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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보여준다고 한참을 찾아서 꺼낸 웨지우드의 사라스가든. ^^;
사라스가든의 시리즈 중엔 블랙퍼스트잔도 있지만
그건 더 큰 용량이고 요건 커피잔이다.
블랙퍼스트 컵은 그린, 커피잔은 블루~

사실 웨지우드는 너무 고가의 잔이 많아서 살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무슨 피오니 어쩌구 하는 건
잔 하나에 20만원을 가볍게 넘겨버린다.
그나마 몇 개 눈찜해둔 녀석들 중 하나가 이 사라스가든이었는데
당시 그 이유는 별거 아녔다.
웨지우드 라인 중에서 굉장히 실용적인 가격이라는 것. ㅎㅎㅎ;

주로 블랙퍼스트 잔을 팔았는데
우연히 롯데에서 무슨 웨지우드 이벤트를 할 때 파는 걸 보고 냉큼 업어왔다.
할인해서 2인조에 6만원도 안 되게 산 것 같으니
웨지우드 라인 중에서 그 얼마나 저렴한 것이더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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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도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로얄알버트나 앤슬리의 얇고 가벼운 도자기에 익숙한 사람은
이 녀석을 첨 보면 좀 당황한다.
그다지 얇지 않다.
색도 로얄알버트의 화이트 자기가 아니라
어딘지 오트밀을 연상시키는 그런 누르께한 색이다. ^^;;
당시 얇고 가벼운 도자기가 최고인 줄만 알았던 나에게
이건 첫 충격이었다.
(나중에 보니 지앙도 두껍더군..)

한마디로 귀족적 스탈이 아니라
살짝 소박하다고나 할까????????
사라의 정원은 귀부인의 정원이 아니라
영국의 전원에서 살아가는 그런 여인의 정원일 것 같다.
어딘지 커피잔과 머그잔의 중간 같은 분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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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녀석 정말 신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감기는 표면의 촉감이나
손바닥에 착 감기는 라인이 너무너무 기분 좋다~~
사실 그 차이가 무엇에서 기인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로얄스태포드의 잔꽃 시리즈도 이와 유사한 모양과 두께를 갖고 있는데
입술에 닿을 때의 기분 좋음이나
손에 잡히는 느낌,
실물을 들여다볼 때의 흐르는 듯한 매끄러운 라인이
사라스가든에 당하지 못한다.

게다가 신묘하게도...
요 사라스가든에 인스턴트 커피를 타 마시면
굉장히 맛이 좋다는 사실~!!
(똑같은 분량의 커피를 타서 마시는데도
이 잔에 타면 너무나도 고소한 내가 좋아하는 맛의 밀크커피를 즐길 수가 있었다.)

소박한 분위기지만
정말 집 앞 뜰에 테이블 하나 차려놓고
책을 읽어가면서 차 한잔 하는 그런 나만의 티타임을 위한 여유로움을 지닌 잔.
그래서 난 사라스가든을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잔이 좋아진다는 것은
디자인이나 가격과 상관없이
이런 교감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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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해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제각가 다른 나비와 벌들이 날아다닌다.
실내의 컴터 앞에서 마시기엔 아깝고 분위기가 안 산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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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에도 예쁜 나비가 날아다니고~
저 붓으로 휘둘러친 듯한 느낌도 너무 좋다~


사실 나비 문양, 하면
레녹스의 버터플라이 시리즈가 유명하다.
마치 나비 날개를 연상시키는 듯 경쾌하고 나풀나풀한 디자인이
세련되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
한때 레녹스의 버터플라이 티포원이 또 얼마나 사고 싶었던가. ^^;
근데 이상하게 한참을 두고 보는 가운데
점점 마음이 사라져가는 잔들이 있는데,
내 경우엔 버터플라이가 그랬다.

그러고보니 레녹스 제품은 하나도 갖고 있지를 않은데
그나마 유일하게 갖고 싶었던 게 버터플라이 시리즈였던 듯.
왜 그럴까...
레녹스의 디자인은 깔끔하고 차갑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깨끗한 실용위주의 디자인.
어디에 놓아도
무엇을 올려도
깨끗하고 깔끔하게 음식을 받쳐주는 듯하지만
그릇 자체가 주는 기상이 차고 도도하게 보인다.
그나마 최근에 나오기 시작한
아티스트 스케치 시리즈나 버터플라이 시리즈가 상당히 부드러워진 편.
코렐에 정을 느끼지 못했던 내가
레녹스에 정을 못 느끼는 게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

어쨌든 웨지우드의 사라스가든은
와일드스트로베리와 함께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시리즈.
항상 정겨운 그런 잔들이 나는 좋더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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