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을 심다..

Posted 2006. 8. 27. 19:03, Filed under: 꽃풀 이야기



그저께 받은 꽃무릇 구근들..
포장을 풀어보니
대략 13개 정도의 구근이 실로 엄청나게 묶여 있었다.

처음엔 그냥 그대로 심을 생각이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구근을 검정 비닐로 싸놓은 게 아닌가.
이거 이대로 심어도 되는 건가??
망설이고 망설이다
도저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 끝에
비닐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냥 실밥 몇개 뜯고 가위질 좀 해서 잡아 뜯으면
쉽게 뜯어질 줄 알았던 비닐이 엄청 튼튼해서 잘 벗겨지질 않는 것이었다.
행여나 흙속에 비닐 쪼가리가 남아 있으면 뿌리에 안 좋을 것 같아
철저한 헤체 작업을 하다 보니
결국 그 엄청난 실들을 몽땅 풀고 구근들이 하나하나 분리되고 말았다.

요기에서 문제가 시작됐다.
요 마늘처럼 동글동글한 구근들이 한 손에 당근 잡히지를 않으니
화분에 심는 게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뿌리가 없는 것 같으면 그냥 흙속에 쿡쿡 쑤셔 박겠지만
뿌리도 발달한 넘들이라 뿌리를 세워서 흙이 사이사이에 들어가도록 해야 하는데
열 세개를 어떻게 한단 말인가.... -0-;;

낑낑 애를 쓰며 두 시간이나 걸려 흙에 심었다.
아니, 뿌리를 마구 쑤셔가며 박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제대로 심은 건지 자신이 안 서는 가운데
우리집에서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곳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부디 빨간 꽃송이를 볼 수 있기를....

상사화로 알고 있는 이들도 많다는 꽃무릇... 저승꽃, 피안화라고도 불린단다...


꽃무릇도 상사화도
잎이 다 지고 나서 꽃이 핀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날 수 없어 서로 그리워한다고
'상사화'라는 이름을 붙였다는데,
사람들은 이 사연에 많이 매료되는 것 같다.
하지만 꽃을 찾아보니 두 꽃은 분위기도 모양도 사뭇 다르다.
꽃무릇의 그 타는 듯 목마른 강렬함에 비해
상사화는 모양도 빛깔도 사뭇 부드럽다.

무리지어 핀 상사화.. 마치 나리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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