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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팟의 재질은 유리로 된 것, 자기로 만든 것, 법랑 티팟, 포슬린 제품 등등 다양하다.
향을 첨가한 가향차의 경우는 오랫동안 사용하면 티팟에 냄새가 배기 때문에
티팟 하나에 이것저것 섞어서 우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여러 티팟을 갖추고 차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얘기지만
초보는 그럴 필요까진 없다.
어차피 관심 갖고 보다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티팟이 늘어난다.
특히 그릇류 좋아하는 여자들은... -_-;

제일 무난한 것은 유리 티팟.
유리는 냄새가 배지 않을 뿐더러
차의 색깔과 찻잎의 점핑 현상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유리가 운치가 없다고 느껴지면
자기 티팟을 구입하는 게 무난하다.
포슬린의 경우 냄새가 잘 배기 때문에 가향차를 우리기엔 적당치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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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제품 중 하나인 카렐의 버찌 티팟.
유리 제품이라 내부도 보이지만
무엇보다 표면에 물의 양을 알아볼 수 있는 표시가 있어서 좋다.
따로 계량컵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아직 물 양 조절에 익숙지 않은 초심자가 쓰기엔 정말 GOOOD!!
게다가 찻잎이 새어나가지 않게 뚜껑에 거름망 처리가 되어 있다.

카렐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실제 제조사는 하리오다.
하리오 제품은 다양한 타입이 출시되어 있고
가격대도 다양하므로 자기가 원하는 유리 티팟을 고르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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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티팟. (사진은 신지 가토의 소프트 애프터눈 티팟)
티팟에 따라 안에 거름망이 있는 것과
거름망이 없는 것이 있으므로 구입 전에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팟은 둥근 모양일수록 대류가 잘 되어
차의 맛과 향이 더 잘 우러난다고 한다.
다양한 모양이 있지만 그 점을 생각하면 일단 밑이 넓고 둥그런 것이 굿뜨!!

참고로, 티팟의 용량도 천차만별~
초심자는 접대용 티팟이 필요없으므로
400~600cc 정도의 용량이면 충분하다.
티잔의 용량이 150cc라고 가정하면
두세 사람이 모여서 티타임도 가능하고.



2. 스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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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너는 티팟에 우린 찻잎을 걸러내는 도구다.
찻잔에 걸쳐놓고 찻물을 부으면
찻잔에는 찻잎이 들어가지 않아 깔끔하게 마실 수가 있다.
물론 티팟에 거름망이 있어서
거름망에 찻잎을 넣고 우릴 경우에는 별도의 스트레이너가 필요 없다.
그러나 거름망을 사용할 경우
차잎의 움직임을 제한하기 때문에 스트레이너로 걸러내는 게 더 좋다.

스트레이너도 재질과 모양이 다양하다.
유리로 만든 것, 자기로 만든 것,
그리고 스텐레스 재질, 은으로 만들거나 은도금한 것 등등.
은제품은 가격이 만만찮다.
스트레이너 하나에 4~5만원 호가.
은도금의 경우는 2만원선.
스텐레스 재질도 브랜드가 따라붙으면 2만원을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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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다구 구입할 때 모양이 예쁘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샀던 스트레이너.
밑에 받침도 있고
찻잔에 걸치면 예쁘긴 한데
사용 결과, 가는 찻잎은 저 구명을 마구 통과해서
찻잔 바닥에 찻잎이 늘 나오더라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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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재구입한 루피시아의 스트레이너.
스트레이너 받침이 없다는 게 조금 불편하지만
이중 거름망으로 되어 있어 웬만한 찻잎도 다 걸러진다.
게다가 가격도 5~6천원 선으로 아주 착하다.



3. 인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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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을 넣어 티팟이나 머그에 넣고 우리는 기구가 인퓨저다.
모양도 다양하고 이쁜 게 많아서
딱히 차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하나쯤 구입해봤을 법한 다구.
스트레이너가 없거나
티팟에 거름망이 없을 때,
그리고 티팟 대신 머그에 찻잎을 우리고 싶을 때
우려내고 걷어내면 되므로 깔끔하고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나도 홍차 모르던 시절에 저런 인퓨저 사서 녹차 한번 우려봤지만
뚜껑 열고 좁은 인퓨저 안에 넣는 것도 좀 번거롭고
쓰고 나서 찻잎 빼서 씻고 하는 것도 번거로워서
한번 쓰고 다신 사용 안 한 채 동생 줘버렸다.

더욱이 저 역시 빽빽하니 잎들을 좁은 공간에 집어넣는 거라서
찻잎의 대류는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우려지는 것도 균일하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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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멸치다시개 같은 인퓨저. -_=;
굳이 쓰려면 이렇게 망 형태로 된 것이
찻잎을 잘 움직여 주고 물과의 순환도 원활하기 때문에
이쪽이 낫다.
물론 저건 자꾸 조임새가 풀려서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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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집게 방식으로 여닫는 것도 있다.
단, 이건 뚜껑이 있는 티팟에 사용하기는 곤란...
오래 우리기보다는
뜨거운 물 부어 단시간에 휘저어서 우려야 될 것 같다.
뚜껑을 덮을 수 없기 때문에 찻물이 금방 식어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편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갖춘 인퓨저로 보기엔 좀 그래 보이고
사무실 같은 데서 우려 마실 때 좋을 듯.





4. 티캐디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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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시음기를 읽다 보면
사람들이 차 2그램, 3그램 하는 걸 많이 보게 된다.
차에 따라, 그리고 물의 양에 따라
찻잎의 양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맛을 알아내기 위해서
용량을 기록해두고 우리는 시간을 기록해두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찻잎의 양을 알 수 있는 계량 스푼이 필요한데,
일반적인 찻잎 3그램을 담을 수 있게 맞춰서 나온 것이 티캐디 스푼이다.
하지만 이건 필수 구비 사항은 아니고
일반 찻숟갈로 듬뿍 담으면 얼추 3그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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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주 애용하는 건 이 아이스크림 스푼.
초기에는 집에 있는 계량스푼을 꺼내서 재곤 했지만
지금은 귀찮아서 저걸 쓴다.
일반 티스푼보다 큰데
저걸로 한 스푼이면 대략 3그램이다.
일반 찻숟갈의 경우, 푹 뜨면 3그램이라고 한다.



5. 모래시계/타이머


홍차에서 우리는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심지어 30초를 앗차 하는 순간,
어딘가 떫은 맛이 배어나는 걸 느끼기도 하고.

자신의 원하는 홍차맛,
또는 차에 맞는 홍차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시간을 재야 한다.
실패하면 그걸 참고로 조정할 수도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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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가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는 모래시계.
디자인이나 브랜드에 따라
만오천원을 호가하는 넘도 있지만
3천원 모래시계도 시간만 잘 맞으면 훌륭하다.
기본적으로 3분 우리는 게 일반적이므로 3분 모래시계를 쓰지만
1, 3, 5분 모래시계가 함께 있는 것도 있다.
이런 건 이미 가격이 12000원선을 호가하므로
그럴 바에는 차라리 타이머를 구비하는 게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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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뿐 아니라 평소 요리에도 도움을 주는 전자 타이머.
상황에 맞춰 2분 30초, 3분 30초 등
내맘대로 시간을 정할 수 있어서 좋다.
또 알람 기능이 있어서 모래시계를 엎어놓고 잊어버리는 위험을 막아준다.
같은 모델이더라도 사이트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게 바로 이 타이머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사이트를 좀 돌아다녀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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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일단은 이 정도만 하자...
다구도 상황에 따라 갖추자면 은근히 부속물이 많지만
티팟, 스트레이너(인퓨저), 모래시계(타이머) 정도만 갖추면
누구나 훌륭하게 티타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
중요한 건 바로 이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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